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밑이 달라진 곳
기다리지 않는 숲에서,
이제
누가 먼저 나가게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숲은 그 질문을 남긴 채 하루를 넘겼다. 빛은 같은 자리를 반복하지 않았고, 바람은 어제의 결을 되짚지 않았다. 기다림이 사라진 자리에 망설임도 오래 머물지 않았다. 두꺼비는 그 변화를 느끼며 걸음을 옮겼다. 머무름보다 지나감이 더 자연스러워진 결이었다.
연못에서 조금 떨어진 곳, 흙의 감촉이 달라졌다. 물기를 머금은 부드러움 대신, 발을 받쳐주는 단단함이 먼저 전해졌다. 작은 두꺼비는 그 차이를 발끝으로 확인하듯 천천히 움직였다. 물의 기억이 아직 몸에 남아 있었지만, 땅은 이미 다른 규칙으로 말을 걸고 있었다.
숲 안쪽에서는 소리가 흩어져 흐르고 있었다. 한 방향에서 모이던 기척은 사라지고, 여러 갈래의 움직임이 동시에 지나갔다. 두꺼비는 그 소리들이 더 이상 중심을 갖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 숲에는 이제 모이는 장소보다, 갈라지는 길이 더 많아지고 있었다.
작은 두꺼비는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애써 외면한 것도, 결심한 것도 아니었다. 시선이 자연스럽게 앞을 향했을 뿐이었다. 빛과 그림자가 겹치는 지점, 아직 이름 붙일 수 없는 공간을 향해. 두꺼비는 그 방향을 말리지 않았다. 말리는 순간, 흐름은 멈춘다. 멈춘 흐름은 곧 머무름이 된다.
땅 위에서의 움직임은 느렸다. 물속에서처럼 몸을 맡길 수 없었고, 튀어 오르기에는 아직 균형이 부족했다. 작은 두꺼비는 잠시 멈춰 숨을 골랐다. 숨은 짧았지만 고르게 이어졌다. 두꺼비는 그 숨이 두려움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몸이 속도를 조절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임을 느꼈다. 이 숲에서 살아남는 법은 언제나 리듬을 찾는 일부터 시작된다.
숲의 가장자리에서는 다른 움직임들이 스쳐 지나갔다. 연못에서 함께 자라던 형체들 중 몇은 이미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같은 시간에, 다른 속도. 부르지 않아도, 붙잡지 않아도 각자의 길은 자연스럽게 갈라졌다. 두꺼비는 그 장면을 오래 바라보지 않았다. 이 숲에서는 오래 바라볼수록 발걸음이 늦어진다.
나뭇잎 사이에서 빛이 잘게 부서졌다. 보호가 되기에는 얇고, 드러내기에는 충분한 빛이었다. 숨길 수 없는 만큼만 비추고, 지나갈 만큼만 남겼다. 작은 두꺼비는 그 빛을 피하지 않았다. 대신 몸의 각도를 조금 바꾸어 받아들였다. 아직 익숙하지는 않지만, 거부하지도 않는 자세였다.
숲은 여전히 침묵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침묵은 방관이 아니었다. 개입하지 않겠다는 태도에 가까웠다. 두꺼비는 그 의미를 알고 있었다. 이제 이 숲은 길을 보여주지 않는다. 다만 지나간 흔적을 지워줄 뿐이다.
작은 두꺼비의 몸이 잠시 흔들렸다. 균형이 완전히 잡히지 않은 상태였다. 두꺼비는 가까이 다가갔지만, 손을 내밀지는 않았다. 돕는 것과 대신해 주는 것은 다르다. 이 숲에서 대신해 주는 순간, 그 발은 자기 것이 되지 못한다.
잠시 후, 작은 두꺼비는 다시 움직였다. 이번에는 조금 더 안정된 자세였다. 아주 짧은 거리였지만, 분명한 이동이었다. 두꺼비는 그 장면을 마음속에 남겼다. 이 숲에서 기억은 축하가 아니라, 다음 움직임을 가늠하는 기준이 된다.
연못 쪽에서는 더 이상 중심이 보이지 않았다. 물은 여전히 흐르고 있었지만, 그 위에 모이던 그림자는 흩어졌다. 누군가는 이미 숲 깊숙이 사라졌고, 누군가는 아직 경계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그 누구도 서로를 기다리지 않았다.
두꺼비는 숲을 바라보며 걸음을 옮겼다. 이곳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끝까지 함께 가는 일이 아니라, 각자의 속도로 흩어지는 법을 익히는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쳤다. 그리고 그 익힘은 언제나 보호가 끝난 자리에서 시작된다.
작은 두꺼비는 다시 앞으로 나아갔다. 이번에는 멈추지 않았다. 완벽하지 않은 움직임이었지만, 되돌아오지도 않았다. 두꺼비는 그 뒷모습을 오래 붙잡지 않았다. 이 숲에서는 붙잡는 시선이 가장 늦다.
숲은 그 모습을 저장하지 않았다.
대신 가장자리 어딘가에서,
아직 보이지 않는 움직임 하나가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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