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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J의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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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J Dec 16. 2016

너는 그랬다


나는 너를 향했다

나의 눈은 항상 너를 보고 있었고

내 코는 네 향기만을 좇았으며

입술은 항상 너의 이야기를 읊조렸다

나는 네게 내 모든 세포를 집중했었고

그렇게 넌 나의 감각을 온통 지배했다


너는

호수의 적막을 깨는

물수제비의 그것과 같았고

겨울을 뚫고 봄을 전하는

꽃이었으며

일상의 따분한 데자뷰 속

항상 달리 걸린 예쁜 액자였다


너는 내가

숨을 할딱대는 마라토너의 심장처럼

쿵쾅이게 했고

작은 울림에도

눈물 떨구게 했으며

눈이 시릴때마다

가슴 또한 함께 시리게 했다


그랬다

한 없이 1에 다가서는 조리개는

온갖 사물을 흐릿하게 했고

피사체를 한 없이 선명하게 했다

적어도

너라는 피사체는

내게 그랬다


너는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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