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었던 것들의 첫 발소리
문을 두드리는 소리는 빗소리와 다르게 울렸다.
지붕을 치는 비는 위에서 아래로 흘렀고, 문을 치는 소리는 바깥에서 안으로 밀려왔다. 둔했고, 젖어 있었다. 미미는 바로 움직이지 않았다. 두 번째 소리를 기다렸다.
잠시 후, 같은 자리에 다시 울림이 닿았다.
미미는 현관으로 갔다. 손잡이를 잡기 전, 바닥에 번진 물을 앞발로 밀어냈다. 문을 열자 습기가 먼저 들어왔다. 비 냄새가 짙었고, 그 안쪽에 흙의 냄새가 섞여 있었다. 깊은 곳에서 끌어올린 냄새였다.
문 앞에 두더지가 서 있었다. 털은 비에 눌려 있었고, 손에는 작은 자루가 들려 있었다. 자루는 가죽처럼 보였다. 물을 쉽게 머금지 않는 재질이었다. 두더지는 문턱을 넘지 않았다. 빛과 어둠이 나뉜 경계에서 멈춰 있었다.
“해놀숲이 잠겼습니다.”
짧은 말이었다.
미미는 문을 더 열었다. 빗물이 안으로 밀려들지 않도록 턱을 한 번 더 확인했다. 그 동작을 보고서야 두더지는 한 발 들어왔다. 발자국이 젖은 자국을 남겼다. 안쪽으로 깊이 들어가지 않았다.
번개가 한 번 번쩍였다. 방 안이 하얗게 드러났다가 다시 어두워졌다. 두더지의 손이 자루 끈을 더 세게 쥐었다.
“씨앗입니다.”
자루가 풀렸다. 안에는 여러 겹으로 싸인 보자기가 들어 있었다. 천이 젖지 않도록 안쪽까지 단단히 묶여 있었다. 두더지는 보자기를 조심스럽게 펼쳤다. 작은 알갱이들이 손바닥 위에 놓였다. 둥근 것, 길쭉한 것, 껍질이 단단한 것. 아직 흙을 다시 만나지 못한 것들이었다.
“물이 오래 고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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