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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기로 Jun 18. 2021

10년 치 디자인 트렌드 후려치기

디자인을 살아 숨 쉬게하는콘셉트의 역사


디자인 과정을 집을 짓는 과정에 비유해 봅시다. 공간 배치를 어떻게 할 것인지, 효율적인 동선, 쓰임새의 구별 등을 설계한 후, 4가지 기본 공식을 지켜서 표현된 공간은 비로소 '꾸밀 수 있는' 자격이 갖춰진 상태가 되었습니다. 

색조 화장을 할 때도 기초와 파운데이션을 잘 입혀야 무너지지 않듯이 제대로 된 설계 및 시공 후 콘셉트에 맞는 홈 스타일링 하기 등이 모두 비슷한 작업 과정을 거치는 것들입니다. 






먼저, 콘셉트가 무엇인지 알아보기 전에 디자인 필드에서는 어떤 트렌드가 흐르고 있는지를 살펴볼게요. 트렌드의 진화는 어떤 디자인 콘셉트에서 출발하면 좋을지 다양한 영감을 주고 있어요. 그런데 트렌드라니. 뭔가 방대하고 복잡할 것 같죠? 


감히 말하겠습니다! 수만 가지 스타일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디자인 트렌드는 딱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비단 디자인 필드뿐만 아니라 트렌드가 지니는 자연스러운 속성이라고 생각하는데요. A라는 흐름이 있는데 사람들이 A를 지겨워 하기 시작하면 상반되는 B라는 흐름이 탄생하는 식이죠. A와 B 사이에는 어떤 정반합 지점이 있어서 새롭게 C라는 서브 트렌드가 탄생하기도 합니다만 결국은 A와 B가 엎치락뒤치락하는 형국입니다. 트렌드가 돌고 돈다는 게 괜한 말이 아닌 것 같아요.

몇 가지 예시를 들어보자면요,

미술사에서는 대상을 있는 것과 똑같이 그리자는 트렌드와 화가의 시선으로 자유롭게 표현하자는 트렌드의 싸움이었고요. (고전주의와 표현주의)


좌: 신고전주의  우 : 인상주의


서점에서는 배우고 업글하고 열심히 살자는 자기 계발 트렌드와 온전한 나로서 애쓰지 말고 있는 그대로 살자는 트렌드의 싸움이 펼쳐집니다. (인문학 열풍과 힐링, 재테크와 워라밸, 업글인간과 보노보노)


그렇다면 디자인에서 두 가지 줄기는 무엇일까요? 

바로 '진짜같이 보이는 것'과 '단순화한 '의 싸움입니다.    








스큐어모피즘 vs 플랫 


진짜같이 보이는 것 : 스큐어모피즘
단순화한 것 : 플랫

스큐어모피즘이란 어떤 도구의 형태를 그대로 따라가는 디자인을 말합니다. 오프라인 기능들을 온라인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사용자에게 '이것은 오프라인의 ㅇㅇ과 비슷한 기능입니다'라고 인지하게 하는 목적을 가지고 탄생한 디자인 사조입니다. GUI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의 선구자였던 애플이 스큐어모피즘을 매우 적극적으로 사용했어요.



라디오 버튼, 온-오프 토글스위치, 볼륨 조절기, 콘텐츠 디스플레이 아이콘


실제와 비슷해 보여야 하기 때문에 3d 이미지로 표현되었고 그라디언트, 쉐도우 등 그래픽 요소가 적극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실제와 비슷하기 때문에 오인지를 최소화할 수 있지만 기술적으로 구현이 까다로웠고 시간과 노력이 너무나 많이 들어가는 스타일이었습니다. 또한 과도한 그래픽 사용은 웹사이트를 무겁게 하고 로딩 속도를 늦추기도 했죠. 형태가 복잡했기 때문에 인지면에서도 시각적 피로도가 있었고요.



좌: 스큐어모피즘, 우 : 플랫 디자인


스큐어모피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2000년대 중반, 플랫 디자인이 출현하였습니다. 플랫 디자인의 발달은 미니멀리즘의 유행 -이제는 라이프스타일로 굳어진-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아래는 플랫 디자인 (미니멀 디자인)의 특징입니다.
1. 극도로 압축된 정보 전달
2. 비유(메타포)를 통한 아이콘(심벌) 표현
3. 산뜻하고 가벼운 컬러, 그라디언트나 쉐도우를 최소화한다.

4. 단순한 모양, 단순한 레이아웃
5. 타이포그래피 (폰트 디자인)의 부상
6. 콘텐츠 (이미지)의 오리지널리티 부각




대표적인 플랫 디자인


2000년대 중반 유행


무엇보다도 쉐도우, 그라디언트가 빠지고 오프라인의 편집 디자인/정보 디자인(북, 매거진 등) 방식이 적극적으로 도입되었습니다. 편집 디자인이란 어떤 정보를 핵심으로 전달할지, 어떤 정보끼리 묶고, 어떻게 떨어뜨릴지를 고민하는 것이라고 배치 공식에서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자, 드디어 디자인의 본질에 다가서고 있습니다. 바로, 편집 디자인이죠. 플랫 디자인의 장점은 그래픽 아티스트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도전해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잡지를 온라인에 띄운 것 같은 미니멀리즘 스타일



처음 플랫 디자인이 유행하기 시작했을 때, 그 스타일이 너무 쿨하고 멋있어서 저는 플랫 디자인이야말로 디자인의 종착역이다라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플랫 스타일의 단점은 비교적 쉽게 비슷한 스타일을 카피할 수 있다는 점인데, 그로 인해 디자인들이 우후죽순 격 너무나 비슷해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매너리즘이 왔다고 표현해야겠죠. 사선으로 떨어지는 그림자 디자인은 2000년대 중반의 지표가 될 정도니까요.


아직도 쓰입니다.




플랫 디자인의 발전 - 쉐도우와 그라디언트의 적절한 사용, 입체감



현재는 플랫 디자인과 스큐어모피즘의 중간쯤 되는 (플랫을 베이스로 쉐도우나 그라디언트를 적극적으로 사용) 트렌드들이 출현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다시 스큐어모피즘의 트렌드로 회귀하려는 움직임도 보입니다. 아니, 정확히는 스타일이 업그레이드된 스큐어모피즘입니다. 


지금은 누가 트렌드를 선도하게 될지 그 움직임이 궁금합니다. 흐름은 다시 3d, 그라디언트, 쉐도우에게 넘어왔지만 플랫 디자인의 장점인 단순한 형태, 클린하고 산뜻한 컬러감을 유지한 채 넘어왔어요. (초기 애플 디자인이 얼마나 칙칙한 컬러였는지 다시 보면 깜짝 놀라실 수 있습니다)





아이콘 디자인 콘셉트


그러나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하나입니다.

스큐어모피즘이란 게 있다. 우리가 시도해 볼 수 있는 것은 플랫 디자인(미니멀, 심플, 모던 디자인)이다. 


정리 정돈된 클린 디자인, 산뜻한 컬러 조색, 폰트 사용. 이것만 기억합시다! 플랫 디자인의 세계에서도 뉴트럴, 미니멀리즘, 텍스쳐, 약간의 쉐도우와 그라디언트 효과 등 시도해 볼만한 아름다운 콘셉트 디자인은 많습니다.


 




이미지 출처:https://www.slideshare.net/DianaEkaMartiandani/skeuomorphism-vs-flat-design

https://medium.muz.li/skeuomorphic-design-a-controversial-ux-approach-that-is-making-a-comeback-a0b6e93eb4bb

https://www.behance.net/gallery/103919997/Stateramorphism?tracking_source=project_owner_other_proje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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