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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니공원 Mar 11. 2019

자기개발 히스토리

자기개발, 지식콘텐츠 추천에 응하며-

소설로 처음 책을 만났다. 내가 한국의 순수 문학을 정확히 이해 할리는 없었다. 처음에는 그저 어린 내가 사는 게 좀 힘들어서 펴봤다. 사람이 써놓은 고통과 비극의 문장 하나를 어루만지며 책을 좋아했다. 전부 이해할 수는 없지만 한 문장으로 "그래 니맘알아." 웃어주는 책이 좋았다. 소설과 함께 진득이 아픔을 다 이겨냈노라 오만했다. 인간의 숙제인 밥벌이가 있지 않나... 오만할 수밖에 없었다 핑계를 적어본다.


소설을 어루만지다 다른 성향의 글을 열심히 배우고 읽고 듣는 시기를 보냈다. 배움으로 성장했다는 사람들의 책이다. 10년 전쯤 구글러 김태원 저자와 꿈쟁이 김수영 저자 등의 등장으로 서점엔 자기개발이 성행했다. 세상의 모든 산해진미를 모아 놓은 듯 빼곡한 사람들이 책으로 놓여 있었다. 책을 고르는 안목 같은 건 없었다. 그저 책의 청렴성을 믿고 배웠다. 어떤 책들은 혼내며 가르쳤고, 어떤 책들은 살아온 인생을 편집했다. 어떤 책들은 여러 가지 도전을 해봤노라고 너도 해보라 성화였다. 그래서 그 사람이 뭘 했다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저 글이 들어있어서 읽었다. 우물을 나서 희망을 처음 집어먹어 보았다.


자기 개발서는 훌륭한 편집자 선생님들의 손을거쳐 읽기 쉽게 배열되어 있었다. 후루룩 면발을 삼키듯 읽다 보면 인생이 이렇게 쉬운 거였나. 싶을 정도로 희망을 얻을 수 있었다.
어느 날 말할 수 없는 기쁨이 차오르고, 어느 날은 그럼에도 도돌이 같은 삶에 환멸을, 어느 날은 다시 희망을... 조울증 같은 날들이 지나간 후 더 열심히 개발서를 읽기로 했다. 환각제를 주사하듯 그들을 열심히 먹어 치우고 완벽한 긍정에 빠져 살 수 있었다. 더 많이 벌 수 있으리라는 희망, 멋진 글을 쓸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안고 세상 인자한 이해심을 가진 사람이 되기도 했다. 그런데도 어느 취한 날엔 소설에서 줄 쳐놓은 부분을 안고 잠이 들었다.


단단한 긍정충이 된 나는 사회생활을 조금 잘할 수 있었다. 질문, 대답, 표정, 손짓. 내가 몸과 입으로 표현하는 말이 누구 것인지는 모르겠다. 앵무새처럼 하루하루 내뱉는 말에는 웃으며 던지는 질책, 질투에 웃으며 대답하는 방법, 미소와 함께 날아오는 화살을 가볍게 무시하는 방법 같은 것도 포함되어 있었다. 무엇이든 좋았다. 사회생활을 할 수 있다는, 스스로 날갯짓하고 있다는 생은 그 전보다는 행복한 생이었다. 연애도 할 수 있었다. 사회생활을 잘하기 위해 배운 것들이 연애를 잘하게 해 줬다고는 말할 수 없다. 약간씩 매력을 깍아 무난한 사람이 좋은 사회인으로 통용되곤 하니까...내 배움은 대부분 위험하지 않은 남자,성공할 만한 남자, 내 의사를 무시하지 않는 남자,고통을 잘 견디는 남자, 결국 나와 행복할 수 있는 남자를 찾는데 쓰인 것 같다.


배움이 쌓일 때쯤 연애책이 나오기도 했는데 절판을 신청한 상태다. 곧 부끄러운 글들이 사라진다니 후련함도 크다.아이러니하게 내 책은 그간 먹어치운 개발의 성질과는 거리가 멀었다. 커서를 잡으면 온갖 귀신이 붙은 양 불만이 쓰였고, 내 안에 있는 혐오와 마주하길 반복했다. 우물을 벗어나 느낀 화려함, 희열뒤로 두려움과 자괴감의 몸집은배로 커져 있었다. 엄마가 왜 나를 온실안에 가두려 했는지 혹독하게 느꼈고 제발로 나선 길에 뒷걸음 칠 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희망이 좋아서... 희망으로 맺음하고 싶었지만 그것마저 알 수 없어 쓰지 못했다. 연애할 때 끄적였던 편지. 혹은 어떤 혐오의 지점에서 출발해 맘대로 상상한 것을 웃음으로 맺었다. 책은 재미있어야 한다는 지론이 있었던 건가. 원래 속이 불안정한 사람들이 실없이 웃어 보는 것 아닌가.내 실없어 보이는 날카로운 웃음이 모여 누군가에게 칼이 된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


