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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J Nov 27. 2021

무뎌진 감각을 깨우는 4분 49초

Taylor Swift의 'Haunted'을 들으며

어느 날, 이동하는 차 안에서 랜덤 하게 재생된 여러 곡 중에 나는 왜 Taylor Swift의 'Haunted' 곡에 꽂히게 됐을까. 라이브로 전해지는 생생한 현장의 함성으로 시작된 도입부터 흩어져 있던 감각을 주목하게 했고, 이윽고 웅장하게 잡아주는 종 사운드, 그 아래 얕게 깔아주는 드럼 스트로킹, 준비하고 있던 의상을 입혀주듯이 감싸주며 각을 잡아주는 신디 등장 후 층층이 쌓이며 흐르는 8마디 인트로 멜로디. 내겐 매력적인 느낌으로 와닿았고, 다른 곡들과는 다르게 볼륨을 더 키워서 듣게 했다. 그리고 이어진 벌스 보컬의 멜로디는 내가 좋아하는 중저음 톤으로 물 흘러가듯이 스며드는 여보컬의 매력적인 보이스로 입혀지고.. 그렇게 1분 30초 사이 취향저격. 나는 결국 매료됐다.



'아, 오랜만에 취향 저격하는 곡을 만났네'


우연하게 취향 저격하는 곡을 만날 때는 일상 안에서 작지만 재미있는 보물을 하나 얻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 4분 49초 동안이 짧게 느껴진다. 더 듣고 싶어서 결국 반복 버튼을 누르는 행위를 하게 만든다. 특히 인트로의 종 치는 사운드는 무뎌진 감각, 잊고 있던 내 또 다른 감각을 깨우게 만드는 의식처럼 느껴진다. 이 곡을 듣는 내내 아직 세상엔 재미있는 일들이 더 많을 것 같고, 더 재미있는 것들을 해낼 수 있을 것만 같은 긍정의 에너지에 휩싸이는 기분을 느낀다. 이 또한 음악이 주는 힘이겠지. 어쩌다 발견되는 취향 저격하는 곡들을 만나면 나는 기분이 좋아지고 마음이 뜨거워진다. 이렇게 우연히 찾아와 준 꽂힘의 자극이 내 무뎌진 감각을 깨우게 되면 머릿속에서 새 도화지를 펼쳐 삶의 다양성과 재미를 그려내 본다. 이 시간이 길었으면 좋겠기에 나는 이렇게 꽂히는 곡들은 인이 박힐 때까지 듣고 또 듣는지도 모르겠다.


이곡을 들으면서 나는 또 다른 삶의 재미를 찾아본다. 어떻게 더 재미있고 멋지게 살아가 볼까 하고. 매일 반복되는 일상도 소중하지만 조금 무뎌지고 흥미를 잃은 부분들은 분명히 있다. 어떻게 바꿔줄까. 보다 즐겁게 재미있게 가꿔가며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분명히 있을 텐데 말이다.


Taylor Swift의 'Haunted'은 아직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흥미로운 것들을 다시 찾아보라고 손짓하는 것 같다. 변화를 주면서 살아가자고 자극하는 에너지 같다. 재미있는 곡이다. 이런 자극을 받게 해 준다니.. 내가 지금 눈감고 있는 것들은 무엇일까, 잠든 감각을 찾아서 곡의 전율에 맞춰 깨워주고 싶다. 나를 둘러싼 일상에서 무뎌지고 심심하게 느껴지는 것들, 기운 없는 것들, 잠자고 있는 것들, 재미없는 것들을 흔들어서 알려주고 싶다. 감각을 열면 세상에는 여전히 재미있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도 많다는 걸 말이다. 


내게 우연히 찾아온 Taylor Swift의 'Haunted'. 본질적 감각을 잠시 잊고 있던 어떤 부분을 자극시켜 좀 더 재미있게 살라고 영감을 불러일으켜 주는 곡. 한동안 내 취향으로 머물 것 같다. 흩어진 감각을 깨워서 좀 더 재미있게 살아가 줘야겠다. 삶의 재미는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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