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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Zam Oct 17. 2024

김난도 외 10명 "트렌드코리아2024" 한해 보고서

노랑잠수함의 북리뷰

트렌드 코리아 2024 - 청룡을 타고 비상하는 2024를 기원하며! 

김난도,전미영,최지혜,이수진,권정윤,한다혜,이준영,이향은,이혜원,추예린,전다현 (지은이)

미래의창 2023-10-05

 2023년에는 이 책을 밀리의 서재에서 전자책으로 읽었다.

 올해도 그럴까 했는데, 밀리의 서재 구독을 끊은 관계로 전자책으로는 읽지 못했고, 윌라에서 오디오 북으로 듣기 시작했다.


 초반 1/4쯤 듣고 나서 책을 주문했다.

 작년 한 해, 내가 가장 관심 가졌던 “생성형 인공지능”에 대한 내용이 앞부분에 많이 등장했다는 게 이유였다.


 책을 돈 주고 산 게 잘한 일인가? 에 대해 먼저 말하자면 본전 이상은 했다고 본다.


 원래 책이라는 게 돈값 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니 이 정도면 만족!


 우선 이 책에 대한 불만부터 이야기해보자.

 작년 이 책에서는 RABBIT JUMP라는 용어로 열 가지를 제시했었다.

 올해는 DRAGON EYES라고 표지에 큼직하게 박아 두었다.


 그런데 이 제시어와 책에서 말하는 키워드는 연결이 쉽지 않다. 영어를 잘하는 사람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지만 내 기준에서는 억지 춘향, 끼워맞추기의 느낌이다.


 일단 열 개의 키워드가 어떤 것들인지 보자.

 목차에도 있으니 그대로 갖고 왔다.

Don’t Waste a Single Second: Time-Efficient Society 분초사회

Rise of ‘Homo Promptus’ 호모 프롬프트

Aspiring to Be a Hexagonal Human 육각형인간

Getting the Price Right: Variable Pricing 버라이어티 가격 전략

On Dopamine Farming 도파밍

Not Like Old Daddies, Millennial Hubbies 요즘남편 없던아빠

Expanding Your Horizons: Spin-off Projects 스핀오프 프로젝트

You Choose, I’ll Follow: Ditto Consumption 디토소비

ElastiCity. Liquidpolitan 리퀴드폴리탄

Supporting One Another: ‘Care-based Economy’ 돌봄경제


 첫 번째 항목 Don’t Waste a Single Second를 파파고로 번역하니 “단 1초도 낭비하지 마세요”라고 나온다. 그 뒤에 Time-Efficient Society라는 표현을 넣어 두었는데, 이 역시 “시간 효율적인 사회”라고 번역된다. 물론 이를 분초사회라고 명명하는 데에 큰 무리는 없겠지만, 아무리 봐도 어색하다.

 이걸 이 책만의 특성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난 아무리 봐도 어색하다.


 지난해 리뷰에서 나는 이 책을 왜 꾸준히 읽을까에 대해 “매년 새해 예측 보고서를 받아보는 느낌”과 “김난도의 이름값”이라고 했다.

 이 부분은 올해도 마찬가지다.

 다만 올해 종이책을 사서 읽기까지 한 데에는 앞서 언급했듯이 생성형 인공지능에 관한 이 책의 평가가 궁금해서였다.


 이 책의 서문에 이에 대한 문구가 있다.

“6P : 트렌드서의 저자로서 AI가 도출해낸 키워드를 본 첫 개인적 소감은 ‘안도’였다. 인공지능이 채울 수 없는 창의의 영역이 아직은 2%, 아니 20% 이상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었다.


 7P : 인공지능이 내놓은 비슷비슷한 결과물 속에서 어떤 ‘휴먼터치’가 마지막에 더해졌느냐에 따라서 그 수준이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아직은 미흡한 부분이 있고 그 영역은 결국 인간에 달렸다고 해석된다. 맞는 말일 것이다. 다만 이게 영원히 맞는 말일 수는 없고, 그 간극을 해결하는 데 얼마나 시간이 걸릴 것인가의 문제가 남은 것 아닐까?


https://youtu.be/36LPUCcDt5Q


이 책에서 내가 밑줄 그은 문장을 소개한다.

40P

 평균적 사고가 무색해진 시대, 우리는 어떻게 미래에 대비해야 할까?


53P

 그 누구보다 건장한 체격의 노년층이 나타난 셈이다.


75P

 인덱스 관계

 타인과의 관계에 색인을 붙여 전략적으로 관리하는 현대인의 관계 맺기 방식을 의미한다. 인덱스 관계는 1 만들기, 2 분류하기, 3 관리하기의 3단계로 나타난다.


86P

 호감은 오래 볼 때 더 높아진다. 노출 횟수가 늘어날수록 그 대상에 대한 호감도가 올라가는 단순노출효과 Mere Exposure Effect를 노려야 하는 것이다.


133P

 시간이 희소자원이 되면서 시간 효율성을 극도로 높이려는 트렌드를, 모두가 분초分秒를 다투며 살게 됐다는 의미에서, ‘분초사회’라고 명명한다.


