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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기로 Nov 24. 2023

프리토타이핑과 프로토타이핑 mvp의 단점과 한계

 아이디어를 사랑하게 되었다면 프리토타이핑은 소용 없다


평균 연봉 1,800만 원.

PPT 에이전시 디자이너로 커리어를 시작한 저는

평생 커리어를 유지해 봤자 연봉 6천만 원은 될까 싶었던 -

디자인 못 하는, 소위 재능 없던 디자이너였습니다.


월급 130만 원 받던 시절, 

한 해 1,000만 원을 모았으니

얼마나 리스크테이킹을 못 하는

안전 지향적 사람인지 아시겠죠?

이런 저도 창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초평범, 아니 평범 이하였던 제가 

스타트업 창업을 하게 된 썰풀이를 하며

이 글을 읽어주시는 여러분도

나는 왜 창업을 했고, 내 사업을 하길 원하는지. 

질문을 던져보는 시간이 되셨으면 합니다.






나는 왜 이 사업(일)을 

하고 싶은가

제목은 검색어에 걸려야 하니 저렇게 노잼딱으로 썼지만.

이 글의 주제는 창업가가 why 이 아이템을 선택하게 되었고, how 어떤 방법을 써야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을지, 창업가 혹은 창업멤버 혹은 스타트업, 혹은 당장 퇴사하고 싶은 여러분의 마음을 읽어보는 시간이 될 겁니다. 글의 소스는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과 방금 본 이승건 toss 대표님의 연사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먼저, 승건 대표님이 묻습니다.

왜, 창업을 하고 싶은가요? (정신병에 걸리지 않고서야 이런 비효율의 극치인 선택을 할 수가 없다...)


1. 창업하는 게 멋있어 보여서

2. 기술이 있어서

3. 일확천금

4. 아이템에 확신이 있어서

5. 지금 회사가 너무 싫어서 + 직장 생활이 싫어서


제가 먼저 대답해 볼게요. 

저는 1번, 3번, 5번이에요. 




땡, 땡, 땡

방금 저처럼 대답하신 분들,

다 틀렸어요. 이런 마인드로 사업하면 망한 대요. 그보다는 '오래 하지 못할 것이다'라는 게 더 정확하겠죠.  제가 산 증인이죠. 저는 저런 이유들이 동기가 되어 무작정 퇴사하고, 나만의 길을 걷겠다 선포했지만, 사실은 끈기도 없었고 대단히 무언가도 이루지 못했습니다. 무려 4년 동안. 이 탐색의 시기에는 사업한다고 하면 안 돼요, 그냥 탐색전을 할 거다, 경험을 쌓는 거다, 나를 알아가는 시간이다, 가벼운 잽을 훅훅 날려주는 게 딱 좋습니다. 탐색전 시기에 퇴사부터 덜컥하거나, 빠른 시일 내 돈을 벌거라 예상하거나, 사업에 많은 돈을 쓰면 망할 거예요. 자존감만 지하로 떨어지고요. 탐색전 시기는 최소 2년 이상 보시는 게 좋아요.


여러분의 사업과 그 사업 아이템은 탐색용인가요, 확신인가요? 한 번 물어보세요 (스스로에게)





탐색용이에요

좋아요, 탐색용이라 답을 하셨습니다!

그러면 아마도 '프리토타이핑' 기법 정도는 알고 계실 것 같아요. 프리토타이핑을 잘 모르거나 궁금하시다면 무조건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이라는 책, 읽고 오세요. 이 책 안 읽고, 사업하겠다? 망할 확률을 높이고 싶다입니다. 


프리토타이핑에 대해 간단히 요약하자면.

