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가 늘지 않는 것 같아. 간절해 보이지도 않고. 계속 시키는 게 맞을지 모르겠어."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 참아왔던 말을 입 밖으로 냈다.
왠지 한심하게 나를 보는 녀석들. 마치 짠 것처럼 추임새까지 넣어가며 쿵치치딱치치 하는 말이
"야구 하나만 매일 4시간씩 3년이나 해 왔는데 그게 간절한 게 아니면 대체 뭐가 간절한 거냐? (그렇지!) 너는 그렇게 꾸준히 한 게 먹고 싸고 자는 거 말고 하나라도 있느냐? (그러게!) 애한테 절대 그런 소리 말어. (절대!) 그런 생각도 말어. (말어라!)"
그러게. 정말 그러네.
아이는 간절함을 행동으로 과정으로, 곧 삶으로 증명해 왔는데, 나는 한낱 결과로 그 마음을 재단해 버린 것이다. 간절하지 않아서 그래, 노력이 부족해서 그런 거야, 할 수 있는데 더 안 하고 있잖아 하며.
"너라면 그렇게 할 수 있겠냐?"
가슴이 찌릿, 숨이 턱 막혔다. 나는 못하지, 아이는 해내고 있고. 결국 또 미안한 마음만 늘었다.
그나저나 이 녀석들이 언제 커서 이렇게 옳은 말도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