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화|

같은 심장으로 태어난 아이들

by Helia

토마스가 의식을 찾았을 때, 가장 먼저 보인 건 희게 번지는 천장이었다. 빛이 눈을 찔렀고, 귀에는 낮고 일정한 기계음이 울렸다. 숨을 들이마시려는 순간 산소마스크의 차가운 감촉이 먼저 느껴졌다.
그리고 시야 가장자리에서, 작고 익숙한 형체가 보였다.

유리문 너머에 서 있는 하준.
두 손을 유리에 붙인 채, 입술을 깨물고 서 있는 열 살짜리 아이였다. 눈은 충혈되어 있었고, 밤을 새운 얼굴이었다. 울다가 멈춘 사람의 얼굴.
토마스는 그 순간, 아직 갈 수 없다는 걸 알았다. 저 아이 앞에서 눈을 감을 수는 없었다.
그는 힘겹게 눈을 더 크게 떴다. 입꼬리를 아주 조금 움직였다.

하준의 어깨가 움찔했다. 아이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더 크게 뜨더니, 곧 고개를 세게 끄덕였다.
살아 있다.

그 짧은 확인 하나로, 세상이 다시 이어졌다.
며칠 뒤, 면회가 허락되었다.
하준은 병실 문 앞에서 한 번 숨을 크게 들이마신 뒤 들어왔다. 기계음이 일정하게 울리고 있었다.

“삼촌.”

토마스는 고개를 천천히 돌렸다.

“응.”

목소리는 거칠었지만 분명히 돌아와 있었다.

“많이 놀랐지.”

그 말이 끝나자 하준이 참아두었던 말을 터뜨렸다.


“얼마나 놀랐는 줄 알아요? 이대로 돌아가실까 봐 얼마나 무서웠다고요.”

눈이 금방 젖었다.
토마스는 눈을 감았다가 떴다.

“미안하다.”

하준은 고개를 세게 저었다.

“살아계셔서 다행이에요.”

짧은 문장이었지만, 며칠 밤을 버틴 아이의 마음이 다 들어 있었다.
잠시 숨을 고른 뒤, 토마스는 조심스럽게 꺼냈다.

“하준.”

“네.”

“하린이 말이다.”

그 이름이 나오자 하준의 눈이 번쩍 뜨였다.

“찾은 것 같다. 한국에서 연락이 왔다.”

공기가 달라졌다.

“진짜요?”

“기록이 많이 맞는다고 한다. 생일도 같고, 그때 헤어진 상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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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되지 못한 마음을 글로 쌓습니다. 기억과 계절, 감정의 결을 따라 걷는 이야기꾼. 햇살 아래 조용히 피어난 문장을 사랑합니다." 주말은 쉬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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