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를 향했다
나의 눈은 항상 너를 보고 있었고
내 코는 네 향기만을 좇았으며
입술은 항상 너의 이야기를 읊조렸다
나는 네게 내 모든 세포를 집중했었고
그렇게 넌 나의 감각을 온통 지배했다
너는
호수의 적막을 깨는
물수제비의 그것과 같았고
겨울을 뚫고 봄을 전하는
꽃이었으며
일상의 따분한 데자뷰 속
항상 달리 걸린 예쁜 액자였다
너는 내가
숨을 할딱대는 마라토너의 심장처럼
쿵쾅이게 했고
작은 울림에도
눈물 떨구게 했으며
눈이 시릴때마다
가슴 또한 함께 시리게 했다
그랬다
한 없이 1에 다가서는 조리개는
온갖 사물을 흐릿하게 했고
피사체를 한 없이 선명하게 했다
적어도
너라는 피사체는
내게 그랬다
너는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