'실제 존재하지 않는 서비스, 제품, 아이디어 등을 마치 실재하는 것처럼 만들어서 시장 테스트를 하라'입니다. 어떻게? 빠르게, 저비용으로. 돈은 아예 안 쓰는 게 베스트고, 권장 시간도 최대 48시간이라 뭘 더 하고 싶어도 못 합니다. 노코드 실험이 요즘 완전 유행이죠? toss의 초기 모델도 프리토타이핑 실험에서 탄생한 건 유명한 일화입니다. (랜딩 페이지 테스트) 이런 기술적인 이야기 외에도 실패에 대한 마인드셋을 완전히 뒤바꿔 주기 때문에 초기 창업가에게 정말 추천하고 싶어요.


실패는 여러분이 못난 게 아니라
실패가 기본이고 성공이 이상한 거다.

실패가 아닌 실험.

실패가 아닌 테스트.

실패가 아닌 방향을 바꿔야 함을 아는 것.


실패에 대한 관점을 완전히 전환하기 시작했을 때 비로소 '나는 사업가다'라고 자신을 정의할 수 있게 됩니다. 제가 비록 지금 얼마 벌고 있다고 말하지는 못 하지만 저를 사업가라 정의하는 이유는, 

나는 더 이상 실패를 두려워하지는 않는구나, 몇 번이고 다시 일어나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 스스로 믿기 시작했기 때문이에요. 이 믿음이 제일 중요한 거 아니겠습니까 ㅎㅎ 실패의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은 실패를 왕창 해 보는게 유일한 방법입니다. 



창업자는 타고난 게 아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을 때 성공하기 시작한다. 

-toss 이승건 대표





자, 다시 실패의 확률을 낮춰주는 프리토타이핑으로 돌아가서 -

사실은 존재하지 않는 제품이지만, 이 아이디어에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반응하는지. 돈을 지불할 의사까지 있는지를 체크하고 항목별 점수를 주게 되는데요. 여기에는 xyz 가설을 사용합니다. 


전체 시장 x 중 y%는 z% 할 것이다. 

추천하는 숫자는 50% 이상이 관심을 보이고, 20% 이상이 유료 전환되는 것이 성공 기준이에요. 






프리토타이핑의
한계

1. 프리토타이핑 실험을 통과할 수 있는 아이디어는 극히 희소하다

생각보다 저 목표 수치는 엄청. 엄청. 엄청나게 높은 숫자입니다. 제품에 대한 기준치가 높은 요즘 사람들이 그저 아이디어만으로 반응하게 한다? 어렵습니다. 갈수록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잘 만든 프로덕트도 성공 확률이 10%인 마당에 아이디어만으로 돈을 내게 한다는 건, 적어도 IT 아이템과는 잘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의 명언, 고객은 보여주기 전까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 그리고 사업은 운 때를 잘 만나야 하는 운의 영역이기도 합니다. 누군가는 이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래, 확률이 10%라면, 10번 해보면 거기서 1번은 걸리겠지 - 긍정적으로 도전을 반복할 수도 있지만. 



2. 프리토타이핑 실험을 통과한 아이디어가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분야인가?

더 큰 문제는 바로 이겁니다, 제가 이 책에서 가장 좋아하는 포인트기도 한 마지막 챕터. 

'성공 참사'


배팅을 여러 번 해서 얻어걸린 아이템이 사실은 내가 잘 모르는 분야이고, 사실은 그렇게 크게 관심도 없고, 사람들이 반응은 하니까 해 보고는 있는데, 그 반응이란 것도 전환율 50% 이상 육박하는, 획기적인 숫자도 아닌 경우라면 애매하게 실험하다 애매하게 종료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게 아니라 남들이 좋다고 하는 아이템이니까요. 열정과 확신은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와 고백하건데 피그마 전문 강사가 되지 않아 너무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이 프리토타이핑 아이템은 성공일까요 실패일까요?

저자 알베르토 사보이어는 과감하게 '추천하지 않는다'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덧붙이죠. 자기 다운, 자기가 행복할 수 있는 사업을 하는 것. 결국 사업 아이템은 숫자가 아니라 자기 안에서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즐겁기 위해 일하는 거니까요.



