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인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한 번은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연애할 때 구원 금지'
연애할 때 상대방을 구원해줘야겠다는 '비장한' 다짐을 하면서 본인의 감정과 시간을 소모를 하지 말라는 말이다. 처음 들었을 땐 그렇지..하고 그냥 끄덕였다. 근데 한편으로는 조금 억울하기도 했다.
내가 감히 저 사람의 삶에 들어가 결핍을 채워주고 구원해 줄 수 있을 것만 같은 오만. 반대로 나도 구원을 받을 수 있을 것만 같은 착각.
다들 이 마음을 품고 시작하는 거 아닌가?
물론 나도 연애를 하면서 저 말에 공감을 하는 날이 많았다. '그래, 나나 잘하자' 라는 식의 자조적인 공감 말이다. 하지만 그래도, 그래도 그 오만과 착각을 갖고 서로에게 다정함을 덧바르고 때로는 의도치 않게 균열을 내기도 하면서 단단하게 엮이는 게 연애 아닌가? 하는 생각은 어쩐지 사라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