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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진혁 Sep 29. 2015

그래도 꽃은

 








겨울이 시작될 무렵에

그대와 약속했다



봄이 와 다시 꽃이 피면

함께 꽃 길을 걷자고,

흩어지는 꽃잎을 맞으며 발을 맞추자고

약속했었다




어느새 봄이 성큼 다가와


낮이 길어지고

가지 위로 초록빛이 움트며


그대와 걸을 꽃 길이 지천이지만







사실 난

아직, 황량한 겨울에 머무르고 싶다.





봉오리 틔우는 가지를 꺾어서라도


기대하는 봄이

아니 오길 바란다.







내가

그저 봄 기다리는 사람이고 싶다.











겨울을  함께했던 연인은 봄을 약속했고


그대 없이도 꽃은 피기로 했으니.

아직은, 아직까지는,


고대하는 봄이 아니 오기를 바란다.







Painted and Written by

Lee Jin-Hy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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