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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혁 Jun 07. 2018

잠에 드는 것은 소멸된다는 것이다

잠을 자는 것은 휴식이나 행복의 의미가 되지 못한다. 나에겐 그저 살기위한 행위에 불과하다. 잠을 자는 것은 참다 못해 굴복하고 마는 고통이며 삶의 소진이다. 오래 전 유년기부터 그랬다. 잠에 드는 것은 시간이 잘려나가고 공간이 부정되는, 생이 끝나버리는 느낌이었다.

밤 거리를 걷는다. 심야에도 조명이 켜진 방을 발견할 때마다 묘한 희열을 느낀다. 모두가 침묵할 때 동료와 은밀한 눈빛을 교환하는 것과 같다. 그것도 잠깐, 이내 방으로 들어온다. 잠에 들기 위해 어둠의 색을 보고 침묵의 소리를 듣는다. 이렇게 매일 나는 소멸 앞에 선다.

아침이 되면 무거워진 몸을 일으킬 것이다. 그리고 몸보다 더 무거워진 영혼도 함께 들어올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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