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줍게 예쁜 시절의 마음을 하고선
노트를 펼쳤다.
써내려간 글귀들은 어디서 베껴온 것들도 있었고,
순간의 감정을 표출하지 못하고 유영하는 문장들도 있었다.
지난 시간이 고스란히 묻어 있는 것도, 아주 오래 묵힌 것들도 아니지만,
동기된 감정의 흐름을 지금도 따르고 있는 것들도 있었다.
수줍게 예쁜 시절의 마음을 하고선 그중 하나를 꺼내본다.
"사랑한다고 말했어.
언제나 늘 항상 같은 밤하늘의 별들이 '먹은'
그 빗방울의 수만큼,
더 많이 내린 그리움에 사랑한다고 말했어."
몇 개 더 읽어 내린 다음 덮었다.
뜨거웠던 태양 아래 내리쬐던 빛을 피해,
서늘함이 느껴지는 그늘에 빚을 지기 딱 좋은 감정이었다.
만약 또 오늘 밤, 비가 내린다면 구름 너머 숨어 있는 별에게
사랑한다고 나지막이 읊조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