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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개연성 Jan 09. 2021

음식으로 식이장애 극복하기

사진 출처 @iamhariee
이 글은 인터뷰를 바탕으로 각색한 글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보름달약방의 ‘하리’입니다.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이고 그 가치를 실현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보름달약방은 사람들이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만들게 된 유튜브 채널이에요. 제가 보름달을 좋아해요. 보름달과 초승달을 순환하는 달을 보면서 삶을 싱크(sync)할 수 있잖아요. 달의 변화, 여자의 경우 매달 일어나는 몸의 변화, 계절의 변화가 순환으로 이뤄진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의미를 담아서 ‘보름달약방’이라고 이름 지었어요. 언젠가 내 몸에 약이 되는 삶의 모든 활동을 담는 ‘약방’으로 키우는 게 목표지만 현재는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건강한 요리를 콘텐츠로 보여주고 있어요.


보름달약방에서 소개하는 건강한 음식들



음식에 대한 집착과 함께 온
식이장애


저는 천성적으로 디자인과 미적인 것에 관심이 많았어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까지는 음식에 대한 호기심도 많았고, 맛있고 예쁜 음식도 좋아했어요. 그런데 이런 음식들이 그 당시에 제가 추구하던 마른 몸과 가치가 상충되더라고요. 그것들을 다 먹으면 살이 찌니까요. 음식이 내가 좋아하는 것인 동시에 피해야 하는 것이다 보니 음식에 대한 부정적인 집착이 생겼어요.


처음에 건강하게 살을 빼려고 시작했던 다이어트가 집착이 되면서 거식증이 됐어요. 음식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 때문에 조금만 먹어도 엄청나게 살이 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거식증과 폭식증을 왔다 갔다 했죠.


세월이 지나서 완전히 극복했다고 생각했을 때조차도 음식이 아닌 다른 것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거식증이 다시 오더라고요. 그때 식이장애가 정말 강력하구나, 사람의 정신을 장악하는 것이구나 깨달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걸 어떻게 영원히 극복할 수 있을까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죠.


“음식이 내가 좋아하는 것인 동시에 피해야 하는 것이다 보니 음식에 대한 부정적인 집착이 생겼어요.”


유튜브로 이것저것 찾아보다 자연식물식을 하는 해외 비건 유튜버들을 처음으로 알게 됐어요. 그 콘텐츠들을 보면서 음식에 대한 공포를 없앨 수 있었을 뿐 아니라 음식이 우리 몸의 에너지원일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 모든 음식이 나쁜 게 아니라, 음식의 종류가 중요한 거더라고요. 음식을 바라보는 개념을 이전과 다르게 새롭게 정립하게 되었죠.


자연식은 외국에서는 ‘whole food’라고 하는데, 자연에서 오는 그대로의 음식을 먹는 것을 말해요. 그게 식물 위주이면 자연식물식이죠. 자연식물식을 하는 사람들 중에 식이장애를 겪다가 자연식물식으로 넘어온 사람이 많아요. 자연식과 같은 건강한 음식은 확실히 몸에 좋은 영향을 줘요.



건강한 음식이 가져다준
삶의 변화


과거에 남편이 소화불량을 겪는 경우가 많았어요. 감정 기복도 심했고, 만성피로와 무기력함도 있었고요. 그래서 저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남편의 식습관에 맞는 여러 가지 방법을 찾아보다가 ‘Whole30’라는 식단을 발견했어요. 인공적인 방부제, 몸에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유제품, 밀가루 등을 한 달 동안 전혀 섭취하지 않으며 내 몸에 일어나는 변화를 살펴보는 식단이에요. 한 달 동안 식단의 변화로 남편의 일상적인 기분이 좋아지고, 피부가 깨끗해지고, 체중도 많이 빠지는 걸 봤어요. 음식으로 삶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걸 확신하게 됐죠.


