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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르시 Nov 12. 2024

나에게 보내는 위로

상담을 다녀야 할까.. 우울증일까

헛 살아온거 같지..

새벽한시까지 공부해도..

뒤에서 꼴등하는 네 모습이 자꾸 기억나지?


집중하고 싶은데 집중 못하고..

노트에 줄만치는 네 모습 계속 생각하며..

나는 왜 이렇게 효율적으로 공부못하고..

엉덩이 붙이기만 하고 있지 싶지..


공부가 다는 아니지만

공부머리도 없고

일 머리도 없는 내 모습이 한심하지..


그렇다고 사람과의 관계도 뛰어난게 아니고

회피하고 싶지도 않은 내 모습이 한심하지..


이 모든걸 네 자식이 닮고 있는것 같아서 너무 괴롭고..

그 간격을 어떻게 메워야 하나 괴롭지..


능력은 안돼면서 완벽하고 잘난건 보이고 싶고..

성공한 친구들 보며.. 나도 같은 학교 나왔는데 나도 그정도는 되야 하지 않냐며 나의 학벌을 위로하지만

그만큼의 노력은 또 너는 안하지...


그리고 너는 합리화하지...

아빠가 알콜중독이였고.. 학창시절 제대로된 보살핌이 없어서 그래서 트라우마라고

6살때 내 곁에는 보호자가 없어서 그냥 혼자 시장돌아다니는게 하루의 낙이였던 네 어렸을때 모습..


나랑 놀아줄 부모도 형제도 없었기에 

돈이 있으면 친구들이 곁에 생기는걸 깨닫고..

엄마돈 가져가서 친구를 사준게 ... 도둑년이 되어버렸던 삶..

난 크게 잘못하고 싶지 않았는데.. 너무 망가졌던 삶.


00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 계속 노력했던 아이잖아..

반에서 꼴등만 계속하다가도...

네가 잘하는 단원 만나서.. 수학경시대회 문이과 통틀어서 1등도 한 아이잖아..


너.. 7%나 되는.. 학자금 대출 이자 매월 20만원씩 내야 하는 상황에..

기숙사 생활과 전공책..돈 벌어야 하는 상황에서.. 학교 포기 하지 않고..

너 졸업했잖아..

너 그러면서 공부 포기 하지 않았잖아..

새벽 4시까지 공부하고... 아침 7시에 나가서 다시 시험준비하고..

그래도 꼴등해도.. 너 공부 포기하지 않고... 졸업장 받았잖아..


그렇게 노력해도 꼴등하는 

네 모습이 너무 한심해서..

울면서 학교 수업도 들었던 아이잖아..

결국엔 수업 끝까지 들었잖아... 그 과목 이해는 못했지만.. 포기하지 않았잖아..


우체국 계리직 시험...

남편이 코로나로 일이 2년넘게 없을때..

삶이 막막해서... 새벽 4시에 일어나서 공부하다가 아침에 출근하고.. 저녁에 돌아와서.. 공부하고 ..

어쩌면.. 넌 그런데... 그 시간을 회피하고만 싶어서.. 제대로된 공부는 안하고.. 시간채우기만을 위한 공부만 했다고.. 스스로 비난하지만... 

그래도 노력했기에... 다음번에 공부할때는 그렇게 공부하지 않겠다고 깨달았잖아..


경력단절 1년후..

새로운 직장 들어갔을때..

무시하는 사수를 보며... 난 물경력 맞구나 스스로 엄청 비난했잖아..

그치 물경력 맞지..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배우려고 노력한 아이잖아..

그 사수... 동료들이.. 다 욕하는 나쁜 사수였잖아.. 네가 잘못된건 아니야..

모를 수 있어 배우면돼.. 


지금의 직장..

일이 없다보니.. 시간이 너무 비고.. 그 시간에 무력해져서.. 더 우울감이 찾아오는 나..

월급을 받는데... 월급루팡하는 내 모습에 더 좌절하잖아..

하지만.. 초반에 계속 공부하며 일해서.. 모든일 준공 잘 끝났잖아..


아이.. 

너무 내향적이고 다 네탓이라 하지만..

아이.. 인사도 잘하고... 그래도 친구를 좋아하기에.. 계속 실패를 맞봐도..

만나려고 하는 아이잖아.. 그럼 희망이 있는 거잖아.

그리고 무엇보다 다 건강하잖아.


그럼 우리에겐 희망이 있어.

자꾸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자꾸.. 실패한것만 곱씹지 말아.

나 닮아서 어떻게 나 닮아서 친구 없으면 어떻게 그만생각하고..

우리 좀 이제 생산적으로 생각하자..


너 우울감 반복하고 싶지 않기에 지금... 이렇게 노력하는 멋진사람이잖아.

그러니 다시 일어나자.

너무 잘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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