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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환별 Jul 22. 2024

매미와 함께 가는 것

여름 안에서(2)

요즘에는 책을 사는 걸 멈추고 동네 도서관에서 대출해서 읽고 있다. 다가오는 9일의 여름휴가 중 4일은 도서관 열람실에서 책을 읽거나 소설을 쓰거나 새로운 공부를 시작할 것이다. (새로 시작하는 공부는 수학이 될 확률이 높다.) 자료실은 자주 갔었지만 열람실은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어서 어떨지 궁금하다. 자리는 많이 있는지, 텀블러에 커피를 담아가도 되는지, 노트북을 사용할 때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가 소음이 되는지, 이용자들의 분위기는 어떠한지, 회원카드가 있어야 출입이 가능한지 등등. 자리가 없다면 아래층 자료실로 내려와도 좋고, 자료실도 자리가 없다면 카페로 이동해도 괜찮다.

몇 달 동안 사치품을 사는 데에 돈을 과하게 써버렸다. 남은 올해는 긴축재정에 들어가야 한다. 정말로, 꼭.


내가 싼 똥 내가 치우며 사는 게 너무 지겹지만 그것마저도 하지 않으면 인간으로서의 품위와 어른으로서의 자존심, 사회인으로서의 책임감이 결여된 것으로 판단될 것이므로 노력해 봐야지 뭐.


참, 그러고 보니 지나간 토요일에는 창피한 일이 하나 있었는데 부끄러워서 못 쓰겠으니 비밀로. (엄마한테는 알려줬다.)


내일은 출근하면서 좀 일찍 나와서 도서관에 들러 책 두 권을 반납해야 한다. <나의 천사>는 오늘 완독 했는데, <사랑이 이해>는 한 글자도 못 읽었다. 드라마로 재미있게 봤으니 뭐, 괜찮다.


이제 장마가 끝난 걸까? 태풍이 곧 올 거라던데. 걱정스럽다.


작년에는 그악스러운 매미 울음소리가 귀청을 때리듯 난폭하게 들렸는데, 올해는 그렇지 않다. 왜일까. 아마 지난주에 길바닥에 떨어져 뒤집힌 한 마리의 매미 사체를 보았기 때문인 것 같다.


이 여름은 확실히 고비다. 이 여름을 잘 보내야 한다. 고비를 넘겨야 가을과 겨울을 환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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