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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탐구토끼 Dec 13. 2019

영어 고급자들이 자주 듣지만, 걸러도 되는 3가지 말

왜 자꾸 원어민처럼 생각하래, 한국인한테

최근 고급 영어 공부에 대해 쓴 글 3편이 굉장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네요.

기쁩니다, 기뻐요. 다음카카오 사랑해요.

오늘은 계속해서 영어를 공부할 때 엄청 자주 듣지만, 사실 제 경험상 돌아보니 고급 단계라면, 걸러도 됐던, 사실 오히려 거르는 게 도움이 되었던, 3가지 말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1. 원어민처럼 생각해

저는 한국인입니다.

고로, 생각은 애초에 한국인처럼 하지, 원어민처럼 못 합니다.

펭수랑 반대. 안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거

물론 이런 말을 하시는 분들의 좋은 뜻은 잘 압니다.

확실히 영어 표현과 한국어 표현은 어순과 문법 외에도 문화와 뉘앙스 차이가 확연히 다르기에, 초중급자 분들의 경우, 이 차이점을 끊임 없이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만 해도 아직 영어가 능숙하지 않았을 땐, 한국어 논리에 맞춰 영어를 우겨 넣으려 하다 보니, 선생님께 자주 지적 받은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그 차이를 어느 정도 이해하고, 변환도 어느 정도 원활하게 되는 고급자를 대상으로 같은 충고를 하는 건 전 굉장히 위험하다고 느꼈습니다. 영어를 진짜 잘 한다는 건, 내가 생각하는 바를 정확하게 잘 표현하는 “수단”으로 영어를 잘 쓴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이 생각이란 건, 태어나길 바이링구얼이 될 수 밖에 없는 환경이 아니었다면, 한국인인 이상, 자연스럽게 한국어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이런 당연한 사실을 무시하고, 애초에 영어를 쓸 때, 생각부터 영어로 하라며 영어로 말을 지르라고 한다면, 말을 하긴 하는데 뭔가 내용은 굉장히 흐리멍텅하고 알맹이도 없는 영어가 나올 수 있습니다. 이게 습관이 되어버리면, 영어가 끊김이 없고 발음도 좋아 유창하긴 한데, 자세히 그 내용을 들어보면 뭔가 했던 말을 또 하며, 한 마디면 끝날 말을 3분 동안 하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고급자 분들은 자연스럽게 모국어로 떠오른 나만의 생각을 빠르게 정확한 영어로 변환하는 훈련을 하는 게, 훨씬 현실적이고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하다고 저는 생각해요.


2. 따지지 말고 무조건 따라 해

어디선가 나는 KKONDAE의 향기….

의외로 영어 공부할 때도 많이 듣는 말입니다.

저는 이 말도 초중급 레벨에서는 나름 일리는 있다고 생각해요.

아직 백지인 상태에서는, 괜히 이 장비가 좋네, 저 장비가 좋네, (a.k.a 장비병) 이렇게 해야 하네, 저렇게 해야 하네를 따질 수준이 아니기에, 일단 뭐라도 하는 게 중요하다는 데에는 개인적으로 동의합니다.


하지만 고급 분들은 이미 그렇게 해서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렀으며, 이때부터는 오히려 반대로 엄청 따져가면서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과 전략을 세우는 데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표현을 배울 때, 내가 디테일한 전치사까지 신경을 잘 쓰는 감각파라면, 상대적으로 신경을 덜 쓰는 전체적인 문장 구조를 일부러 신경써서 공부하고,

반대로 내가 뜻이 대강 이해되면 술술 지나가는 맥락파라면, 상대적으로 신경을 덜 쓰는 단어 하나하나의 세밀한 의미를 일부러 신경써서 공부하는 게 한 방법입니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자신만의 전속 코치에게 돈을 몇 백억씩 붓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한 가지에 숙련되면 될수록, 내향적인지, 외향적인지, 감각적인지, 맥락파인지, 강의가 좋은지, 토론이 좋은지, 각자의 성향에 따라 훈련 방법을 세밀하게 따져가며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3. 계속 영어랑 접촉해 

사실 이 말이야말로 고급자분들이 가장 신뢰하는 조언인 듯 합니다.

이 말도 초중급자일때는 맞는 말이에요. 일단 본능적인 생소함과 거부감을 극복해야 꾸준히 할 수 있기에 초중급자일 때는 많이 영어랑 접촉하는 게 중요합니다.


하지만 제 경험 상, 고급자 분들은 이 말을 순순히 따르면 치명적인 덫에 빠질 수 있었습니다.

아직 자신의 영어가 충분히 유창하지 못한 이유가, 영어에 대한 “노출”의 부족 때문이라고 생각해서, 무조건 영어로 주위 환경을 싸매면 된다는 논리로 빠지게 되고, 방학이나 주말 내내 주구장창 미국 드라마나 미국 뉴스만 보기 시작할 수 있어요.

(많이 해보셨지 않나요...?)

 

물론 어느 정도 효과야 있겠지만, 제 경험상, 외국어를 내 걸로 만드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무조건 많이 노출되는 게 아니라, 잘 아는 내용을 얼마나 반복했는 지에 있었습니다.

뭐든 양보단 질이니까요.


어린이 용 동화책이라도 좋으니, 잘 아는 내용을 반복해서 듣거나 읽는 게 알아들을 수 없는 어려운 기사나 뉴스를 멍하니 계속 듣는 것보다 몇 배 더 효과가 있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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