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잠수함의 북리뷰
조국의 법고전 산책 - 열다섯 권의 고전, 그 사상가들을 만나다
조국 (지은이)오마이북2022-11-09
금년 초에 이 책을 처음 읽었다.
밀리의 서재였던가? 전자책으로 읽었는데, 다 읽기도 전에 결국 종이책을 구입했다. 지금 확인해보니 2월 11일에 주문했다.
나는 소설이나 에세이와 같이 가볍게 읽는 책을 제외하고는 책을 읽을 때 샤프펜슬을 들고 읽는다. 눈길을 끄는 문장, 표현이 있으면 밑줄을 긋는다.
이런 면에서 전자책은 여전히 아쉽다. 하이라이트, 밑줄긋기, 내보내기 등의 기능이 있지만 종이책에 직접 표시하고 나중에 휘리릭 뒤져보는 것과는 정말 큰 차이가 있다.
이 책을 다시 산 이유가 바로 이 부분이었다. 밑줄을 그을 부분이 너무 많은데, 전자책 대여서비스로는 한계가 명확했다.
그렇게 산 책을 바로 읽지 못하고 반년 가까이 지나서야 다시 펼쳐들었다.
이 책은 조국 교수가 오마이뉴스에서 진행한 강의를 정리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본문 역시 경어체로 구성되어 있고, 구어체로 기술되었다. 법고전이라는 딱딱한 주제를 다루다 보니 이런 형식적인 부분을 부드럽게 정리하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서양 법고전 15권을 소개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원래 강의에 있었지만 이 책에서는 빠지거나 강의에 없는데 추가한 내용도 있다고 한다.
“책을 펴내며” 5P에 이런 문장이 있다.
[저는 종종 우스갯소리로 말합니다. “고전으로 불리는 책은 모두가 제목을 알지만 읽지는 않는 책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열다섯 권의 책은 한 번쯤 제목은 들어본 것들이었다. 하지만 나는 물론이고 내 주변의 누구도 이 책을 읽은 사람은 없었다. 실체가 불분명한 그런 책들이었는데, 그 책에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고 우리가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 분명하게 소개하는 책이 바로 “법고전 산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그런 생각을 했다. “시대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이 책의 저자에게는 잘못 적용된 것 아닐까?
조국 교수는 학문을 하고 교육을 하는 현장에서 오롯이 살아야 하는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그가 국가 운영에 참여하면서 이상을 제대로 펼치지도 못하고 개인적인, 다분히 정치적이고 게다가 심하게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버티고 서있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는 생각이 들어 안타까웠다.
그런 어려운 입장에 처했다면 나라면 이렇게 책을 쓰면서 살 수 있을까? 아니 제대로 정신줄을 부여잡고 버틸 수 있을까?
이 책의 앞부분에서 그는 이런 말을 한다.
9P “법정에서 저의 소명이 받아들여질지 알 수 없기에 불안하고 두렵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읽고 씁니다.”
어렵고 힘들고 두렵고 불안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하나의 선택이 바로 책을 읽고 쓴다는 것!
이 책을 읽으며 나라, 법, 민주주의, 관습... 우리가 일상적으로 만나며 고민하지 않고 넘어가는, 당연히 늘 그 자리에 있었던 것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 내가 어떤 판단을 하고 선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작은 힌트를 만났다는 점에서 이 책이 좋다.
가끔... 글쎄? 몇 년에 한번쯤? 다시 읽어볼만 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열다섯권의 법고전을 읽어볼까 하는 쓸데없는 도전정신이 솟아 오르면 안 되는데...
https://youtu.be/hnIHI0fjAzk?si=7S5NDKxtgoDci4r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