 배움의 대부분을 좋은 남자를 찾는데 쓰였다는 걸 부정하지 않는다. 결과주의 사회이니 결과로 보자면 그뿐이다. 하지만 실용, 개발서 들로부터 마케팅을 배우고, 다른 사람의 인생 중 어떤 부분을 보고 듣고 일어나고 다시 주저 않고 다시 일어나는 사이 배움으로 인생을 버텼다고 말할 수 있겠다.


하지만 감히 어떤 인생을 살라고, 어떤 성형을 하라고, 어떤 연애를 하라고는 권하긴 어려운 내가 남았다. 누구도 덜 다치는 글을 자기 개발서에선 찾지 못했다. 강한 주장은 다른 편을 소외시킬 수밖에 없으니 자연스례 강한 주장에서 멀어졌다. 개인 성향이라 보면 좋을 것 같다.조금 더 마음을 자주 다치는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내 안에 상처를 한 번도 제대로 안아준 적 없이 개발하며 살았다. 제대로 보려 하지 않았다. 그리고 세상에 나가려 했던 나는 쉽게 무너지고 다시 일어나고, 또다시 무너지길 반복할 수밖에 없었다. 벽지를 새로 발라도 퍼지는 곰팡이 처럼 내면의 균열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래도 할 수있다고 사방으로 방향없이 달리던 나는 결국 부러졌다. ‘내가 키우고 발버둥 쳤던 긍정과 개발의 골조물이 고작 이 정도라니’ 주저앉아 버렸지만 고통의 지점에 다가가 보고 나서야 연유를 알 수 있었다. 나와 대화 시간이 현저히 없었다는 걸...


밥벌이의 고됨 만으로 인생은 훌륭할 수있다. 오늘도 세상은 수려한 수사로 당신의 문제를 끄집어내고 해체해 비교시킨다. 빈번한 빈도로 문제를 만들어 격양시킨다. 그대로 행복하다면 배움 없는 삶으로 행복하게 살고 있을지 모르겠다. 정작 배워야 할 사람은 누구인지 가끔 물음표를 떠올리곤 한다.

반면 요즘 젊은 세대는 솔직하다. 그들은 부러울 정도로 주관적이고 개인성향이 강하다. 어른의 말을 거부하며 시종일관 ‘그래서 어쩌라고요?”표정으로 임한다. 개인적으로 좋은 자세라 생각한다. 누구 말을 듣기보다 맘대로 행해보며 글을 참고하고 보완해 가는게 실제 성공에 가까운 삶일 테니...


소설가 헤이수 선생님께서는 연예인들의 공황장애에 대해 이야기했다. 나와 대화 않고 계속해서 다른 사람을 연기하다 보면 분열이 커진다는 내용이었다. 생각건대 매 순간 사회에서 연기자로 사는 우리의 삶도, 나의 삶도 다르지 않았다. 하루에 십 분이라도 온전히 나에 대해서 생각하고 대화를 시도하는 명상을 추천해 주셨다. 명상이란 단어가 거창하지만 그저 나를 떠올리며 멍 때리는 것도 좋다.


나는 내 삶에서 해결하고자 하는 갈등이 개발과는 조금 동떨어져 있다는 걸 나주 긴 시간을 개발하다 알 수 있었다. 행복에 대해 심도 있게 다룬 최인철 교수님께서는 책 <커넥티드>의 한 부분을 소개하신 적이 있다. 행복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에 대한 그래프를 보여주셨다. 행복한 사람은 행복한 사람끼리 촘촘한 점으로 몰려있고 행복과 동떨어진 사람들은 여백이 큰 점으로 낙오되어 있다. 점찍혀진 행복과 불행 중 낙오되어 댕강 떨어진 점이 내내 눈에 밟혔다. 내가 행복한 척 살 땐 분명 행복한 사람들과 어우러저 지낼 수 있었지만 내 안에 불행이 들어있어 지속 가능하지 못했다. 공황 장애를 격듯 스스로 낙하해 버리길 반복했다. 어떤 개발을 하고 어떤 옷을 입든 결국은 그 지점으로 낙오되어 홀로 떨어지길 자처했다.


