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브런치에 공감되지 않는 것은 글이 읽히는 생태계가 과연 존재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글을 쓰다말다 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누가 내 글을 읽나 싶어서 안 쓰고 있다가 한 두번씩 쓰게 되는거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120일이 지났으니 작가님, 어서 오셔서 글을 써주세요." 했다.
브런치는 모바일에 중점을 두는 듯하다. PC에서 보는 메인 글은 누가 어떻게 선정하는지는 모르겠고 어찌됐건 한 페이지의 가로로 페이지를 넘기게 되어있는 불편한 구조를 갖고 있다. 아래로 내리면 다양한 글이 종류별로 노출이 된다. 하루에도 수천건의 글이 올라올테니 나는 양질의 글을 올려야 한다. 혹은 다음이나 카카오 메인에 글이 걸리지 않고서는 가뭄에 콩나듯 늘어나는 구독자를 하나씩 모으지 않고는 내 글에 영향력이 생기는 어렵다. 실제로 수많은 조회수를 기록한 글이 노출이 되어도 그들이 구독자가 되는 것은 쉽지 않다. 이유가 뭘까. 모르긴 몰라도 1회성 이슈가 되는 글에서 작가의 서사를 느끼기가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예전에도 네이버 메인에 내 블로그 글이 실렸다고 해서 이웃이 늘어나거나 댓글이 많이 달리거나 뭔가가 달라지지는 않았다. 조회수만 늘 뿐이었는데, 그게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브런치에서는 작가와 구독자와의 소통이 중요하다.
티스토리 초창기에는 유저들간의 상호 교류가 활발했다. 링크를 걸어주고 서로의 글에 댓글을 남겨주고 블로그에 올라오는 이야기를 읽고 공감을 해주는거다. 채널이 별도로 있어서 자기 글이 어디에 게시되는 줄도 알았다. 브런치는 글과 글끼리 연결된다. 이 글 읽고나면 연관글로 다른 글이 조금 노출된다. 노출되는 구조가 좀처럼 확장이 쉽지 않다. 작가가 적극적인 액션을 하기도 어렵고 구조를 만들수도 없다. 다른 작가를 찾아다니기 어려운 구조다. 작가의 베스트 글을 확인하기도 어렵다. 아는 분이 "브런치는 자기 글만 올리지 다른 작가의 글을 잘 읽지는 않는다."는 얘기를 했다. 아니 떠돌아 다닐 수 있는 뭐가 있어야 읽든말든 하지. 메인에 뜨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내 몇몇 글은 검색에 노출이 잘 된다. 그것도 안 쓴지 오래라 조회수가 얼마 되지도 않지만 브런치에 노출되는 비율로 본다면 검색이 7, 브런치 2나 3정도 된다. SEO로 본다면 적절한 이미지와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키워드를 넣으면 검색의 상위에 올라갈 수 있다. 마케팅 하면서 한동안 이것만 했었다. 그러나 브런치는 작가들의 글이 전부 아닌가. 이미지가 들어가야 가산점이 추가되는 검색이 브런치 내부에서 들어오는 유입보다 훨씬 많으니 사진을 안 넣을 수 있는가 말이다. (나는 이유가 없다면 사진을 넣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브런치의 글이 적절히 잘 순환되는지 궁금하다. 작가들이 생태계를 만들어 가꿀 수 있도록 구성을 해야 한다. 그게 독보적으로 나아가는 길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