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불공평하다
예전부터 수업 때 비주얼 타이머를 사용했다.
빨간 원이 한시간을 의미하고 점차 사라지면서 시간이 얼마 남았는지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아이들에게 빨간 원을 피자 한판이라 설명한다. 피자가 사라질 때 마다 아이들에게 “누가 피자(시간) 먹고 있는거야?!” 라고 호들갑을 떨면 아이들은 저마다 사라지는 시간을 보며 자신은 아니라고 말한다.
어느 날 체험수업에서도 아이들이 재미있다 보니 시간이 빠르게 흘렀다. 피자가 사라지는게 확연한지 아이들도 쉬지 않고 메이킹에 열중했다.
“봐봐 대체 누가 이렇게 시간을 먹는거야?!” 라고 아이들에게 호들갑 떨며 물었다.
한 아이가 흘러가는 말로,
“집중하는 사람이 먹는게 아닐까?”
그러자 다른 아이들도 “맞아. 집중하는 사람이 시간을 먹고 있는거야” 라며 누가 더 집중하는지 범인을 찾기 시작한다.
선생님의 농담에 별 뜻 없이 한 아이의 말이 왜 이리 가슴에 와 닿을까.
시간은 집중하는 사람이 먹는다.
흔히 시간은 공평하다 말하지만 부자의 시간과 가난한자의 시간은 다르게 흘러간다.
집중하는 사람의 시간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시간도 다르게 흘러간다.
쇼츠, 릴스가 재미있어 잠깐 열었다가 한시간이 금방 흐른다. 막상 스마트폰 전원을 껐을 때 남아있는 기억은 없다. 그 시간은 어디로 가버린 걸까.
세상의 시간은 불공평하다. 재미있고 자극적인 쇼츠로 가득찰수록시간도 더욱 불공평하게 퍼질 것이다. 진짜 시간을 먹는 사람과 굶는 사람으로 나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