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나에게 '어떻게 지내?'라고 물으면, 난 이렇게 대답하고 싶다.
'나? 월세랑 관리비, 공과금 잘 내고 있지'
내 손으로 돈을 벌고 살림을 하면서부터 월급이 들어오는 것만큼이나 뿌듯한 날이 있는데, 바로 월세랑 관리비 등등을 내는 날이다.
'돈 나가는 게 뭐가 좋다고!'라고 할 수 있지만, 내 돈 벌어서 내 살림 꾸리면서 살고 있다는 걸 내 눈으로 확인하는 게 좋다.
밥그릇 하나는 잘 챙기고 있다는 걸 깨닫는 순간엔 내 안의 어떤 부분이 꽈-악 차오르는 느낌이 든다. 다른 그 무엇보다 그 감각이 나를 더 단단하게 하고 나를 더 살아가게 한다.
난, 이젠 정말 사뭇 어른스러운 모습으로, 제법 잘 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