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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예림 Mar 03. 2024

그때, 당신은 주인이었나요?

매 순간이 빛나는 당신. 

어제, 이젠 언니고 친구가 된 예쁘고 사랑스러운 언니와 하루 종일(장장 12시간) 함께 했다. 

내 기준에 언니는 퍽 아름다운데, 

자신이 예쁜 걸 잘 모른다. 


집에 놀러 오고 싶다는 말에 자신이 귀하고 예쁘다는 걸 어떻게 알려주면 좋을까 고민하다, 마트에서 생연어회와 새싹채소를 샀다. 햇반을 데우지 않고 집밥을 했다. 미역국을 끓였다. 엄마표 밑반찬이 정성 점수를 높였다. 

언제나 거울처럼 자기를 들여다보면서 성찰하는 언니는, 오자마자 자신의 최근을 솔직하게, 사랑스럽게 나눠 줬다. 어떤 얘기든 간에 자신의 진솔한 이야기들은 사랑스럽다. 이른 오전이라, 아침을 달려온 이를 위해 바닥을 덥혀 두었다. 조금 편하게 릴랙스 하도록 잠시 누 우려냐고 묻고, 편하게 그라운딩 하는 동안 밥을 차렸다. 


정성 담긴 집밥을 먹고, 차담을 나누다, 그녀와 TRE세션을 진행하고, 과일을 조금 먹고, 양재천으로 나갔다. 


“저는 편안해지고 싶어요. 내면의 소리를 잘 듣고 싶어요.” 


“스스로 왜 이렇게 상황과 환경에 맞출까, 누군가에게 휘둘려하고 싶지 않은 일조차 해야만 하도록 흘러가는 것 같을 때, 스스로의 주인인가를 물어봐야 해요. 실은 누구도 나를 흔들 수 없어요. 자신의 주인 된 권리를 쉽게 남에게 내어주지 말아요. 우리가 지켜야 할 건 하나예요. 내 삶의 주인이었는가.” 


“관계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그래도 될까 망설여져요.” 


그대가 스스로 주인으로서 하는 말과 행동으로 멀어질 관계라면, 그 관계는 이미 없는 거예요. 그대의 말&행동과 관계없이, 인연의 시간표가 끝나기 전엔 관계는 끝나지 않아요. 당신이 끝나기를 원하지 않는 한, 관계의 주도권조차 당신에게 있어요. 관계와 관계없이, 그대는 그저 주인이 되세요.” 


햇살을 맞으며 양재천을 걸었다. 매일 7 천보가 부담스러웠다는 그녀는, 무려 14 천보를 걸었다. 차가운 바람과 따스한 햇살이 상쾌하고 아름다웠다. 그를 위한 대화인 듯, 나를 위로하는 대화인 듯, 서로를 위한 대화가 침묵을 중간중간 양념으로 하여 흘러갔다. 


”저, 주디 님을 돌봐드리고 싶어요. “ 


천변의 차가운 바람을 맞아 상쾌하게 출출해진 속을, 돌봄의 진심 가득 담긴 뜨끈한 쌀국수로 채우며 우리는 귀하고 빛나는 존재가 되어 서로를 비췄다. 

”언니라고 불러도 되나요? “ 


”와… 너무 좋다! “ 


나는 사랑을 하는 사람이구나. 우리는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이구나. 정성과 환대는 주는 게 아니라 주고받는 거구나. 그녀가 머물다 간 자리를 치우며 눈물이 핑 돌았다. 


언제든 누구 와든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존재로 살아간다는 것이 축복인, 자기 발견의 시간이었다. 연결감이 충만한 존중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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