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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auman diary Jan 14. 2020

홀로서기

독립은 큰 변화로 나를 성장시키는 순간이다.

오래전부터 독립에 대한 꿈을 키웠지만, 쉽게 되지 않는 일이었다.

막상 시작하려 하면 경험이 부족했고, 돈이 부족했고, 용기가 부족했다.

어느새 나는 어른이 되었고, 남편이자 아이들의 아빠가 되어 있었다. 경험은 쌓였고 돈도 모았지만 용기는 좀처럼 늘어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을 해봤다. “나는 언제까지 경험하고, 돈을 모아야 하고, 용기를 가져야 할까? 과연 그게 다 충족되면 독립을 할 수 있을까?”

오히려 그 모든 게 갖춰지면 그 모든 것을 잃고 싶지 않아서 또는 용기보다는 두려움이 많아져서 도전하지 못하진 않을까?

그런데, 그런 생각이 들무렵 아주 사소하고 이유 같지 않은 이유로 독립을 결심했다.


정해진 시간에 출퇴근하는 게 싫다.

누군가 밑에서 일하는 게 이제는 싫다.

월급 받고 사는 삶이 싫다.


스스로 독립해 본 경험이 있는 친구는 내게 말했다. 스스로 오너 마인드를 갖게 되는 순간 그것을 벗어나기 어렵다.

결국 일이 잘 안 풀려서 회사로 들어가도 결국엔 다시 독립할 거란다.

아무것도 보장할 수 없고, 아무것도 장담할 수 없다. 과연 내가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지조차 가늠하기 어렵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최소한 훗날 후회는 안 하지 않겠다 싶다.

20대 후반부터 꿈꿨던 독립을 40 넘어서 겨우 실행하는 나를 보면 나보다 빠른 다른 이들보다 뒤처져 보이기도 하지만...

그냥 흘러가는 대로 지금의 모습을 인정하고 언젠가 나 역시도 나만의 자리를 잡고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지면 조금 위안이 될지도 모르겠다.


지금 당장 회사를 그만두고 싶지만 2월까지는 일을 하기로 했다. 혹자는 뭐가 아쉬워 2월까지 일하냐고 하지만 그것 역시 약속이다.

나는 전략적인 사람이다. 하지만, 정치력은 부족하다. 내가 선의를 베푼다 하여 상대방이 내게 선의를 베풀지 않겠지만 최소한 약속은 지켜야 한다.

는 나름의 최소한의 신념은 지키고 싶은 건지도 모르겠다.


주저리주저리 이야기해 본 하루다. 건축가로서 도시계획가로서 기획가로서 이제는 성장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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