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어둠을 밝히는 따뜻한 불빛, 그 가운데 달랑이는 구세군의 빨간 종소리.
겨울이 왔다.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읽는다 밀크티를 마신다. 밀크티가 너무 좋아서 집에서 먹을 밀크티 사서는 밖에서도 밀크티 사 먹는 사람
난 여름 사람임에도 여름이 싫다. 추위 물론 많이 타지만 굳이 따지자면 겨울 분위기가 보고 싶다. 목도리, 붕어빵, 거리에 캐럴, 소복이 쌓인 눈, 따뜻한 밀크티
춥지만 포근한 그 느낌, 감촉을 그리워한다.
그리던 겨울의 분위기를 느낄 새도 없이 누구보다 그 속을 빠르게 지났다. 1분 1초가 급하게 걸음을 재촉하는 내 시간이 야속했다. 짧아서 휘날릴 것도 없는 내 머리칼이 흩날리도록 걸었다.
유난히 밝은 겨울 밤하늘 별은 눈처럼, 뿜어 나오는 입김은 그 옆 구름처럼.
모든 것이 얼어붙는 추위에 주머니에 꽂은 손마저 움켜쥐고 따뜻한 부뚜막 찾는 고양이 마냥 종종 댔다. 쥐도 새도 모르게 조용히 내리던 눈송이가 커지고 바닥에 앉은 눈이 뽀득 소리를 냈다.
별똥별을 봤다. 온 세상 눈꽃 피울 때, 그 위에 떨어지는 빛에 매료되어 정신이 아득했다. 넋을 잃고 소원을 빌 겨를도 없이 빛이 사라진 그 자리를 바라보다 한참 뒤에야 손을 모았다. 무슨 소원 빌었어? 말하면 이루어지지 않게 될까 봐 가지런히 모은 손처럼 입을 꼭 다물었다. 유난히 밤하늘 보기를 좋아하는 내가 유난히 별이 잘 보이는 우리 집 앞에서 하늘만 올려다본 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