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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르시 Feb 06. 2024

불을 켜지 않아도 되는구나

어제

이사로 들어갈 집을 처음 보러 들어가게 되었다.

탑층인데..

생각보다 어둑어둑 했다.

10년된 아파트라 그런가.. led전등이 아니어서 그런가..

많은 생각을 했다.


집에 돌아와서 남편과 얘기하니


'불 안켜두어서 어두웠던거야'라는 말에 깜짝 놀랐다.


지금 현재 사는 빌라는..

하루가 시작되면 커튼을 활짝 열어도

무조건 불을 켜야 한다.

앞뒤가 막혀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사갈 집은 불을 키지 않고 

비가 그렇게 내렸던 그 날씨에도 생활 할 수 있다는게 신기했다.


불을 켜는게 당연한 세상에 8년 살다보니.. 다른집도 그럴꺼라고 생각했던것 같다.

이사하면 과연 행복할까? 그렇지도 않을것 같았다.

넓은 집으로 가면 시부모님을 부양해야 된다는 부담감이 더 크게 다가온다. 방하나 비었으니까..

그리고 더 가까이 살게 되는 상황이 되니까..


그런 생각에 모두 다 취소하고 지금 사는곳에 살까 했다가..

그냥 이왕가는거 가보고.. 

가서 취소하던 정리하던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 시기로 너무나 힘들때..

소원이 있었다. 빛이 들어오는 집에 살고 싶다는 소원.

그거면 될것 같았는데..

막상 빛이 들어오는 집 이사가려니..

계속 전업주부로 살고 싶다.


그리고 부모님의 부양도 온전히 다 혼자 떠맡고 싶지 않다.

그런데 그런것들이 충족된다고 나는 또 만족할까? 그렇지 않을것 같다.

지금 상황에서 내가 힘들지 않고 스트레스 받지 않는선에서 감내하고 해나가자.


어머니 병수발은 지금 나는 더 이상 함께 가지 않는다.

다녀오면 내가 남편을 괴롭히고..

나도 수술한지 한달 겨우 넘었는데.. 내몸 제대로 관리 못하는 상황에..

남을 돌봐 드리는건.. 

나에게도 나의 가족에게도 좋은 일이 아닌것 같다.

이기적으로 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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