저는 어릴 때 미국으로 교환 유학을 가서 일 년 동안 산 적이 있는데, 그때 패스트푸드를 많이 먹으며 건강이 무척 안 좋아졌어요. 그리고 바로 다음 해에 이번에는 오스트리아에서 정반대의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가족과 일 년 동안 살게 됐어요. 린츠라는 도시 외곽에 살면서 자연친화적으로 생활하는 가족이었는데, 음식을 단순히 배를 채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 행복하기 위해 만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그 과정에 동참하면서 행복감도 많이 느꼈고요. 그걸 계기로 요리를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지금은 몸에 좋고, 입에도 맛있고, 정신적으로도 힐링이 되는 행복한 요리를 추구하고 있어요. 보름달약방에서도 자연식의, 최대한 가공을 안 한 음식 위주로 소개하고 있고요. 인간이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음식은 피하고 지구가 우리에게 주는 그대로의 음식을 주로 다뤄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조금 더 채소 위주의 식단을 구성하려고 하고요. 그러면서도 정신적으로도 즐길 수 있는 요소도 있어요.


예를 들어 글루텐프리/그레인프리 바나나브레드 영상이 제 콘텐츠 중 지금까지 가장 인기가 많은데 건강하지만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빵을 찾는 사람들 때문이지 않을까 싶어요. 빵을 좋아하는 사람이 우리나라에 엄청 많잖아요. 저도 밀가루와 설탕, 글루텐을 포함하지 않으면서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빵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만들게 된 레시피거든요. 그 레시피에서는 설탕 대신 바나나를 좀 더 많이 으깨서 넣었고 아몬드가루를 사용했어요. 건강하지만 지루하지는 않죠.



▼보름달약방의 글루텐프리 베이킹 영상▼



You Are What You Eat


너무 클리셰 같지만 서양에는 ‘You are what you eat’라는 말이, 우리나라에는 ‘약식동원(藥食同源; 질병 치료를 위해 사용하는 약물(藥物)과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음식물(食物)의 근원(根源)이 동일하다)’이라는 말이 있어요. 세상을 아주 작게 쪼개 보면 근본적으로 모두 같은 요소로 만들어져 있어요. 그것이 어떻게 집합되어 있고, 형태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냐에 따라 다른 물질이 되는 거죠.


정말 우리가 먹는, 몸에 집어넣는 것이 우리를 만드는 것 같아요. 그렇게 생각하면 어쩌다 한 번씩 안 좋은 음식을 먹을 수는 있겠지만 되도록 좋은 음식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것이 우리의 세포를 구성하고, 내가 생각하는 방식과 기분을 결정하고, 그것들은 내가 어떤 행동을 취하게 하고, 그 행동으로 인해서 나에게 어떤 결과가 발생하니까요. 음식이 에너지를 가져오고, 삶이 빚는 재료가 되는 거예요. 결국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음식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은 행복하게 살고,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꼭 필요해요. 우리는 모두가 단순히 오래 살고 싶은 게 아니라 행복하게 살고 싶잖아요. 매 순간순간이 행복한 경험으로 가득 찰 수 있으려면 건강이 꼭 뒷받침돼야 해요. 그리고 몸이 아프지 않고 정신이 맑을 때, 뭔가에 깊이 파고들어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궁금한 거 질문 Q&A


한국에서는 자연식을 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하리: 우리나라에서는 자연식 위주의 식사를 하는 게 외국에서보다 쉬울 수도 있어요. 우리 선조들은 거의 자연식물식을 했거든요. 다만 회사 등 사회생활에서 음식을 하나로 통일해야 하거나, 점심을 꼭 같이 먹으러 가야 한다는 의식이 있어서 어렵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음식에서 각자의 다른 취향과 식단을 이해하고 존중한다면 건강하게 먹는 라이프스타일을 실현하기가 더 쉬울 것 같아요. 그리고 그런 것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레스토랑에서도 자연식 혹은 자연식물식의 건강한 메뉴를 찾기가 훨씬 쉬워지겠죠.


건강하게 먹고 싶은데 요리는 귀찮아요.