134P

 [도둑맞은 집중력]의 저자 요한 하리Johann Hari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1950년대보다 훨씬 더 빠르게 말하고, 덜 자고, 심지어 도시인들은 20년 전보다 걸음을 10% 더 빠르게 걷게 됐다고 한다. 우리는 가속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138P

 시간을 촘촘한 모듈로 구성하여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146P

 예전에는 비싼 소유물을 과시하는 것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여행지, 맛집, 핫플레이스의 인증샷으로 자랑을 하는 시대다. 모두 시간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153P

 영국 런던의 ‘테이트 갤러리Tate Gallery’에서 사람들이 작품 앞에 멈춰있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2019년 조사에 따르면 8초였다. 바쁜 시간을 내서 명화를 감상하기 위해 미술관까지 찾아가 작품당 소비한 시간이 고작 8초라니. 사실 8초는 오늘날 우리가 평소에 관심을 기울이는 평균 시간이다. 기사를 읽을 때, 음악을 들을 때, 영화를 볼 때,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이 시간이 지나면 우리는 집중력을 잃는다. 8초! 금붕어의 집중력보다 짧은 시간이라고 한다. 


157P

 가사를 짓고 작곡을 하는 챗GPT의 등장은 ‘이제 내가 인공지능보다 잘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하는 실존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159P

 2023년 5월, 미국에서 기업의 직원 해고 통계의 사유로 ’인공지능‘이 처음으로 추가됐다.


166P

 테슬라의 AI 책임자였다가 오픈AI에 합류한 인공지능 전문가 안드레이 카파시 Andrej Karpathy는 트위터에서 ”가장 인기 있는 새로운 프로그래밍 언어는 영어“라고 언급했다. 여기서 말하는 ’영어‘는 외국어로서의 영어가 아니라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모든 ’생활 언어‘를 통칭한다. 즉, 컴퓨터 언어가 인간의 언어로 대체되고 있다는 뜻이다.


169P

 이것이 핵심이다. 인공지능이 아니라 앨런이 프롬프트를 통해 그림을 그린 것이다.

 (2022년 8월 미국 콜로라도 주립 박람회 미술대회 디지털아트 부문의 우승 작품은 화가가 아닌 게임 기획제 제이슨 앨런Jason Allen이 생성형 AI ’미드저니Midjouney’로 만든 그림으로 알려져 화제가 됐다. 그는 900번이 넘는 지시어, 즉 프롬프트를 입력한 끝에 우승작인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 Space D’opera Spatial>을 완성했다고 한다.)


173P

 인공지능 결과물에 대한 판단은 결국 ’비판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역량에 달려있다. 퓰리처상 수숭 작가 조지 앤더스 George Anders는 기업에서 요구하는 비판적 사고 능력을 1 경계를 넘나들며 일하는 능력, 2 통찰하는 능력, 3 올바른 접근법을 선택하는 능력, 4 타인의 감정을 파악하는 능력, 5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능력으로 정리했다. 모두 인공지능이 ’생성‘할 수 없는 역량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역량은 어떻게 배양할 수 있을까” 앤더스는 ’쓸모없는 인문학 Useless Liberal Arts’이 이러한 내공을 길러줄 수 있다고 역설한다.

 연세대 이준기 교수에 의하면 창의력은 크게 1 기존의 것을 조합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조합하는 창의력’, 2 잘 성립된 구조에 바탕을 두고 그 경계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드는 ‘탐구적 창의력’, 3 완전히 새로운 구조를 만드는 ‘변화적 창의력’의 세 종류가 있다고 한다. 인공지능은 이 중에서 기존의 정보와 구조에 바탕을 둔 조합하는 창의력과 탐구적 창의력을 발휘했다고 볼 수 있다.

 가장 인간적인 아날로그 역량이 오히려 중요해지는 것이다.


175P

 호모 프롬프트의 역량을 보유한 계층가 그렇지 못한 계층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이다.


177P

 오픈AI의 창시자 샘 울트먼도 보편적 기본 소득 Universal Basic Income을 위한 ‘월드코인 WLD'을 발표했다. 보편적 기본 소득이란 경제적 약자를 선별해 차등 지급하는 선별적 복지와 달리 세계 시민 모두에게 일정량의 현금이나 이에 준하는 재화를 제공하는 제도다.


185P

 이렇듯 ’육각형‘이라는 단어가 거의 모든 직군에서 자연스럽게 쓰이는 모양새다.

 어떤 대상의 여러 가지 특성을 비교분석할 때, 그 기준을 축으로 하는 육각형 이미지를 그리곤 하는데, 이를 ’헥사곤 그래프‘라고 한다. 여기서 모든 기준 축이 끝까지 꽉 차 완벽한 모습을 보이면 정육각형이 되기 때문에, 육각형은 종종 ’완벽‘이라는 의미로 쓰인다.


