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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화 Nov 17. 2021

2021년, 지난 1년간 읽은 책들에
대한 단상

<살릴 수 있었던 여자들>부터 <긴긴밤>까지


지난 1년, 책장을 가득 채워주었던 책들
그중 가장 소중한 이야기들


<살릴 수 있었던 여자들> / 시공사

<살릴 수 있었던 여자들>, 레이첼 루이즈 스나이더

이 책을 다 읽으니 '집은 여자에게 가장 위험한 장소'라는 말이 단번에 이해되었다. 책의 저자가 미국인이기에 미국 내의 가정폭력 데이터와 케이스를 주로 다루고 있지만, 대부분의 내용과 분석이 한국 사회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을 것 같다. 예전보다 인식이 나아졌다곤 하지만, 아직도 사랑을 가장한 폭력의 시그널(책에 따르면 스토킹, 혹은 목조름 등)을 많은 이들이 이해하지 못하고, 그것은 가해자가 당신을 ‘좋아해서’라고 말한다. 신고 후의 절차도 문제다. 가정폭력으로 인해 이혼소송 제기 후 진행된 가사 조사에서 ‘폭력’도 ‘사랑’이라느니, ‘남편이 당신을 사랑하는 건 아냐’라는 2차 가해를 당한 피해자가들이 수두룩하니 말이다. 또한, 전 세계적 팬데믹으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가정폭력이 증가했다고 한다.

저자는 말한다. 가정폭력은 예견할 수 있고, 막을 수 있는 범죄라고. 여자들을 살릴 수 있었다고. (이 책의 원제는 <No Visible Bruises>이다.) 일반 시민을 비롯한 우리 사회 전체가 가정폭력의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폭력의 시그널을 캐치할 수 있다면, 더 많은 피해자와 여성들을 살릴 수 있을 것이다.

완독 후 뒤늦게나마 '여성의 전화'에 후원을 시작했다. 작은 보탬이지만, 누군가를 보듬어 줄 수 있기를 바라며.



“피해자는 가족 앞에서, 경찰 앞에서, 검사 앞에서 공공연하게 학대자의 편을 들곤 한다는 것을. 경찰이 떠난 지 한참 뒤, 심지어는 고소장이 접수되고 형이 정해진 뒤에도, 피해자는 자신의 삶과 아이들의 삶을 놓고 학대자와 계속 협상해야만 하니까. 경찰이 출동했을 때 피해자가 학대자의 편을 드는 것은 많은 법 집행관들이 넘겨짚는 것처럼 심리적으로 불안해서가 아니다. 미래의 안전을 위해 치밀하게 계산을 했기 때문이다.” p.127


“폭력적인 건 남성이다. 가정폭력이건 전쟁이건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다수의 폭력을 저지르는 건 남성이다. 폭력을 저지르는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여성들조차도 남성의 폭력에 대응하려고 폭력을 사용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고 그는 말한다. 실제로 이는 왜 총을 든 남성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수 있도록 여성들을 총으로 무장시키는 것이 말이 안 되는 지에 대해 내가 아는 가장 효과적인 주장이다. 여성을 총으로 무장시키는 것은 남성처럼 행동하라고, 여성들이 학습한 모든 것을 무시하고 남성의 육체적, 심리적, 문화적 경험을 몸으로 체현하라고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여성이 폭력을 학습해야 하는 게 아니라 남성이 비폭력을 학습해야 한다.” p.184





<작별하지 않는다> / 문학동네

<작별하지 않는다>, 한강

올해의 손에 꼽을 만큼 좋았던 장면은 한강 작가님을 직접 만난 날로 기억된다. (물론 일하는 중에 만난 거라 어느 정도 포커페이스를 유지해야 했지만.. 결론은 실패했다.)

대학생 때 '밤샘 독서의 날' 비슷한 행사가 있더랬다. 아무 기대 없이 참석한 행사에서, 나는 그 유명한 <채식주의자>를 꺼내 들고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진짜 밤을 새버렸다.. 이만큼 밀도 높고 감정 소모가 큰 소설은 인생 처음이어서, 조용한 중앙도서관에서 날이 새도록 눈을 빛내며 읽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으면 내내 차가운 제주의 겨울바람과 흔들리는 폭낭의 가지가 느껴졌다. 제주 4.3 사건이 이 책을 지탱하고 있기에 이에 대한 기록과 영상을 다시 한번 찾아보았는데,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 사건을 차근차근 짚어 보니 새롭게 알게 되는 점들이 많았다. 이 책은 그 아픈 학살의 기억을 검은 활자로 고통스럽게 담아내고 있다. 아직도 구천에 떠돌며, 사랑의 기억을 되뇌고 있을 영혼들을 위로하고 보듬어주는 한 편의 위령제 같기도 하다. 이 책은 그럼에도, 사랑과 기억에 대한 책이다. 손을 대면 금방이라도 바스러질 것 같은 신문처럼, 연약하지만 강렬했던 기억을 잊지 말고 간직해야 한다고 말한다. 지난 주말 제주에 다녀왔다. 이 아름다운 섬에는 아픔과 역사, 사랑과 희망이 존재한다. 우리는 그러므로 작별하지 않을 것이다.  

