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그랬을까?
'글을 쓰고 있다면 당신은 작가 입니다.'
피신하게 된 글로 인한 인터뷰에 내가 정한 주제였는데 , 이 주제는 이후 꽤나 큰 자괴감을 동반했다.
과연 내가 작가인가? 그냥 페북 따봉충인거 같은데 ? !!
제대로 쓴것도 없는 것 같은데 책을 내자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작가인가...
칼럼을 정해놓은 주제와 결말대로 칼럼을 쓴다면 나는 칼럼니스트 인가...
나도 모르게 즐기는 사이' Writer' 명함과 '칼럼니스트' 두개가 따라 다녔다. 정작 더이상 보여주고 싶은 것이 없어 한없이 숨고만 싶었다.
보여줘야 하는 인생
작가의 가장 큰언덕이자 양날의 검은 나를 까발리는 과정에서 오는 결단이 아닐까? 어디까지 나를 보여줘야 할지 선택하는 만큼 글의 재미는 좌지우지 된다. 그것이 허구든 아니든...
너무 쓰고 싶은 글이 있다면, 직접 기자정신으로 취재하며 쓰는 일 도 있지만, 모든 글은 작가의 뇌라는 세계관에서 출발한다. 글로 먹고 살수 있을까? 를 결정 해야 할 시기가 닥칠 때쯤 이것을 깨닫게 되었다.
좋은글은 좋은 사람으로 부터 나온다는 것을...
재미있는 글은 얼마나 까발리느냐에서 시작 한다는 것을...
SNS가 곧 기사인 시대
그렇다면, 왜 까발리기가 싫은 것이냐? 질문을 던질 수 밖에 없다. SNS 초기 진입에서의 문제점은 또한번 발생한다. 뽀샵의 위력으로 생성된 이미지에 대한 자괴감역시 함께 떠안아야 하는 것이다. 인터넷 신문의 이슈성 기사들은 하루의 시작과 함께 볼거리들을 제공해야만 했다. 단순 웹상의 시대에서 SNS시대로 넘어오며 SNS의 크고작은 이슈들은 자극적인 기사로 소비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당시 꽤나 유행성 있던 기사 중 '뽀샵 전후 여성들의 얼굴'은 단골 주제였다. 크나큰 죄인으로 비포에프터가 떠돌아 다녔다. 내가 영상을 찍었을때의 댓글또한 처참 했을 수 밖에 없다. 더이상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게된 계기 이기도 했다. 하루 일과중 하나는 '제발 그것좀 내려주세요.' 로 시작하는 메일 이었다.
그렇다면 소설 ? !
나를 드러내고 싶지 않다면 , 소설을 쓰는 수밖에 없었다. 왜 소설가들이 하나같이 옆모습을 찍느냐?!
이런 합리화를 하며, 소설 대가에게 찾아가 소설을 배웠다.
"니 글은 소설도, 꽁트도 , 뭣도 아니야?!!." 란 호통을 매번 견디던 겨울이 떠오른다. 그런데 별로 좌절은 하지 않았다. 나에겐 근거없는 자신감 같은것이 탑재 되어 있었다. 병- 맛 !이나, 조금의 삐딱함도 섞이지 않은 글은 쓰고 싶지 않았다. 지금 돌아 보니 그 겨울도 역시 '도랏'상태였군...
지식컨텐츠 -
소설이 아닌 활자로 지식컨텐츠를 만드는 다른 경로들이 존재한다. 열심히 인풋하고, 취재해서 그것을 바라본 눈으로 글을 구성하는 많은 전문가들이 있다.개인적 생각이지만 이쪽의 대가는 <완벽한공부법>의 '고영성'작가님 이라고 생각 한다. 그래서 그분의 글을 자주 읽고 스타일을 바꿔 보기도 했다. 모든 배움은 쓸모가 있다 하였는가... 이때쯤에 비쭈코인 기사를 써달라는 분이 계셔서 아무말 코인 기사로 용돈벌이를 했다. 외신번역은 구글 일본어 , 영어가 대신해 주었고, 세상참 편해 졌다는것을 느꼈고, 절묘한 인생의 타이밍 들에 놀라며 산다. 코인 기사는 단기 프로젝트로 끝났다. 왜.냐.하.면. (비트코인이 현재....떡...중략한다.) 그런데 ... 이런 지식 컨텐츠 발행에서 나의 문제는 한 분야에 집중된 인풋이 부족 했다는 것. 발행에 아무 느낌이 없었다는 것이다. 흥미롭고 필요한 글임은 알고 있지만, 다른 전문가 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고영성 작가님께서 나를 한정 짓지 말라 여러번 말씀 하시고 계시지만, 나의 칸막이 안 잠들어있는 먼지쌓인 글들을 먼저 만져 보기로 했다. 누구나 아나운서 처럼 말하기를 꿈꾼다지만 아나운서 처럼 말하는 것에 흥미를 못느꼈다.
다시 너의 , 날 것을 찾아서 -
나를 드러내지 않고 쓸 수 있는 약간의 날글 같은 것들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나를 대신할 누군가를 열심히 찾아 다녔다. 같이 책써보자 얘야 . 나와 함께 장밋빛! 나의 이야기가 아닌, 네! 이야기를 까발리지 않겠니?!! 그리고 오00님을 놓쳤다.(...)?
아니 이미 오마르님은 책이 거의 다 나온 상태 이셨다. (이거 쓰고 보니 꼭, 아!그때 내가 그럴뻔 했는데 같은 세계최강 찌질한 변명 같다.)어쨋든 색이 분명한 사람들을 좋아 하고 관찰 하는 것을 좋아한다. 달리는, 달리고 있는 생생한 이야기들이 좋다. 회사든, 사람이든 꼭 유명하지 않아도, 세상이 시도하지 않은것을 시도하고 있거나, 뒤에서 유해한 이상한 짓(?응)을 하고 계시거나, 전문가의 영역에서 새로운것을 개척하시는 분들을 보면 눈에 뽕이 맞은 것처럼 뇌세포가 찌릿함을 느껴 쫒아 다녔다.
가장 오래 설득하고 있는 분은 '장삐쭈'님이 싫어 하실만 한 , 비트코인으로 돈을 번 20대 사람들 이었다.이사람들 왜 돈만 벌면 자꾸 잠수 타는가! 이글을 보고 있다면 어서 세상으로 함께 나아가자 ! (영업중이다.)
비겁하다.하지만 여성이란 젠더의 이미지안에 숨어 살고 싶었다. 그리고 그 성의 이미지가 까발리고 나댈 때 바라보는 시선들에 다시는 노출 되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이 작업을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저의 레이더 망에 걸릴 분을 찾아, 어떻게든 영입 시킬 꿈을 꾸며 산다.
날것을 찾아서... 파닥파닥 뛰는 당신의 삶을 낚을 예정이다.
네.. 변명은 그만, 제껏부터 낚아 써보겠습니다.
근데 , 회고록이 막 30편 넘을 것 같은 느낌은 무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