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은택 Oct 17. 2021

CS와 손님, 한 번의 실수로 고객은 떠나간다.

고객 경험의 사례.




이 이야기는 나에게

실제 일어난 일을 기반으로 작성한다. 


 제품을 판매하는 사람이라면, 정말 끔찍하게 바쁜 시기가 있다.  그 중에 하나가 추석이다. 일단, 추석 전 일주일은 고객과의 전쟁 + 택배와의 전쟁이다. 하루에도 몇 건씩 "택배 언제 와요. 걱정돼요."라는 CS와 선물용으로 발송이 되다 보니 발신자와 수신자가 달라 생기는 CS도 급증한다. 이번 이야기는 발신자와 수신자가 달라 생긴 CS다.  


참고로 아래에는 브랜드에 대한 언급이나 브랜드를 유추해낼 수 있는 내용들은 전부 삭제했다. 1:1 게시판도 쇼핑몰 빌더(고도몰이나 카페 24)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게시판 유형이고, 이미지나 아래의 글의 내용으로는 업체를 유추해내지 못할 것이다. (혹시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큰 이슈가 될 것 같아, 그래서 몇 번이나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모르는 택배가

배송이 되었다.


  집에 모르는 택배가 배송되었다. 택배의 발신자와 수신자를 보는 순간 직감했다. ('택배가 잘못 왔음.'을) 금요일 저녁이었는데,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기업이 휴무이니 월요일이나 되어서야 해당 업체에서 연락이 올 것 같았다. 이게 '과일'이다 보니, 금 ~ 일요일까지 현관문 밖에 놔두면 상할 것이다. 냄새도 날 것이고, 상해서 물이라도 나오면 나는 더 큰 고통이 있을 것 같았다.


이를 보고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이 몇 개가 있었다.


1. 선물을 받을 원래 주인에게 전화를 건다. (택배 송장을 보고)

- 불가능했다. *** 마스킹 처리가 되어있어서, 택배사만 확인이 가능한 것 같았다.

- 그래서, 해당 방법은 PASS


2. 발신자를 보니 업체명이 있었다. 업체에게 전화를 건다.

- 전화를 했다. 근데, 예상대로 다 퇴근한 것 같았다.


3. 발신자의 홈페이지를 찾아봤다. 문자 수신이 가능한 연락처가 있어서 전화했다. 

- 전화를 했다. 역시나 퇴근을 했는지, 받지 않는다. 문자를 남겨놔도 좋다고 쓰여있었다.  (참고로, 이 문자에 대한 회신은 10월 중순이 넘어서도 답변이 없다.)


4. 결국,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가입을 하고 1:1 게시판에 남겼다.

- 내가 왜? 이러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선물을 받아야 하는 사람(원래 주인)의 기다림을 깨기 싫었고, 나중에라도 문제가 발생해서, 오해받기 좋은 상황이었다.  게시물은 9월 10일 (금) 요일에 작성했다.








어떻게 1:1 게시판에

 글을 남겼을까?


 1:1 게시판에 남겼기 때문에, 타인 열람이 불가능하다. 그리고, 일대일 게시판이다 보니, 빠르게 처리해줄 것 같았다. 최대한 예의를 갖춰 보냈다. 나도, 제품을 판매한 경험이 있어서 짜증 섞인 말투로 남기면 받는 사람 입장에서 기분이 나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더군다나 과일이어서 빠르게 회수해가야 할 것 같았다.

 


 최대한, 젠틀하면서도 문제가 오해가 발생하지 않게 작성을 해놨다. (참고로 빨간색 네모 박스는 업체명이나 업체를 유추할 수 있는 문구다.) 그런데, 답변이 어떻게 왔을지 궁금하지 않은가? 아무리 바쁘고 정신없어도 이렇게 허무한? 답변은 처음 보았다.









올해 경험한

최악의 CS 응대.


정말 이건 아니다 싶었다. 내가 다니는 회사도 CS가 들어온다. 문제가 발생하고, 그 문제를 해결해주기 위해 소통을 한다. 대게 실수라는 것은 할 수가 있는데, CS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너무 안타까워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저 상황에서의 문제점을 몇 가지 확인해보자.





1. 저 답변이 시간이 한 참 지나고 달렸다.

 내가 CS를 남긴 시점은 9월 10일(금) 저녁이었다. 그리고 답변을 받은 시간은 9월 15일(수)였다. CS 처리 시간이 이렇게 길어도 되는가?라는 생각과 신선식품은 FRESH 가 생명인데, 안타까운 포인트였다. 만약 내가 돈을 주고 구매했거나, 선물을 받는 사람이었다면 매우 화가 났을 것이다.


2. 답변의 내용.

 답변의 내용이 매우 어처구니가 없다. (물론 받아들이는 사람의 입장에서 다를 수가 있다.) CS가 발생하면, 문제가 되는 사항에 대해서 안내를 해주는 게 옳다.