강요배, 노야, 2011. 중앙일보 기사에서 가져왔습니다. [출처] https://www.joongang.co.kr/article/23868352#hom

(+) 제주, 하니 강요배 화백과 그의 그림들이 떠오르다. 삶이 곧 예술이고 예술이 곧 삶인 것 같은 화가. 제주의 한 서점에서 그의 저서 <풍경의 깊이>를 읽었는데 어쩜 글도 너무 좋다.




<듄 신장판 1> / 황금가지

<듄 1권>, 프랭크 허버트

많은 사람이 그렇듯 드니 빌뇌브 감독의 '듄'을 보고 제대로 덕통 사고를 당해버린 탓에(티모시 사랑해요 감독님 사랑해요) 원작 소설까지 구입했다. 듄 1권만 해도 거의 백과사전 급의 두께를 자랑하는데, 이만한 것이 6권까지 있다니.. 작가의 상상력과 세계관의 깊이가 경이롭기만 하다.

소설의 전개가 인물의 대사와 속마음을 통해 이루어지는 느낌이어서 사실 처음에는 조금 지루했다. 개인적으로 대사보다는 묘사를 좋아하기에. 다만 (좋은지 나쁜지 모르겠지만) 영화를 먼저 보고 책을 읽어서 그런지 낯선 배경과 인물들이 손쉽게 대입돼서 몰입하기 쉬웠다. 또한 특이한 점은 각 챕터마다 이룰란 공주의 저서 일부가 인용되는데, 거침없이 스포일러를 남발한다는 것이다. 거의 초반 챕터부터 유에 박사가 배신자인게 언급 되어서 띠용. 초반부를 조금 지나면 어마무시하게 흥미진진해서, 책을 읽는 근 2주 내내 내 영혼은 늘 아라키스 행성에 살고 있었다(..) 단톡방에 툭하면 베네 게세리트들의 '두려움은 정신을 죽인다. 두려움은 완전한 소멸을 초래하는 작은 죽음이다. 나는 두려움에 맞설 것이며....'를 남발하고 다녔으니. 물론 세계관 내에서 여성 캐릭터의 쓰임이라던가 그 멋진 베네 게세리트 집단의 퀴사츠 헤더락은 꼭 남성이어야만 하는가 등의 아쉬운 점들도 있었지만, 잊지 말자 이 소설은 무려 1960년대 작품이다.

[출처] 스포티파이 Spotify

(+) 팁: 듄 덕후 한스 짐머의 Dune original soundtrack을 들으며 소설을 읽으면 더 과몰입할 수 있다. 마지막 곡인 My road leads into the desert의 하이라이트 부분은 가슴이 웅장해진다. (덕후는 승리한다!)




<욕망의 모호한 대상> / 불란서책방

<욕망의 모호한 대상>, 피에르 루이스

다양한 콘텐츠들이 떠오르는 소설이었다. 가장 먼저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피아니스트’가 떠올랐고. 스스로를 칼로 찌르는 에리카의 공허하면서도 파도처럼 넘실대는 눈망울과 콘치타가 겹쳐 보이는 장면들이 많았다. 소녀를 욕망한다는 점에서 <롤리타>가 필연적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문체나 분위기는 완전히 다르게 느껴졌지만.

이 작가의 소설들을 '세련된 에로티시즘의 정수'라고 하던데, 과연 1800년대의 소설임에도 세련되고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표면적으로는 사랑(성) 이야기처럼 느껴지지만, '사랑'이라는 말랑하고 부서지기 쉬운 단어는 어쩐지 이 소설에 어울리지 않는다. 그보다는 영원히 소유할 수 없는 것을 집착하고 욕망하는 한 인간의 실패담처럼 보인다. 그러나 한편으론, 남성의 시선에서 여성을 (특히 성적으로) 묘사하고 바라보는 데에 역한 감정이 들끓었던 터라 중간중간 눈살이 찌푸려지거나 실소가 터져 나왔던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러나 불편한 감정 그 이상의 감상과 흥미로움이 있었기에 이 소설이 궁금하다면 주저 없이 추천해 주고 싶다.




