肥生木
녀석은 나를 그렇게 불렀다.
나도 내 몸이 야위어가는 만큼
내 어딘가는 살찌고 있을 거라 믿고 싶었다.
그러나 영혼이 짊어진 십자가의 무게에 눌려
일어설 수 조차 없게 되었을 때,
내게는 빛도 비치지 않았고
물 한 모금 주는 이 없었다.
그토록 찾아헤매던 오아시스는 점점 더
멀어져만 가고..
오아시스에 그늘을 드리우는 나무가 되고 싶다는
내 마지막 소원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
끝내 일어서지 못하고 오열하는 모습을
하늘마저 외면해 버렸고
지나간 발자국들은, 또 다시 모래바람 속에 묻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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