(인사는 좀 해주자.) 이 상황은 '이런 부분'이 문제가 된 것 같습니다. 내부에서 다시 확인을 해서, '이러한 대책(해결책)'을 마련하겠습니다. 그리고, '대책(해결책)에 대한 부분'을 '언제'까지 재안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절대로 ㅠㅠ ㅎㅎ 와 같은 워딩은 쓰지 않는다. 고객은 절대 친구가 안니다.


3. 답변 이후의 과물

 확인 후 처리하겠다.라는 말을 남긴 업체에서는 아무런 회신이 없었다. 그리고 그 사이에 택배는 주인품으로 돌아갔다. (원래의 주인이 찾아감.) 과연 업체는 이러한 상황들을 알고 있을까?








옳은 답변을 만들어보자.

나라면 아마 이렇게 작성했을 듯하다.

 

 아래 내용은 내가 만약 업체의 입장이었다면, 작성했을 법한 답변 게시물이다. 파란색은 왜 해당 내용을 적었는지에 대한 부분을 작성했다.






안녕하세요. AAA 고객님. 

BBB입니다. 보내주신 내용은 확인을 하였습니다. (업체명 안내)


매우 당황스러우셨을 것 같습니다. (고객 감정 교류.)

저희에게 보내주신 게시물과 문자는 확인하였습니다.

이렇게 이야기 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고객의 상황 확인.)


주문을 하신 분께서 주소를 잘못 입력해서 생긴 문제로 보입니다. (문제에 대한 원인 안내)

주문하신 분과, 택배 수령자에게 해당 내용에 대해 전달할 예정입니다. (문제에 대한 해결책 제시)


해당 문제에 대해서는 최대한 빠르게 처리를 도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후, 진행 사항에 대해서 안내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결과 공유)  


고맙습니다.

        





 파란색 글씨는 해당 내용을 기재한 이유를 작성해두었다.  앞서 나에게 전달된 2줄짜리 답변보다 훨씬 안도가 되지 않는가? 그리고, 일정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은 반드시 공유해줘야 한다. (계속 신경이 쓰일 것이다. ) 주인이 찾아갔으니, 다행이지 만약 안 찾아갔다면 어떠했을까? 그리고 업체는 과연 이 상황을 알고 있을까?








좋던 싫던

나는 이 브랜드를 알게 되었다.



 CS도 브랜딩을 올려주는 가치 있는 생산활동이라 생각한다. 만약 내가 온라인으로 과일을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가정해보자. 저 업체에서 구매를 하겠는가?


나라면, 절대 구매를 안 한다. 신선식품에 대한 특성상 옳은 배송(시간, 장소)이 정말 중요하다. 그런데, 이미 잘못된 배송을 알아버렸고, 그 처리 방식도 별로다.라는 인식을 심어줘 버렸다. 맛과 가격을 떠나서, 개인 차원에서 과일을 주문해야 하는 상황이 있다면, 절대 주문을 안 할 것 같다.


그렇다면, 회사에서 단체 제품을 구매하거나 지인이 추천해달라고 하면 어떨까? 이 상황에서도 절대 안 한다. 회사나 단체의 경우 배송 시간이 더 민감한데(예를 들어 퇴근이나 공휴일에 받았다고 생각해봐라.) 이미 윗 경험을 통해 부정적인 이미지가 각인되었다. 그리고, 문제 해결도 답답한 경험으로 마무리 했으니, 주문을 안 할 것이다.


이렇게 해당 브랜드는 잘못된 CS 처리로 인해 예비 고객을 떠나보냈다. 이 얼마나 안타까운 상황인가. 고객 한 명을 마케팅으로 확보하는데, 비용이 생각보다 크다. 일단, 고객에게 브랜드를 인지시키기 위해 광고를 할 것이다. 그리고, 고객을 활성 고객(구매)으로 전환시키기 위해 온갖 프로모션을 할 것이다. 한 번 체험한 고객은 해당 서비스에 대한 만족을 느끼고, 실제 구매자가 되는 단계를 밟을 것이다.


 CS 하나만 잘 처리했어도, 위의 사례에서는 3명의 고객에게 칭찬받았을 것이다. (물건을 주문한 사람, 선물을 받는 사람, 그리고 잘못된 배송지로 와서 CS를 남긴 사람.) CS도 하나의 브랜딩임을 잊지 말자.







 

* 안내. 

썸네일 이미지는 프리픽(https://www.freepik.com/) 이미지 중 무료 배포 이미지를 이용했습니다.

각 이미지에 문제가 발생 시 이야기 주세요.  

글쓴이에게 궁금하신 사항이 있으면 euntaekhwang@gmail.com으로 연락 주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구독 경제 모델은 '마케팅의 효자'인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