<아무튼, 아이돌> / 제철소

<아무튼, 아이돌>, 윤혜은

서점에서 우연히 발견한 책. 일단 표지가 너무 예쁘다. 그리고 제목이 아무튼 아이돌이다ㅠㅠ (전직 덕후로서) 안 살 수가 없었던 책! 나도 오랫동안 한 아이돌 그룹을 좋아했기에 책을 읽으며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고 구석구석 공감이 됐다. 역시 덕후맘은 덕후가 제일 잘 안다고 했던가. 내가 좋아했던 아이돌은 어느덧 해체를 하고 하나둘씩 사건 사고를 일으키며 내 맘에서 멀어져 갔지만, 이상하게도 가끔 그들의 이름 석자를 포털에 검색해보며 근황을 확인하곤 한다. 학창 시절엔 둘도 없이 친했지만 지금은 멀어진 친구들의 안부를 들여다보는 기분이랄까? (지금은 죽고 없는) 빛나고 찬란했던 그들의 전성기를 생각하면 괜스레 아련해지기도 한다. 그때 그 반짝이는 모습과 무대가 있었기에 지친 하루의 끝을 웃음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던 시절이 있었더랬다.


“그리고 오랜 추억 속으로 여행을 떠날 때마다 나는 확신한다. 내가 목격한 다섯 명의 시절이야말로 내내 무지개가 뜨는 순간이었다고.” p.60





<밝은 밤> / 문학동네

<밝은 밤>, 최은영

<쇼코의 미소>부터 오랫동안 사모해온 최은영 작가님. 작가님만의 섬세하고 감정적인 문체들을 참 좋아하는데, 더 오래오래 곱씹을 수 있는 장편로 만날 수 있어서 어찌나 좋았던지. 출퇴근 시간이 꽤 긴 편이기에 지하철에서 책 읽는 걸 좋아하는데, 이 책은 공공장소에서 읽기 절대 금지다. 왜냐면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앞을 가리기 때문에 사연 있는 사람으로 보이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이혼 후, 밟혀버린 식물처럼 조용히 죽어 있던 지연이 할머니를 만난 후 여러 이야기를 접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빛을 향해 고개를 내미는 모습이 참 아름다웠던 소설. 누구도 불편하게 하지 않고, 상처 받지 않게끔 다정하게 쓰인 문장들.


“내 어깨에 기댄 여자는 편안한 얼굴로 잠을 자고 있었다. 청명한 오후였다. 어깨에 느껴지는 무게감이 좋았다. 나는 내게 어깨를 빌려준 이름 모를 여자들을 떠올렸다. 그녀들에게도 어깨를 빌려준 여자들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얼마나 피곤했으면 이렇게 정신을 놓고 자나, 조금이라도 편하게 자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마음, 별것 아닌 듯한 그 마음이 때로는 사람을 살게 한다는 생각을 했다. 어깨에 기대는 사람도, 어깨를 빌려주는 사람도. 구름 사이로 햇빛이 한 자락 내려오듯이 내게도 다시 그런 마음이 내려왔다는 생각을 했고, 안도했다.” p.300





<모국어는 차라리 침묵> / 아침달

<모국어는 차라리 침묵>, 목정원

독특한 제목에 끌려서 구입하게 된 책. 저자는 공연예술이론가로, 이 책은 6년간 프랑스 파리에 살며 마주했던 풍경과 연극, 오페라, 공연 비평을 담은 산문집이다. 프롤로그 부분에 영화 혹은 책 비평은 많은 사람들이 찾아보지만 연극 비평은 생소히 여긴다는 말이 있는데, 생각해보니 나에게도 연극 비평은 다소 낯선 글의 종류다. 그러나 한 공연에 대한 비평보다는 작가의 생각을 담은 산문집이었고, 평소에 여러 공연과 연극을 보는 걸 즐기기에 글이 전혀 어렵게 느껴지진 않았고. 무엇보다 문체와 표현이 정말 아름다워서 몇 번이고 곱씹어 읽었다.

산문 속에 다양한 인물과 작품들이 등장하는 것도 흥미롭다. 책을 읽으며 생소한 정보가 나오면 관련 정보를 찾아보는 걸 즐기는 편인데, 특히 문화-예술 콘텐츠에 관련한 것이라면 더 그렇다. 러시아의 천재 무용수 니진스키, 연극 연출가 앙헬리카 리델, 로메오 카스텔루치 등 글에서 언급한 예술가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게 정말 재미있었다. 특히 로메오 카스텔루치의 몇몇 연극을 유튜브에서 살짝 감상할 수 있었는데, 모던하면서도 지적이고, 날카로운 연출력이 느껴져서 꼭 실제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무엇보다 이 책을 읽고 너무나 아비뇽 페스티벌이 궁금해졌다. 아비뇽 교황청을 꽉 채운 인파들의 사진을 보니 마치 꿈같이 느껴진다. 내년에는 팬데믹을 뒤로하고 걱정 없이 여행을 떠날 수 있을까? 나는 엄마에게 내년에 아비뇽에 가보자고 톡을 날렸고, '그래, 좋아! 오랫동안 내 버킷리스트였어!'라는 답을 받았다.  




