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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은구름 Jan 19. 2017

더 킹, 과유불급의 정신이 필요했던 영화

fresh review

Intro

참 영화를 열심히 만들었다는 느낌이 든다. 연출도 소품도 복장도 배경도 배우들도 열정이 느껴진다. 그런데 세상일이 그렇다. 열심히 하는 건 기본이고, 잘 해야 기억해준다. 더 킹은 후자는 조금 부족한 것 같다.


사실 필자는 더 킹을 선택하며 배우들보다는 관상을 연출했던 한재림 감독의 능력을 기대하고 영화를 관람했다. 그리고 여전히 조금은 도전적이고 템포 조절에 능숙한 그의 능력이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전작들에 비해 더 킹에서는 너무 욕심을 부렸다는 느낌이 더 강하다. 먼저 134분은 과했다. 영화 안에서만 기승전결이 3번 정도 오르내리며 관객들의 집중력은 시험에 직면한다. 80분 정도가 지나면서 이야기는 달리는데 이미 집중력은 수업 끝나기 직전의 학생의 상태다. 거의 모든 장면에 힘이 들어가 있으니 관객들이 정작 집중해야 할 부분까지 집중력을 남겨두지 못한다. 모든 감독들이 자신이 찍은 모든 장면을 사랑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장면별로 힘 조절을 해야 하는 것이 감독의 의무인 것도 당연하다.

힘 조절,


배우들의 연기력에 대한 의견들은 항상 주관이 개입될 수밖에 없다. 개인적 의견을 바탕으로 더 킹에서 연기력 순으로 줄을 세운다면 정우성과 조인성은 결코 맨 앞은 아니다. 특히 정우성의 악역은 이제 그만 봤으면 할 만큼 마음이 불편하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이긴 하지만 저런 장면이 오케이를 받았단 말이야?라는 생각이 드는 장면조차 있었다. 그냥 이 분은 꾸준히 말수 적고 착한 역으로 나왔으면 하는 바램. 반면 오래간만에 스크린에 등장한 조인성은 비열한 거리 때의 강렬한 모습은 아니었지만 그럭저럭 제 몫을 해냈다. 안타까운 부분은 주연 두 명 모두 영화에서 겉도는 느낌이 든다는 것, 오히려 배성우와 류준열이 자신들의 자리를 제대로 잡고 박혀있는 느낌인 반면 정우성과 조인성은 맞지 않는 퍼즐을 억지로 쑤셔 넣어둔 기분이다.

악역은 그만,


그나마 더 킹에서 가장 칭찬하고 싶은 부분은 미술팀의 눈물 나는 작업들, 배경과 소품에 상당한 공이 들어간 것이 느껴진다. 공간감이나 장소의 분위기는 매우 구체적으로 관객들에게 다가오며 큰 그림을 형성하는데 일조한다. 또한 시간순으로 흘러가며 대한민국의 역사와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엮는 부분은 좋은 시도였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이 장치조차 긴 시간 안에서 비슷한 플롯이 반복되며 집중력 손실의 빌미가 된다. 조금 더 힘을 빼고 강약 조절에 심혈을 기울였다면 더 좋았을 더 킹은 과유불급의 정신이 필요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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