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 두근 내 인생
두근두근 내 인생
1. 애초에 김애란의 원작이 영화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생각했기에 큰 기대는 없었던 작품. 다만 매번 영화화 소식만 무성하다 실제 완성된 작품으로 나왔단 사실이 작은 선물 같은 느낌.
2. 장애를 가진 아이란 점 외에 많은 부분이 말아톤과 겹춰보였는데 문제는 이 영화엔 조승우가 없다는 것. 지나치게 인위적인 아이의 모습은 조승우만큼의 설득력을 주지 못했고 지나치게 동화적인 영화의 톤과 겹춰 촌스럽기까지 했다. 아이의 연기는 전적으로 감독 아래 있었을 터이데 이재용이 너무 자신만의 동화를 고수한 느낌이다. 한때는 그의 톤이 세련됨 일 때가 있었을지 몰라도 이젠 너무나 촌스럽다.
3. 송혜교는 교복을 입어도 전혀 여고생으로 보이지 않았다. 쌍욕을 하며 캐릭터를 만들려 애쓰지만 그저 안타까울 뿐. 이건 배우보단 배역의 문제다. 영화 속 송혜교는 불치병 아이를 둔 엄마로 소비될 뿐 자신만의 세계를 가지지 못한 인물이었다.
4. 하지만 강동원은 인정. 이 영화를 볼 수 있는 가장 큰 어쩌면 유일할지도 모를 즐거움은 강동원의 고군분투
5. 씬스틸러란 게 이런 것이구나. 김갑수는 단 한씬만으로 영화 속 가장 깊은 울림을 준다.
6. 이제 본격적으로. 원작에서 느낀 진정한 가치는 조로증에 걸린 아이가 아닌 너무 빨리 어른이 된 부모에 있었다. 아직 미성숙한 30대가 드디어 김애란에 의해 이야기된다 생각했는데 영화는 온전히 아이를 중심으로 한 가족애에 모든 것을 할애한다. 33살 너무 빨리 어른이 된 부모는 단순 소재 활용으로 그칠 뿐 아무런 이야기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감독 이재용은 원작을 단지 조로증 걸린 가족의 동화로만 읽은 것일까? 그렇다면 그는 이 소설을 잘못 읽은 것이다. 원작이 가진 가장 큰 이야기를 의도적으로 배제한 채 어울리지 않는 문학적인 대사를 굳이 살려가며 가장 비극적인 순간조차 빛나는 삶의 장면으로 만들려 한 이재용의 동화는 김갑수의 한씬 외엔 인상적인 장면을 남기지 못한 촌스런 동화가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