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어진 만큼, 돌아갈 수 있는 길은 줄어들었다
그리고 그 편지는,
되돌릴 수 없는 방식으로
이미 개봉 대기 중이었다.
여자는 더 이상 머물 이유가 없다는 얼굴이었다. 말없이 고개를 돌려, 처음 이곳으로 들어왔던 문을 향해 걸어갔다. 망설임 없는 걸음이었다. 손잡이에 손을 얹는 동작조차 이미 정해진 순서처럼 정확했다. 문은 그녀가 밀기도 전에 스스로 열렸다. 여자가 한 발 밖으로 나서는 순간, 안쪽의 공기가 아주 잠깐 흔들렸다. 누군가 숨을 멈췄다가 다시 쉬는 것처럼.
그녀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그리고 문은 소리 없이 닫혔다.
문이 사라진 건 아니었다. 다만 그 문이 있던 자리의 의미가 바뀌었다. 더 이상 드나들 수 있는 통로가 아니라, 지나온 쪽을 기억하지 않는 경계가 되었다.
그다음 순간이었다.
변화는 요란하지 않았다. 바닥이 갈라지지도 않았고, 벽이 무너지지도 않았다. 대신 아주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모든 것이 달라지고 있었다. 천장은 조금 더 멀어졌고, 벽은 뒤로 물러났다. 분명 같은 장소인데, 방금 전보다 훨씬 넓어 보였다. 넓어진 것이라기보다는, 원래 있어야 할 크기를 되찾은 느낌에 가까웠다.
공간이 숨을 쉬기 시작했다.
서가가 늘어났다. 마치 처음부터 그만큼의 자리가 필요했다는 듯, 빈 틈 없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책들의 등은 서로 닿지 않았고, 간격은 정확했다. 기록대는 하나에서 둘이 되었고, 책상은 더 길어졌다. 창문이 하나 더 생겼다. 언제부터 있었는지 알 수 없었지만, 없었던 적이 없다는 얼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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