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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J Oct 20. 2021

"우리 쉽게 살자. 피곤하지 않게"

어쩌다 까칠하게 사는 방식에 익숙한 이에게 홍반장이 하는 건넨 말

환경에 적응하며 사는 인생. 코로나 4단계, 안팎으로 활동 제약하는 기간이 길어지니 집에서 안팎의 일들을 소화하며 바깥 활동을 최소화한 지도 익숙해져만 간다. 외부에서 찾던 유희의 즐거움이 약해지니 풍선효과처럼 유희의 욕구는 내부에서라도 더 찾게 되는 것 같다. 확실히 코로나 이전보다 TV를 보게 되는 시간이 많이 늘어났다. 이제는 요일별 챙겨보는 프로그램들이 생겨날 정도. TV 시청이 늘면서 좀 더 큰 사이즈로 살 걸 그랬나, 하는 생각도 ㅎㅎ




식사시간에 곁들여 '갯마을 차차차’를 매회 챙겨보았다. 본방 시청은 못 하였지만, 저녁 식사 시간마다 주말에 방영된 매 회차를 챙겨 보며 우리도 맛난 식사를 더했다. 답답한 코로나 현실, 잠시 잊고 멋진 공진 마을에 빠져서 즐겁게 힐링할 수 있었던 시간.




등장인물 모두 저마다의 사연을 지녔고, 그 사연들이 잘 어우러져 서로 이해하고 다독이며 사는 정겨운 공진 마을 인심들이 훈훈함을 넘어 부러움을 산다. 어떠한 이웃들이 살고 있는지 관심 두지 않고,  그저 옆집, 윗집, 아랫집 소음 없이 서로에게 피해 주지 않고 조용히 살아가고픈 마음이 익숙해진 이 생활에서는 공진과 같은 마을에 가면 나도 저렇게 저들의 모습처럼 동화되어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많은 이들에게도 사랑받은 올해의 드라마이지 싶다. 마음을 얻는 여러 요소 중 내겐 시각적으로 담은 촬영지 배경이 참 마음에 들었다. 아름답게 잘 담겼다. 좀 더 자연 가까이서 살고 싶다는 욕구가 더 커지게 됐다. 특히 집 앞 바로 시선에 담을 수 있는 푸른 바다가 넘실대는 풍경들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은.


인물마다 수많은 대사로 저마다의 이야기를 엮어냈지만, 그중에서도 내 마음에 깊숙이 스며든 한 대사가 있다. 바닷가 앞에서 홍두식이 (까칠한) 윤혜진에게 건넨 한마디.


“나도 나지만 참 너도 너다. 쉽게 살자. 그렇게 살면 안 피곤하냐?”


내게 남은 명대사. 이 말이 내 마음에 와닿았다는 건, 예민한 고슴도치처럼 살아가고 있는 또 다른 내 모습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쉽게 산다는 건 덜 예민하게 살자는 의미인지도, 그리고 예민해지는 건 피곤한 일임을 상기시켜주는 의미로 스며들었던 메시지. 


하여튼, 어떤 형태로든 좋은 콘텐츠들은 마음에 늘 무언가를 남겨주고 간다. 삶의 풍경도 정화하고, 마음도 다듬어준 올해의 힐링 콘텐츠 또 하나를 얻은 기분, 좋았기에 남겨둔다.


#갯마을차차차 #힐링드라마 #재미있게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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