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학생의 마음으로 새 출근을 하다
이직을 결심하고 새로운 회사에 출근하게 되었다. 문득, 한 카페에서 발견한 첫출근한 아르바이트생이 떠올랐다. 갓 스무살이 된 그녀에게서 묘한 긴장감과 즐거운 스트레스가 느껴졌다. "손님이 없을땐 편히 쉬어도 좋다"는 사장의 말에도 연신 "아니에요!"를 외치던 모습을 바라보며, 나 역시 이런 날이 이렇게 빨리 다가올 줄이야.. 첫 출근을 한 지 보름이 지난 지금. 삶이란 참 재밌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제아무리 자신의 의지로 할 수 있는 일이 적다는 것이 현생이라고 하더라도, 의지(계획)와 달리 새로운 일상이 펼쳐진다니. 이렇게 다른 환경에 접할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행운이다. 흥미 없이 지내던 나를 끌고 가는 힘의 원천은 무엇일까.
나이 서른을 훌쩍 넘기고 새로운 시작을 한다는 건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일임이 틀림없다. 처음 본 사람들 앞에서 서른셋 버전의 자기소개를 하는 일에도 용기가 필요하다. 새로운 사무실에서 새로운 동료들과 커리어를 이어가는 요즘은 하루하루 회사에 나가는 것이 '재밌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2023년 가을은 이렇게도 흘러간다. 얼마나 재미난가. 새 회사에서의 이렇다 할 목표나 비전은 세우지 않았다. 다만, 아무쪼록 후회와 권태없이 매일매일 흥미로운 일들을 쫓다보면 무언가 즐거운 쪽으로 흘러가고 있을 것이라는 확신만 있다. 묘한 긴장감과 즐거운 스트레스 속에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