하리: 건강하게 먹는 데에는 요리를 즐기는 사람을 위한 다양한 요리를 하는 방법이 있는 반면, 요리가 귀찮은 사람을 위한 심플하고 쉬운 방법도 있어요. 정말 쉬운데 맛있는 요리 방법도 분명 있고요. 예를 들어 밥과 아보카도에 간장을 뿌려먹으면 맛있거든요. 각자의 생활 방식에 맞게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저도 회사를 다닐 때도 있었고, 재택근무를 할 때도 있었고, 아예 일을 하지 않을 때도 있었는데 그때마다 건강하게 식습관 할 수 있는 방법이 항상 있었거든요. 어떻게 찾아내느냐가 중요해요.


하리가 추천하는, 요리가 귀찮은 사람을 위한 건강하게 먹는 방법

- 주말에 일주일치 식사를 밀프렙으로 준비한다.
- 시중에 클린 이팅(clean eating)할 수 있는 식품을 파는 곳을 리서치한다.
- 재료를 많이 쓰지 않으면서도 간단하고 건강하고 맛있는 레시피를 알아본다.


건강하게 먹으면 다이어트 효과도 있어요?

하리: 다른 건강상의 목적을 위해 식단을 바꿨는데, 살도 자연스럽게 빠지는 경우가 많아요. 다만 만약 몸이 이미 너무 말랐으면 반대로 살이 찔 수도 있어요. 우리 몸이 정말 지혜로워서 우리가 인식하지 못해도 최적의 밸런스를 찾기 위해 항상 노력하거든요. 건강하게 먹으면 너무 마른 사람은 살이 찌고, 비만인 사람들은 살이 빠져서 표준화가 돼요. 건강한 식사를 하는 사람이라면 너무 마르거나 너무 뚱뚱할 수는 없어요. 각자 자기가 원하는 이상적인 몸이 다르다 보니 그거에 맞게 건강하게 먹는 방법을 찾아나가야겠죠. 만약 좀 더 가벼운 몸을 원한다면 그거에 맞는 식사 방법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다이어트 식단을 어떻게 구성하면 좋을까요?

하리: 이미 잘 알려진 다이어트 방법도 많지만, 나한테 잘 맞는 식단이었다고 해서 개씨에게도 잘 맞으리라는 법은 없어요. 모든 사람의 몸은 개개인마다 다르니까요. 그래서 이것저것 해보면서 나에게 맞는 것을 찾아나가는 게 각자가 가진 건강을 위한 숙제인 것 같아요. 저는 그걸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싶어서 지금 ‘홀리스틱 헬스 코치’ 수업을 듣고 있어요. ‘홀리스틱 헬스 코치’는 건강하고 균형 잡힌 라이프스타일을 스스로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사람이에요. 미국의 전문 양성 기관에서 수업을 듣고 있는데 식습관에서부터 생활습관, 마인드셋까지 타인이 자신에게 맞게 찾아갈 수 있도록 옆에서 지원하는 방법을 훈련받아요. 중요한 건, 홀리스틱 헬스 코치는 누군가가 건강한 삶을 자발적으로 살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는 사람이지 결정을 내려주거나 “이렇게 하세요”라고 식단을 정해주는 사람이 아니라는 거예요. 건강에 대한 결정을 스스로 내릴 수 있게 옆에서 도와줄 뿐이죠. 중요한 건 내가 직접 경험해보면서, 나에게 맞는 방법을 결정하는 거예요!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이란 무엇일까요?

하리: 제가 홀리스틱 헬스 코치 수업에서 배운 내용 중 하나가 Circle of Life예요. 내면과 외면, 육체의 건강함과 정신의 건강함을 비롯해 인간관계, 커리어, 금전처럼 삶의 많은 요소들의 균형을 이루는 게 궁극적으로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인 것 같아요. 중요한 건 삶의 여러 부분들을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하는 거예요. 그래서 정기적으로 내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 스스로의 상황을 파악하고, 부족한 부분을 확장시키고 밸런스를 유지하도록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아요.





보름달약방 유튜브

보름달약방 하리 인스타그램


매거진 'Interview : 조금 다른 삶'에서는 조금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을 순전히 개인적인 호기심에서 인터뷰합니다. 인생은 이렇게도 살 수 있고 저렇게도 살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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