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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윤선 Feb 15. 2024

계절의 경계선 서울 식물원

미디어 생활

<계절의 경계선 서울 식물원>

     

                                                                                                                       글, 전윤선     


봄의 기운이 담긴 2월은 계절의 경계를 오간다. 입춘과 우수 까지 절기는 자연의 마음을 재빠르게 알아차리고 봄 마중 준비에 한창이다. 이른 봄과 늦겨울 사이에서 두툼한 겉옷으로 중무장해도 대놓고 야외 활동하기에 버거울 때도 있다. 이런 시기에는 두 계절이 공존하는 무장애 여행지로 떠나 봄직 하다. 멀리 가지 않아도 수도권 여행지로 안성맞춤인 서울식물원이 제격이다.      


서울식물원은 식물원과 공원이 어우러진 도심 속 휴양지 같은 공이다. 지속가능한 녹색도시 서울의 미래상을 제시하고 무장애 여행지로도 손색없는 곳이다. 8천여 종의 식물을 보유한 식물도감 같은 곳으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시시때때로 찾는다. 그러고 보면 무장애 여행지는 사람을 가리지 않고 모두를 품는 곳이다. 모든 사람이 접근가능하한 곳은 정당한 편의제공이 담보되고 있기도 한곳이라 거부감 없는 참 좋은 여행지 이다. 접근약자는 편리와 안전을 본능적으로 직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휠체어 조종 기를 움직이는 손끝이 아려 온실 안으로 후딱 들어섰다. 온실에 들어서니 얼어있던 손끝이 서서히 녹기 시작한다. 두꺼운 겉옷을 벗고 가벼운 몸으로 식물원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서울식물원은 크게 4개 테마로 구성돼 있다. 열린숲, 호수원, 습지원, 주제원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고 각각의 구역마다 고유의 특성을 갖춰 식물원 속에서도 4가지의 색깔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주제원 내에 위치한 전시온실은 추운 날에는 더욱 인기 있는 곳이다. 세계 유일의 오목한 접시 모양의 온실로 열대지역과 지중해에 위치한 12개 도시 자생식물이 전시되어있고 기후대의 특색 있는 식물과 식물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 관람예절을 숙지하고 본격적으로 둘러보기 시작했다. 첫 번째 전시관은 식물과 기후 체험관이다. 지구의 나이 46억년 중 41억년 동안은 육지에 어떤 식물도 없었다. 그러나 나머지5억 년 동안 온갖 식물들이 흥망성쇠를 거듭하며 진화에 진화를 거쳐 지금에 이르렀다.      


물속에서만 살던 최초의 식물인 청각과 우뭇가시리, 김조류는 지금도 한국인의 밥상에 계절마다 등장하는 먹을거리다. 우리 조상들은 해초류 중에서도 먹을 수 있는 것과 아닌 것에 구별을 기가 막히게 알아 차렸다. 거기에 다양한 요리 방법으로 맛과 영양까지 동시에 잡았으니 지혜롭고 과학적이다. 육지에서 살게된 최초의 식물은 물이끼와 솔이끼 등 이끼 종류다. 석탄의 원료이자 잎으로 광합성을 시작한 양치식물 중에는 고사리도 있다. 고사리는 식재료로 많이 사용하고 명절 차례지낼 때 빠지면 안 되는 나물이기도 하다. 쥐라기 시대 주로 보던 목본 식물 중에 겉씨식물은 은행나무와 소나무는 약재로도 쓰이고 먹을거리로도 활용한다. 다만 은행 알이 떨어지는 가을이면 휠체어를 탄 사람은 길거리에 널린 은행지뢰를 피해 다니느라 애를 먹는다.      