<길 위의 철학자> / 이다미디어

<길 위의 철학자>, 에릭 호퍼

떠돌이 노동자, 레스토랑 웨이터 보조, 사금채취공, 부두노동자 등을 전전하며 거리에서 삶을 일구어 가며 자신만의 철학과 체험적 진리를 구축해온 에릭 호퍼. 저자는 미국의 사회철학자로, 이 책은 그의 사후 출간한 유일한 자서전이자 마지막 책이다. 모험적인 삶보다는 안정적이고 보장되는 삶을 지향하는 쪽에 가까운 나로서는, 이처럼 유목민의 삶을 살아내며 돈, 지위, 위력에 가치를 두지 않는 떠돌이로서의 면모가 놀라우면서도 대단하게 느껴졌다. 성실한 땀방울과 사색, 독서를 삶의 중점에 두고 살아왔으므로 그의 철학들도 거친 노동자의 손만큼이나 노련하면서도 단단하게 느껴졌고.

저자가 노매드의 삶을 살아내므로 필연적으로 영화 ‘노매드랜드’가 떠올랐다. “떠돌이 노동자들은 무리 지어 생활을 하거나 함께 여행을 하기도 하지만 그들의 슬로건은 비즈니스맨과 마찬가지로 ‘누구든 혼자 힘으로’이다.”(p.106) 영화에서 주인공이 우연히 만난 이에게 ‘언젠간 길 위에서 만나자’라고 건넸던 장면이 떠오른다. 어쩌면 노매드의 삶이야말로 느슨한 공동체이자 가장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개개인이 아닐는지.


“우리는 주로 자신이 우위에 설 희망이 없는 문제에서 평등을 주장한다. 절실히 원하지만 가질 수 없음을 알고 있는 그것을 찾기 위해서는 자신이 절대적 평등을 내세우는 분야를 찾아야 한다. 그런 시험에서 공산주의자란 좌절한 자본주의자라는 것이 드러난다.

We clamor for equlity chiefly in matters in which we ourselves cannot hope to attain excellence. To discover what a man truly craves but knows he caannot have we must find the field in which he advocates absolute equlity. By this test Communists are frustrated Capitalists.” p.72





<긴긴밤> / 문학동네

<긴긴밤>, 루리

표지를 보고 한참이나 생각했다. 코뿔소와 펭귄이라니? 어린 시절 동물이 나오는 많은 동화를 봐왔지만 코뿔소와 펭귄의 조합은 무척 신선했다. 기대를 안고 읽어 내려간 이야기는 참 아름답고 감동적이어서, 한참이나 여운에서 헤어 나오질 못했다.

뿔이 잘린 코뿔소, 오른쪽 눈이 잘 보이지 않는 펭귄, 코리끼의 보살핌 아래 길러진 작고 어린 아기 펭귄. 이 책에 나오는 동물들은 평화로운 유토피아에 사는 완벽한 동물이 아니라, 세상과 사람에게 상처 받은 결함 있는 이들이다. 그들이 서로의 상처와 결함을 함부로 평가하지 않고 본인의 것을 내어주며 보듬기에 이 소설은 내내 다정하고 따스한 온기를 품고 있다. 물론 세상을 헤쳐나가며 각자가 겪는 고통은 너무도 비극적이기에 가슴 아픈 장면들도 많았지만. 특히 곳곳에 자리한 일러스트가 글과 너무나도 잘 어울렸다.



“하지만 너에게는 궁금한 것들이 있잖아. 네 눈을 보면 알아. 지금 가지 않으면 영영 못가. 더 넓은 세상으로 가. 네가 떠나는 건 슬픈 일이지만 우리는 괜찮을 거야. 우리가 너를 만나서 다행이었던 것처럼, 바깥세상에 있을 또 다른 누군가도 너를 만나서 다행이라고 여기게 될 거야.” p.15


“나는 절벽 위에서 한참 동안 파란 세상을 내려다보았다. 바다는 너무나 거대했지만, 우리는 너무나 작았다. 바다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아름다웠지만, 우리는 엉망진창이었다.” p.124


“두려웠다. 하지만 나는 내가 저 바닷물 속으로 곧 들어갈 것을, 모험을 떠나게 될 것을, 홀로 수많은 긴긴밤을 견뎌 내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긴긴밤 하늘에 반짝이는 별처럼 빛나는 무언가를 찾을 것이다.” p.125

 

* 모든 책 이미지는 yes24, 알라딘에서 가져왔으며 저작권은 각 출판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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