188P

 한때 미국에서는 “아무 노력 없이도 완벽한 effortlessly perfect”이란 표현이 유행했다. 2003년 듀크대학교에서 처음 만들어진 이 표현은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는데, 똑똑하고, 성적 잘 나오고, 몸매 좋고, 아름다운 데다가 인기까지 좋은 사람”처럼 보이고 싶어하는 학생들, 특히 여학생들의 강박증을 지칭했다. 지금 한국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관찰된다. 겉으로 보기에 별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완벽해 보이는 것을 육각형인간으로 인정하고 또 선망한다.


196P

 모든 면이 완벽한 육각형인간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그 가치를 ’숫자‘로 환산해 증거를 댈 수 있어야 한다.


200P

 이와 같은 ’인싸‘들의 이성 교제 독점 현상을 두고 “포르쉐를 소유한 사람들이 여러 배우자를 거느린다”는 의미로 ’포르쉐 일부다처제 Porsche Polygamy’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201P

 별것 아닌 일상 행동을 완벽하게 해내는 자신에게 찬사를 보내는 것이다.


208P

 매일 SNS에 업로드하는 게시글이 곧 나의 성취를 남들에게 공유하고 평가받는 일종의 개인 포트폴리오가 되는 것이다.


211P

 사람들이 육각형인간을 부러워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육각형인간이 되면 행복할 것’이라는 가정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언제 가장 행복할까? 상투적이지만 가장 나다울 때 행복한 것이 아닐까? 비록 그것이 육각형의 완벽한 모습은 아니더라도 말이다.


214P

 ‘일물일가一物一價의 법칙.’ 19세기 영국의 경제학자 윌리엄 제번스 William Jevons는 동일한 상품에는 동일한 가격이 존재할 뿐, 가격 차별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215P

 이제 시장은 기존의 ‘일물일가’ 패러다임에서 ‘일물N가’ 패러다임으로 변화하고 있다.


217P

 가격 결정의 권위자이자 [프라이싱]의 저자인 헤르만 지몬 Hermann Simon은 가격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고객이 느끼는 가치’라고 말한다. 똑같은 제품도 상황마다, 사람마다 느끼는 가치는 다르다.


238P

 개인적으로 공정한 가격이란 개인의 기대를 만족시킬 만큼 싼 가격을 뜻하며, 사회적으로 공정한 가격이란 모든 이들에게 공평한 가격을 말한다.


242P

 그냥 재미가 전부인 사람들이 있다. 큰 의미없이, 별 목적없이, 돈이 되지 않아도, 재미를 찾아 행하고 그것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인간은 ‘호모 루덴스 Homo Ludens’, 즉 놀이하는 존재로 태어났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재미를 좇는 존재다.

 글로벌 크리에이터 전문 기업 콜랩아시아 Collab Asia에 따르면, 유튜브가 2020년에 처음으로 1분 이내의 짧은 영상인 쇼츠를 선보인 이후, 유튜브 시청자 뷰의 약 80% 이상이 쇼츠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2023년 1월 기준). 또 유튜브 쇼츠 출시 이후, 한 시청자가 60초 분량의 쇼츠를 10번 이상 보는 빈도가 약 10분 길이의 유튜브 영상 한 편을 시청하는 경우보다 급격히 늘었다. 자극적인 재미를 항상 손에 들고 다니는 세상이 됐다.


261P

 이미 많은 전문가들은 짧고 강렬하고 반복적인 재미를 추구하는 행동으로 인해, 우리의 뇌가 즉각적인 보상을 반복적으로 추구하는 ‘팝콘 브레인’이 되어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290P

 “당신이 꿈을 꿀 수 있다면 반드시 이룰 수 있다. 내 모든 것이 꿈과 생쥐(미키 마우스) 한 마리에서 시작했다는 것을 늘 기억하라(If you can dream it, you can do it. Always remember that this whole thing was started with a dream and a mouse),” - 월트 디즈니


318P

 “I’ve always loved you.” - “Ditto.”

 이처럼 디토는 ‘나도’ 혹은 ‘이하동문’이라는 의미다.


330P

 이처럼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장소를 추종해 방문하는 것을 “세트-제팅 Set-jetting’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콘텐츠 디토의 전형적인 사례다.


365P

 ”끊임없이 변화하는 공간은 늙으면서 품위를 얻고, 정체되는 공간은 낡아 사람들에게 잊힙니다. 시장을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정체시키면 안 돼요. 잘 늙되 낡지는 않아야 해요. 늙음과 낡음의 차이를 구분해야 합니다.“

 앞서 언급한 321플랫폼을 이끄는 추상미 대표의 말이다.


391P

 돌봄을 뜻하는 영어 단어는 ‘care’다. 이 단어의 어원은 caru로, 보살핌, 관심, 걱정, 슬픔, 곤경 등의 뜻을 가지고 있다. 케어한다는 것, 돌본다는 것은 살아있는 생명체의 취약함을 살펴야 하지만, 생명의 연약함과 직면하는 것이 힘들고 지치는 일이 될 수 있다는 이중적 의미를 동시에 품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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