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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에 가면 어디 앉는 것이 가장 좋을까? 아마 영화관에 자주 가는 분들이라면 자신만의 공식을 가지고 있을 것 같다. 나 또한 평생 400번 넘게 영화관을 방문했던 관객인 만큼 내가 생각할 때 가장 좋은 자리를 고르는 나름의 공식이 있다. 아래 내용은 IMAX나 4D같은 특별관은 고려하지 않았다.
가장 첫 번째로는 내가 영화관에서 중앙자리를 선호하는지, 구석자리를 선호하는지가 중요하다. 영화관에서 정해둔 일명 ‘스위트 존’은 영화관 한가운데를 중심으로 정해진다. 하지만 개개인의 선호는 다른 만큼 만약 본인이 구석자리를 선호하는 스타일이라면 일명 날개 구역이나 중앙 구역의 양쪽 끝 자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이런 자리들은 일반적으로 선호되는 자리는 아니다 보니 정말 사람이 많은 날이 아니라면 언제든 무난하게 앉을 수 있는 자리다. 반면 중앙자리를 선호한다면 중앙구역 F열에서 J열 정도가 웬만한 영화관에서는 무난하게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자리인 것 같다.
첫 번째 공식이 선호와 관련된 것이라면 두 번째부터는 본격적으로 경험에 의거한 공식이다. 우선 자막이 있는 영화라면 자막과 화면이 동시에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는 최소한 영화관 세로 라인의 60%보다는 뒤로 앉아야 보다 편안한 시선으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앞서 참고한 영화관 지도를 기준으로 하자면 G나 H열 부터 넉넉하다. 전체 화면을 약간 내려다 볼 수 있어야 편하다는 의미다. 반대로 자막이 없는 영화라면 화면 하단부를 함께 볼 필요가 없으므로 좀 더 낮은 라인까지 앉아도 무방하다.
새롭게 생긴 영화관들은 가로 길이가 충분해서 영화관 어디에 앉더라도 시야각이 확보되는 경우가 많지만 과거에 지어진 영화관들은 영화관의 크기나 형태가 제각각이다 보니 좌석 위치에 따라 시야각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경험상 영화관이 좁고 긴 경우에는 너무 뒷자석으로 갈 경우 화면이 지평선 너머에 있는 것처럼 까마득하게 느껴진다. CGV 명동씨네라이브러리 4관이 대표적인데 여기는 가로 번호는 11번까지밖에 없는데 세로 라인은 L라인까지 있는 관이다. 이런 경우에는 일반 관보다 훨씬 앞 라인인 D나 E에 앉아야 영화관에 온 것 같은 꽉 찬 시야각을 누릴 수 있다.
마지막으로 영화를 예매할 때 가능하다면 내 주변이 비어있어야 대화 빌런이나 팝콘 빌런으로부터 공격당할 변수를 줄일 수 있다. 이때 내가 빈자리를 만드는 순서는 뒤 > 옆 > 앞이다. 영화관의 구조상 내 앞자리에 앉은 사람은 내 영화관람에 큰 피해를 줄 수 없다. 하지만 뒤에 앉은 사람이 떠들거나 의자를 발로 차면 심히 짜증이 난다. 뒤나 옆은 중요도가 비슷하지만 그나마 옆자리는 핸드폰을 보는 게 아니라면 뒤보다는 방해도가 덜하다. 여기서 한 가지 팁을 공유하자면 영화관 좌석의 경우 가운데를 기준으로 마름모꼴로 차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모양에서 2자리 정도씩 구석으로 이동해서 예매하면 보다 조용히 영화를 관람할 수 있을 확률이 높다.
사실 이 모든 공식은 내가 자리를 선택할 수 있는 상태여야 적용이 가능하다. 조금 넉넉하게 자리를 선택하고 싶다면 평일 관람이 가장 수월하고 어쩔 수 없이 주말이라면 조조나 이른 오전이 좋다. 예전에 비하면 꽤 비싼 티켓값을 내고 가는 영화관인 만큼 각자 원하는 자리에서 즐겁게 영화를 관람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