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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벽달 Aug 25. 2016

내가 가진 시력만큼만 본다.

과연 그들은 어떤 기다림과 설렘을 가지고 있을까?

버스정류장에서 하염없이 서 있는 사람들

 시골 미용실 낡은 소파에서 줄을 지어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들

 붐비는 카페에서 홀로 따뜻한 머그잔을 움켜쥐고 있는 사람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아주 오랜 시간동안 자전거를 탄 듯, 지나가는 바람결에 땀 냄새를 풍기는 사람

 택시를 타기 위해 늘어진 줄을 무시한 채, 급하게 택시를 타는 사람

 시골 시외버스터미널 여객실 안 딱딱한 의자에 앉아 한 곳만 바라보는 사람들

 아장아장 걷는 동생의 손을 잡고 어디론가 향하는 아직 어린 누나의 모습

 뭐가 그리도 바빴는지, 한 손에 든 김밥 한 줄을 먹으며 길을 걷는 사람

 차가 지나가는 길에서 무작정 도로로 뛰어 건너는 사람

 온갖 신호는 무시한 채 재빨리 움직이는 자동차들

 지나가는 사람과 부딪혀도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며 뛰는 사람들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왼쪽 편으로 힘겹게 뛰어 올라가는 사람들

 주위 사람들을 의식하지 않은 채, 큰 소리로 누군가와 웃으며 통화하는 사람

 시간에 쫓기는지 시간을 보기위해 계속해서 휴대폰을 열고 닫는 사람 

 모두가 누군가를 만나거나 어떤 무엇인가에 대한 설렘으로 가득 차 행복해 하는 모습들.    

 적어도 난 그렇게 믿는다.

 적어도 난 그렇게 본다.

과연 그들은 어떤 기다림과 설렘을 만나고 있을까? 

그들의 이유모를 움직임을 따라가기 위해 내 움직임에 이유가 생기기 시작했다.     


내가 가진 시력만큼만 보고 믿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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