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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탐구토끼 Jul 23. 2019

생애 처음 라디오 녹음해본 후기

Ebs 오디오천국에 글 낭독하러 갔어요

저라도 괜찮으실지욥

6월 중반쯤이었을까요, 브런치에서 제안이 왔다는 메일이 한통 도착했습니다.

브런치마크가 찍힌 메일은 늘 절 설레게 하죠.

열어보니 신기한 제안이 와 있었습니다.

라디오 녹음을 해볼 생각이 없냐는 제안이었죠.

최근 팟캐스트가 활성화되고 있는건 알았지만, 대단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라디오를 녹음한다는 건 저와는 다른 세계의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떡하니 제안이 온걸 보니 신기했습니다.

연락을 주신건 EBS의 오디오천국 피디님이셨습니다.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프로그램으로, 저는 5분 정도 제가 쓴 글을 읽으면 된다고 하셨어요.

긴장하면 목소리가 매우 높고 가늘어지는데다, 전혀 경험도 없어서 어색하기 그지없지 않을까 (그리고 그 여파로 청취자가 도망가지 않을까)하는 염려가 있었는데, 피디님이 매우 상냥하게 전혀 문제없다고 안심시켜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어차피 늘 시간이 있다는 게 장점인 백수니, 한번 경험해보자고 마음먹었어요.

2019년, '한 번 해보지'를 모토로 삼기로 했거든요.

어떤 글을 읽을지 고민하다가 가장 반응이 좋은 글 중 하나인 '바다, 새로운 우주를 만나다'를 읽기로 했습니다.

https://brunch.co.kr/@micamica199/22


 

역시 프로들은 대다나다

아시나요. 이비에스 본사가 일산에 있었다는 것을...

매우 조용한 곳에 위치한 이비에스로의 여정은 생각보다 길었습니다...

집이 서울에 있는 직원분들 고생 많으십니다.

도착해서 커피를 한잔 때리고 쭈뼛쭈뼛 굴러다니던 저를 피디님이 친절하게 집어주셔서 처음 들어간 녹음 스튜디오는 넘나 신기했습니다.

큰 마이크가 위협적인 녹음실에 들어가서 혼자 쭈굴거리고 있었는데 피디님이 전혀 걱정할거 없다고 토닥토닥해주셨습니다.

역시 모든 화려해 보이는 콘텐츠의 뒤에는 베테랑의 서포트가 있어야 하는 거시에요.

5분이란 시간이 집에서 혼자 연습할 땐 꽤 길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녹음실에서 읽으니 엄청 후다닥 끝난 듯한 느낌이더라고요.

 역시 진짜 방송인들은 프로라고 느낀 게, 글을 읽는다는게 크게 어려울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피디님이 한번 딱 듣고 인토네이션은 이런 식으로, 이런 어조로 라고 피드백을 주시더라고요.

말씀대로 하니, 확실히 더 자연스럽더라고요.

물론 그렇게 읽어도 제 낭독은 엄청 딱딱했을 겁니다...

그러나 피디님은 편집이 있으니 괜찮다며 두번만에 오케이를 주셨습니다. 대다내...!

한 번 직접 읽어보니 그간 별 생각 없이 들었던 라디오 진행자 분들이 얼마나 잘하는 건지 절절히 느껴졌습니다.

긴장하면 자연스럽게 톤이 떨리고 딱딱해질텐데, 엄청 자연스럽게 읽는다는건 생각보다 많은 스킬을 필요로 하겠다고 어렴풋이나마 느꼈습니다.

역시 프로들은 대다내...!


아래는 제가 녹음한 부분이 들어간 팟방 링크입니다.

http://www.podbbang.com/ch/1772531

사실...저는 녹음해놓고 혼자 부끄러워서 들어보지 못했슴미다...(피디님 죄송합니다)

제가 얼마나 못했는지 궁금하신 분들은 저 대신 들어주셔도...ㅎ


브런치엔 좋은 글을 쓰시는 작가님이 많은 만큼, 앞으로 다양한 브런치 작가님들도 혹 오디오천국의 제안을 받을 일이 있지 않을까...싶은데요.

그런 작가님들께 제 후기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저기 작게 보이는 볼이 빵빵한게 녹음실 안의 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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