3. 빨리 포기하게 된다.

책에서도 프리토타이핑 실험을 최소 3-5번 하길 추천하는데요, 위의 이유들로 한 번 찔러나 볼까 하는 아이템으로는 2번 이상의 실험을 하지 않습니다. 






저는 확신이 있어요

위에 제가 던진 질문에, 저는 제 아이템에 확신이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분명 있으시겠죠? 

확신. 이 사업은 잘 될 거야. 이 서비스는 분명히 사람들에게 필요할 거야. 이 문제를 나는 꼭 해결하고 싶어. 해결하고 말겠어. 이런 개인적인 의지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확신'이라 합니다. 


그러나 확신이 100이면 이 또한 분명히 문제가 됩니다. 특히 아이템에 대한 확신, 자기 생각에만 몰입되는 것은 즈엉말이지 위험합니다. 지표나 데이터, 실제 고객 반응에 대한 관심은 없고, 여기까지는 내 생각대로 만들어야 고객 반응이 따라올거야 혹은 투자 받을 수 있을거야라고 믿는 케이스입니다.


우리는 내 마음속에 있는 '정말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프리토타이핑 정신으로, 빨리 세상에 내놓고 반응을 보며 세상과 소통해 가야 합니다. 성공하는 창업자는 이 과정을 반복하며 실패를 회고하고 개선합니다. 또한 프리토타이핑 혹은 프로토타이핑, mvp든 뭐든 지표는 go/stop을 결정해 주는 숫자가 아닌, 다음 여정으로 가는 나침반 역할을 합니다. 


이 실험은 실패라고 확정하고, 다음 실험을 반복하는 거죠. 그리고 존버합니다. 존버할 수 있는 체력과 속도로 달리다가 운의 타이밍을 만나게 돼요. 이름이 알려진 유명한 서비스들은 마치 처음부터 유명한 것 같지만, 그들에게는 평균 4년 이상의 존버 타임이 있었습니다. (요즘 핫한 디스코드도 사실 7년 전부터 있었다고 한다)




아이템에 대한 '좋아하는 마음'이 없으면 어떤 실험도 무의미합니다. 자기 자신을 잃지는 않길 바라요. 자신이 완전히 없어져서도 안되고, 시장이 없어서도 안됩니다. 버티지 말고, 이기려고도 하지 말고, 즐기자-!


이런 이유로 진행하고 있었던 아이템 중 하나의 실험을 홀딩했습니다. 저는 이 서비스를 무조건 하겠다는 의지가 있고, 결국에는 만들 것이고, 어떻게든 존버하기 위해 살살 걸어갈 거니까요. 투입을 낮게 할 수 있는 건 각자의 운의 영역이자 역량이죠. 


한 때는 사원수, 멋진 사옥, 존경받는 눈빛, 돈, 대표라는 명함 이런 외부적인 것들에게 마음이 끌린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수많은 실패의 경험으로 저를 알아가는 시간을 오래 가졌어요. 저는 큰 사업체를 운영하고 싶은 게 아니라, 제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원하는 사람과 재미있게 일하길 원해요. 이 환경을 구축하려면 제 사업을 하는 것 밖에 답이 없죠. 제가 원하는 회사는 저만 만들 수 있으니까. 승건 대표님처럼 가족과 관계가 단절되고 싶지 않거든요 ㅎㅎ 어떤 사업을 어떤 식으로 꾸려갈 건지는 정해져 있는 답이 없고, 창업자의 성향과 그들의 역량으로 정해지는 게 좋아요. 한 번 태어난 인생, 자기 다운 행복을 찾아서 - 행복한 창업자가 되자, 이런 가치관을 널리 퍼뜨리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왜, 그 일이 하고 싶은가요?







[이거슨 메모앱이 아닙니다. 모바일 최적화된 나만의 생각 보관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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