고통에 집중할 수 있는 용기가 없어, 그간 자신을 버려두고 살았지만 책을 읽고 버텨온 인생을, 개발의 도움은 컸다. 행복에 가장 큰 역할을 한다는 배우자를 선택할 수 있었다는 것 만으로 감사한다. 그런 배우자를 만난다고 급작 인생이 장밋빛으로 물들진 않지만, 제 인생을 그대로 안아 줄 만한 소울 메이트를 만났다. 때론 불같이 싸우며, 때론 사랑하며 각자의 아픔을 보듬으며 살고 있다.


해서 아픔의 지점으로 돌아가 쓰는 인생을 살고 있다. 아픔을 쓰기 위해서도 자격증이 필요하다니 결국 문학 지망생이 되었다. 나를 그대로 바라보고 사는 현재는 고요하다. 날개를 펼친 삶도 좋았지만 땅에 굳건히 발을 올린 삶도 좋다.화려하진 않다. 생은 원래 그런 것 아닌가. 행복에만 기대어 매몰 되기엔 생은 얼마나 짧은가... 내가 끄적인 마중물들이 쌓여 어떻게 나올지 역시 장담하지 않는다.


장담이란  장담할 수 없는 것에 기댄 으름장 아닌가...

완벽한 논리란 완벽하지 않을 때 하는 말이 아닌가...

완벽한 성형이란 세상에 없는 것 아니던가.


수많은 산해진미 중 살아남아 읽히는 임경선 작가님을 좋아한다. 살아온 글과 생각을 가감 없이 내놓으시고 그저 내 글을 스치듯 참고만 하라는 붙임도 좋다. 시대가 좋아 오디오북으로 들을 수 있다. 임경선 작가님의 <고민이 고민입니다> 오디오북을 추천해 본다.

http://view.asiae.co.kr/news/view.htm?idxno=2019022814201233275

미학적 문장들로 위로를 더해준 김애란 작가님은 종이책으로 권해 본다. 나에게는 아직도 삶이 거대하게만 느껴진다. 삶의 문장이 오디오로 귀를 스쳐 바로 유레카가 될 일은 없을 거라 생각한다. 여러 번 듣는다면 가능할 수도?! 동시대를 살고 있음에 감사한 작가님. 윌라 오디오북에<바깥은 여름>이 있다.


최근엔 개발서와 담을 쌓은 상태다. 하지만 내가 아는 한 훌륭한 담론들을 가장 많이 읽었을 것 같은 분이다. 존경하는 조원경 국장님의 <나를 사랑하는 시간들>20대의 나였다면 묻지 않고 읽었을 자기 개발서.문장 또한 수려하시기로 유명하다.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php?bid=14524144


내가 조금 더 어린 시절에 출판되었다면 좋았을 것 같은...(왜냐면 나는 공부를 못한다고 생각해서 일찍이 공부를 안 했기 때문) 공부또는 일을 못해서, 서툼으로 조금 낙오되어 있다면? 방법서 끝판왕... 같았다.<완벽한공부법>


꿈쟁이 김수영 저자님을 내맘대로 덧붙임 하고 싶다. 그냥 좋아하니까... 보면서 많이 버텼던 20대가 생각나서...그때 몇 안되는 솔직한 개발서를 쓰셨고, 작가님의 인생 스토리를 사랑한다. 계속해서 마음에 관해 이어 쓰고 계시다.


어느새 머리에 마구니가 가득 찬 나이에 도달했다. 지식 플랫폼 중 아는 작가님께서 대필한 콘텐츠도 눈에 띄고, 인생에, 돈에 비법 따위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내가 행한것, 글자로 박아 놓은 것은 것만 남았다. 빨리 간다는 사람들의 글을 읽고 속아 본 적도 많았지만 결국은좋은 개발서는 그런걸 알려주었다. 어린날 구석에 쪼끄라들어 있던 나에게 바람을 넣어준 많은 멘토를 상기하며 감사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뭐든 서툴고 느려 혼난 기억이 많았던 어린날에 희망을 줬던 글자들에 감사한다.


플랫폼에 대한 애정으로 윌라를 여러 번 소개 해 주신 마케터 선생님의 노고에 감사한다. 그럼에도 살아온 만큼, 읽어온 만큼만 쓸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라 이렇게 밖에 소개할 수 없음에 유감을 전한다.


자기개발을 옹호하지 않는 다는 입장에 서서 쓰려 했지만 쓰고보니 자기개발 예찬이 되었다. -_- ) 인생을 바꿔 줬으므로 ... ㅎ 제대로 된 개발서는 사람을 세우고, 이상한 개발서는 많이 위험한 것 같다.라고 결론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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