문턱을 지난밤
그 반짝임이 바로, 새로운 계절이 두 생명을 향해 열리는 소리였다.
그 소리가 사라진 뒤에도 숲은 곧바로 움직이지 않았다. 마치 무엇인가를 이미 건네주었고, 이제는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는 듯한 태도였다. 나뭇잎은 그대로 매달려 있었고, 바람은 평소와 다르지 않게 지나갔다. 그러나 두꺼비는 느꼈다. 공기가 이전과는 다른 무게로 가슴 안으로 들어온다는 것을. 숨을 들이마실 때마다, 안쪽에서 무언가가 아주 조금씩 자리를 옮기고 있었다.
두 생명은 잠시 그 자리에 머물렀다. 앞으로 나아가지도, 뒤돌아서지도 않은 채. 이제는 빛이 길을 이끌어주지 않았고, 숲은 어떤 방향도 가리키지 않았다. 두꺼비는 이 침묵이 낯설지 않았다. 겨울의 끝에서, 숲은 늘 이렇게 마지막 말을 아껴왔다. 다만 이번에는 그 침묵이 버티라는 신호가 아니라, 선택하라는 의미로 느껴졌다.
작은 두꺼비가 먼저 몸을 돌렸다. 그 움직임은 조심스러웠지만 망설임은 없었다. 두꺼비는 그 등을 바라보다가 뒤따라 발을 옮겼다. 흙은 이전보다 깊게 눌렸고, 발바닥에 전해지는 감촉은 안정적이었다. 겨울 동안에는 늘 바닥을 믿을 수 없었지만, 지금의 흙은 두 생명의 무게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듯했다.
숲의 소리는 한 방향에서만 들리지 않았다. 멀리서 물 흐르는 소리가 낮게 이어졌고, 가까운 곳에서는 작은 움직임들이 흙을 스치며 지나갔다. 두꺼비는 그 소리들이 서로 겹치지 않고 각자의 리듬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에 잠시 귀를 기울였다. 모두가 같은 속도로 움직일 필요는 없다는 듯, 숲은 각자의 시간을 허락하고 있었다.
길은 점점 낮아졌다. 공기는 조금씩 습기를 머금었고, 흙의 색도 짙어졌다. 두꺼비는 물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겨울의 기억이 아주 잠깐 고개를 들었지만, 곧 사라졌다. 지금의 물은 얼어붙은 위협이 아니라, 흐름의 일부라는 걸 그는 이미 몸으로 알고 있었다.
작은 물길이 숲 사이를 가로질러 나타났다. 넓지 않았고, 물살도 빠르지 않았다. 그러나 물은 멈추지 않고 흘렀다. 두꺼비는 그 흐름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겨울에는 멈추는 것이 살아남는 일이었지만, 지금은 멈춤이 오히려 위험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계절이 바뀌면, 몸이 기억해야 할 규칙도 함께 바뀌는 법이었다.
작은 두꺼비가 물가에 다가갔다. 발을 담그자 차가운 기운이 전해졌지만, 그는 물러서지 않았다. 대신 아주 잠깐 눈을 감고 숨을 고른 뒤, 다시 균형을 잡았다. 두꺼비는 그 모습을 지켜보며 느꼈다. 이 작은 생명이 이제는 차가움을 ‘피해야 할 것’이 아니라 ‘확인해야 할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실을.
두 생명은 천천히 물을 건넜다. 발목을 스치는 물결이 지나가고, 다시 흙 위에 올라섰을 때 두꺼비는 본능적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방금 지나온 물길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흐르고 있었고, 그 위에는 발자국 하나 남아 있지 않았다. 돌아갈 수는 있었지만, 돌아가야 할 이유는 점점 희미해지고 있었다.
숲의 풍경은 조금씩 열리고 있었다. 나무 사이의 간격이 넓어졌고, 햇빛은 이전보다 더 직접적으로 바닥에 닿았다. 그 빛 아래에서 작은 생명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겨울 동안 숨죽이고 있던 존재들이, 이제는 자신들의 시간을 살아가고 있었다. 두꺼비는 그 흐름 속에 자신들도 자연스럽게 포함되고 있다는 사실을 느꼈다.
작은 두꺼비는 갑자기 걸음을 멈췄다. 풀숲 안에서 미세한 소리가 들렸기 때문이다. 두꺼비는 즉시 몸을 낮추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긴장보다 관찰이 앞섰다. 숲의 기척은 위협이라기보다, 알림에 가까웠다. 이곳에는 이미 다른 삶들이 자리 잡고 있다는 신호였다.
잠시 후, 작은 생명 하나가 풀숲을 빠져나와 다른 방향으로 사라졌다. 짧은 만남이었다. 그러나 두꺼비는 그 순간이 오래 남을 것임을 알았다. 이 숲은 더 이상 버텨야 할 장소가 아니라, 함께 살아가야 할 공간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함께 산다는 것은, 때로는 스쳐 지나가는 존재들을 받아들이는 일이라는 것도.
해가 기울기 시작하자 숲의 색은 다시 한번 달라졌다. 초록은 짙어졌고, 그 위에 부드러운 어둠이 내려앉았다. 두 생명은 자연스럽게 속도를 늦췄다. 더 멀리 가기보다는, 오늘의 몸으로 갈 수 있는 만큼만 가야 할 시간이었다. 두꺼비는 이 판단이 더 이상 두려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는 걸 느꼈다. 지속을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는 증거였다.
나무뿌리 아래, 바람을 피할 수 있는 자리가 눈에 들어왔다. 두꺼비는 그곳에 멈춰 섰다. 작은 두꺼비도 말없이 곁에 몸을 붙였다. 둘 사이에는 설명이 필요 없었다. 함께 있다는 사실이 이제는 선택이 아니라 전제가 되어 있었다.
어둠이 내려오자 숲은 다시 다른 얼굴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 밤은 겨울의 밤과 달랐다. 소리는 줄었지만 사라지지 않았고, 어둠은 차갑게 조여오지 않았다. 두꺼비는 그 차이를 분명히 느끼며 눈을 감았다. 오늘 하루, 두 생명은 또 하나의 계절 안으로 더 깊이 들어왔다.
그러나 잠이 깊어질 무렵, 두꺼비는 문득 눈을 떴다. 이유는 알 수 없었다. 바람도, 소리도 이전과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숲의 숨결이 아주 미세하게 달라져 있었다. 설명할 수 없는 변화였다. 위험이라고 부르기에는 이르지만, 무시하기에는 분명한 감각.
두꺼비는 작은 두꺼비의 숨결을 확인했다. 여전히 고르고 안정적이었다. 그는 그 리듬을 느끼며 다시 눈을 감으려 했지만, 몸은 쉽게 잠들지 않았다. 계절이 바뀌었다는 사실은, 새로운 편안함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
질문을 만나는 계절은, 언제나 예고 없이 다른 질문을 데려온다.
그리고 그 질문들은 대개,
조용한 밤에 먼저 도착한다.
숲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침묵 속에서,
다음 날을 넘어선 무언가가
이미 아주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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