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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원 Apr 28. 2016

그녀의 사랑



“00 씨 울어요~!!” 누군가 외치자 우리는 일제히 그녀를 보았다. 그러고 보니 그녀의 눈과 얼굴이 빨갛다. 아픈 게 아닐까 걱정되어서 조심히 물었는데 그녀는 말없이 고개를 저으며 돌아서 눈물을 찍었다. 수업이 체험실습이어서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였는데 사람들은 그녀를 보며 점차 말을 줄였고 우울해져 갔다. 올해 39세인 그녀는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지만 늘 밝았고 정상인에 가깝게 의사소통을 하고 배려심도 많다. 가끔 행사가 있을 때는 무대에 나가서 노래와 춤을 선보였는데 그 춤사위가 어찌나 귀엽던지 따라 해보고 싶을 정도였으니까... 그랬던 그녀가 두 시간 내내 몸을 숨기며 속울음을 울어서 나를 아프게 했다.      


그녀가 선생님을 사랑했다고 그녀의 친구가 전했다. 세상 풍파를 겪어보지 않은 순수한 그녀의 사랑은 선생님에게는 부담이었을 테고 그 사랑은 끝이 났다. 한동안 아니 꽤 오랜 시간이 지나야 그녀의 웃음을 볼 수 있게 될 터이다.  절절한 사랑을 하는 것,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이봄 아픈 사랑이었을지라도 '행운'이었음을 그녀에게 말해주고 싶다.

     



사람의 감정은 감기처럼 전염이 되는 것이라서 행복한 웃음을 보게 되면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그런가 하면 낙담하거나 슬픈 표정을 보게 되면 같이 동화되어서 마음이 울적해지곤 한다. 나는 나를 아는 사람들이 제발이지 잘 되었으면 하고 진심으로 바란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어찌 평탄한 길만 있겠는가... 하는 일이 잘 되지 못하고 극히 나쁜 상황으로 치닫게 되면 난폭해지고 타인에게 위해를 가하는 일도 일어나게 된다. 사람들이 혹은 일면식도 없는 사람일지라도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은 개인이 행복해져야 세상을 향해 웃음을 지을 수 있고 환한 그 웃음이 나를 기쁘게 하기 때문이고 한편으론 내게 기쁜 일이 있을 때, 그 사람이 행복해야 나의 기쁨을 기꺼이 축하해 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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