속씨식물인 해바라기, 붓꽃, 사과나무, 벼 등은 가장 늦게 등장했으나 가장 빠르게 번성한 식물로 분류된다. 그중에 벼는 지금까지 인류가 생존해 오는데 큰 기여를 했고 동물에게도 종 번식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벼는 한반도 기후에 적응하면서 한국인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작물이다. 오죽하면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는 말이 있을까. 식물은 신화도 만들었다. 그리스와 로마 시대는 신화의 시대이다. 지중해 식물은 신화를 통해 지금까지도 전해는 꽃말을 얻었고 식물과 신화는 현재 진행형이어서 다양한 형태로 인간의 삶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기후 체험관을 지나 열대 관으로 발길을 옮겨갔다. 온실 안은 열대 관과 지중해 관으로 나뉘어 식물이 분포돼 있다. 열대관은 적도 근처 월평균 기온 18°C 이상인 지역으로, 지구 생물종 절반이 분포하고 있다. 열대지역은 인도네시아와 브리질 등 습한 더위가 생각난다. 열대관은 장마철 습한 기온과 환경 그대로를 조성돼 있어 후덥지근하다. 이런 기후에서는 연꽃이 무척 잘 자란다. 연꽃은 아마존 강에서 처음 발견됐다고 한다. 초록잎에 연보라 꽃에 고고히 피어연못위에서 수줍게 웃고 있다. 연꽃잎을 열며 엄지공주와 심청가 꽃 속에서 나올 것 같다. 연꽃은 불교와도 인연이 깊다. 부처의 탄생을 알리기 위해 꽃이 피었다고 전해지고 극락세계에서는 모든 불자가 꽃 위에서 신으로 태어난다고 믿었다고 한다.  


기후분리벽을 지나 지중해관으로 들어섰다. 기후 분리벽은 열대관의 온도 습도를 유지하기 위해 유리벽으로 두 곳을 구분했다, 지중해는 여름에 구름이 적고 기온이 높아 건조하고 겨울에는 비가 많이 오는 온화한 지역이다. 호주나 그리스, 센프란시코 등이 지중해에 속한다. 지중해 관의 특징은 덥고 건조한 기후에서 자생하는 선인장 같은 식물과 어린왕자에 등장하는 바오밥 나무가 알맞게 자생할 수 있는 기후이다. 바오밥 나무는 호주와 마다가스카르 등 아프리카 일부에 자생한다. 예능프로 중 “태어난김에세계일주3”에서 바오밥 나무 자생지를 찾는 마다가스카를 여행한다. TV를 보면서 화면 속 여행자의 동선을 따라 나도 어느새 함께 가고 있다.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바오밥 나무 군락지는 나의 버킷리스트 이기도 하다. 천년에서 삼천년 까지 산다는 바오밥 나무를 만나려 더딘 여행 준비를 하고 있다.      


온실내에는 스카이워크도 있다. 2층까지 승강기를 타고 올라가 스카이워크에서 보는 온실 풍경은 숲 전체를 보는 것 같다. 가까이에서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한 보이기 시작한다. 스카이 워크에서는 2층 식물 카페와 씨앗 도서관으로도 이어진다. 카페가 있는 2층은 장애인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양호해 어느 한곳 불편한 곳이 드물다. 야외 식물원은 여전히 겨울 길목에 머물러 있지만 나무들은 봄 맞을 채비를 하고 성질 급한 매화나무 꽃 봉우리는 얼음땡 하면 전력 질주할 기세다. 누구에게나 인생의 봄은 있다. 내 인생의 봄은 언제일까 생각해 보면 계절과 시간에 상관없이 여행할 때다. 빈틈없이 들어찬 잡념들을 덜어내 좋은 긍정의 에너지를 채워 넣는 여행은 마음의 공간을 넓히고 행복의 꽃을 피우는 시간이기도 하다. 무장애 여행은 마음을 치유하는 치유사이다.      


⦁여행 팁

중중장애 동반 1인 포함 무료 입장 / 경중장애 본인

운영시간: 평상시 (3월~10월 / 09:00~18:00 동절기 (11~2월 / 09:30~17:00)     


⦁가는 길

9호선 마곡나루역 3‧4번 출구

서울장애인콜택시

1588-4388    

 

⦁접근가능한 식당

마곡역 주변 천지     


⦁접근가능한 화장실

9호선 마곡역, 식물원 내 다수


https://www.imedialife.co.kr/news/articleView.html?idxno=48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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