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삭해져 가는..
신기하게 처서만 지나면 마음이 그렇게 허기질 수가 없다. 아직 볕은 뜨겁고 땀도 그대로 송골송골 맺혀있지만, 마음에 드는 바람은 제법 차가워졌다.
영원할 것만 같던 여름은 생각보다 빠르게 나를 스쳐가고 내 속도 모르는 하늘은 어느새 파아란 색으로 들어차 있다.
계절감도 유전이 되는 것인지 이쯤만 되면 엄마랑 나는 카톡으로 '아침저녁으로 이젠 좀 쌀쌀하네', '쓸쓸하다..^^'와 같은 말을 주고받는다. 거창한 표현을 하지 않아도 텍스트와 점에 녹아있는 헛헛함을 우리는 안다. 그리고 우리는 휴대폰 스크린 너머로 금방이라도 바스러질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
지금 느끼는 감정을 적확한 문장으로 표현하는 건 그 무엇보다 어렵지만 굳이 하자면 '내 손을 떠나버린 무언가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것' 같다.
그리고 나는 이 쓸쓸함을 영양분 삼아 다가올 가을과 겨울을 대비한다.
요건 우연히 알게 된 새로운 가을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