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꾹꿍 Jun 27. 2017

아이 없는 완전한 삶

'아이 없는 완전한 삶' 책 후기

아이 없는 완전한 삶 (엘렌L. 워커)

아이가 있어도 불행할 수 있듯이 아이가 없어도 행복할 수 있다.


나는 이 책 제목이 마음에 든다.


마치 우리 부부를 소개하기를  '결혼 8년차에 아이가 없는 부부'라고 말하기 보다 '8년차 신혼부부'라고 소개하면 더 기분이 좋아지듯 말이다.


책을 쓴 작가는 미국의 임상심리학자이며 결혼은 했지만 아이가 없는 사람이다. 그녀는 상담을 하면서 아이가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듣고 그들과 나눈 이야기를 책으로 써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그녀가 말하길 아이가 없는 3가지 유형이 있다.

 어쩌다 보니 아이 없이 살게 된 사람들

 아이 없이 사는 삶을 스스로 선택한 사람들

 마음과 달리 어쩔 수없이 아이 없이 살게 된 사람들  


나는 이중에서 세 번째 유형에 속한다. 몇 년간은 극심한 난임스트레스를 겪기도 했다.


* 브런치에 '셀프 난임 치유기'를 연재하고 있다.


다행히 지금은 몸과 마음의 건강을 회복한 상태로 지금의 삶에 만족하며 살아가고 있다.

책 인트로에서 아이가 없는 부부를 'childless'가 아닌 'childfree' 라는 용어를 쓴다. 난 이부분에서 행복한 미소가 지어졌다.


- 'childless'라는 용어에서 중요한 무언가를 놓친 상실감이나 슬픔이 느껴졌다. 그래서 'childfree'라는 용어를 쓰기로 했다. 자녀 양육 대신 다른일에 '자유로이' 에너지를 쏟는 삶을 암시한다.


아이가 없다는 것은 누군가는 '결핍','미완성' 인 부부로 말할지 모르겠으나,

우리 부부에겐 아이가 없는 그 빈공간을 서로에 대한 사랑으로 꽉꽉 채워넣어 그 빈 공간감을 느끼지 못하도록 살고 있다. '결핍' 또는 '미완성'이라는 표현을 결코 쓰고 싶지 않다.

우리에겐 childless 가 아닌 childfree 가 되어가고 있음을 느낀다.


평일 저녁 일찍 퇴근하면 남편과 나는 맛난 저녁을 사먹고

집에 와 함께 뉴스를 본다. 그러다 요가 매트를 깔고 요가를 하기도 하고 또는 라디오를 들으며 글을 쓰거나 책을 본다. 내가 내 맘대로 내 시간을 쓰고 있다는 느낌을 충만하게 받을 때가 많다.


나는 아이가 없는 사람들 중에서 저녁 무렵이면 권태와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이 있는지 궁금했다. 아이들과 도란도란 시간을 보내는 부모들의 모습을 상상하면 그런 감정을 느낄 수도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런 사람은 없었다.
나와 인터뷰한 사람들은 저녁 시간을 즐겁고 보람 있게 보내는 방법을 터득해 많은 혜택을 보고 있었다.저녁과 주말에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란 삶이 주는 선물이다.
그러니 이런 기회를 소중히 여기고 당연시하지 말아야 한다.


나는 아이가 없기 때문에 생겨난 여유 시간을 가치있게 잘 써야한다고 생각했고 이를 잊지 않고 살고 있다.


책에서는 나처럼 아이가 없는 사람들이 아이와 함께하는 행복한 시간을 상상하며 외로움을 느끼기보다 즐겁고 보람있게 보낸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주어진 시간을 당연하게 여기지 말고 가치있게 써야한다고 말한다.


이 쯤에서 이 책의 내용을 오해하는 사람이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 보완하고 싶다.

이 책은 절대로 아이가 없는 삶이 아이가 있는 삶보다 더 낫다! 라고 평가하는 내용이 아니다.

책의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은 아이가 있든 없든 자신의 삶을 충만하게 채우고 감사하면서 즐겁게 살자는 내용이다. 이유없는 죄책감과 불안에 시달린다면 '괜찮아' 라고 말해주는 그런 책. 어떠한 상황 자체가 행복을 결정해 줄 수는 없다.


나는 지금의 내가 좋다. 지금의 우리 부부가 좋다.


모진 풍파가 나를 스쳐 지나갔고 온몸으로 그것들을 감내한 이후의 지금의 내 삶은 매우 균형 잡혀있고 안정적이다. 이겨냈기에 지금의 평화가 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이 없이도 '완전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충분히 행복하다고 말하고 싶다.


 아이를 낳지 않은 것을 내 인생의 손실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아이가 없는 사람들 중 하나인 캐리는 나와 상담을 마치면서 이렇게 말했다.

" 나는 내 인생이 좋아요. 정말 좋아요. 내가 선택한 것들로 이루어진 인생이니까요"

아이없이도 완전한 삶을 살고 있는 꾹꿍부부


매거진의 이전글 같은 상황의 위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