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조각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진혁 Sep 30. 2015

아무도 모른다








무언가 걱정하거나 기대하고
잊지 않으려 애써 그리워하고

슬픔을 안고 인내하며
그런 감정들 속에서 아파하면


무언가 달라질 것만 같았다.



이렇게 힘들게 버티고 있으니까
기대하는 만큼
그리워하는 만큼
슬퍼하는 만큼


그 감정의 크기와 인내 만큼,
무언가로부터  보상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신을 믿지도 않았지만,

네가 돌아오지 않는다는 걸 알았지만



내 감정이 얼마나 큰지 알게 된다면,
얼마나 큰 마음을 갖고 있는지 알게 된다면,

얼마나 큰 슬픔을 안고 있는지 알게 된다면.



그렇게 된다면


그 누구든

내 슬픔을 알아주고 

이해해주고.



그로 인해 무언가 달라질 것만 같았다.





그러나
정말 너무 당연하게도


누군가가 나의 마음을 헤아리려 하는 것 조차 쉽지 않은데

나의 마음을 알 수는 없었다.



그래서 정말 당연하게도


아무것도 달라지는 건 없었다






더 많이 그리워한다고
그 사람이 돌아오는 건 아니었다.


더 많이 기대한다고
기대가  실현될 확률이 높아지는 건 아니었다.


더 많이 참아 낸다고
그만큼 더  성숙해지는 건 아니었다.


더 많이 느끼고 생각한다고
무언가 달라지는 건 아니었다.









감정에 대한 보상은 없다.












발이 시리다면

신을 신고 따뜻함을 찾아 나서야 한다



언 땅 위에
맨발로 오래 서 있는다고


땅이  따스해지지 않으며


누군가 그 인내를 가상하게 여겨
털신을 가져다 주지 않는다








그대가 그 차가움 위에 있다는 것은

























Painted and Written by

Lee Jin-Hyuk

매거진의 이전글 이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