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세상 행복한 순간은 탕짜면 마냥 두가지 맛을 다 즐길 때. 한여름밤 에어컨 시원하게 나오는 호텔방에서 두껍고 푹신한 이불 덮고 잘때, 한겨울 뜨끈한 노천탕에 몸담구고 앉아 시원한 맥주한캔 할때, 사랑이 넘치는 교회 공동체에서 집사님 장로님과 함께 서로를 속이며 선량한 시민 한명 한명 주님 곁으로 보낼 때. 참 아이러니 하지만 상반된 두개의 맛이 묘하게 콜라보를 이룰 때 그맛이 아주 일품이거든. 코 삐뚤어지는 영하의 알라스카, 분명 따뜻한 호텔 안에 커피머신이 있지만 구글맵을 켜 "best coffee near me"를 쳐본 뒤 내복을 껴입고 10분을 걸어가 따뜻한 라떼를 한잔 사서 그 추운날씨에 굳이 밖에서 마시는 그 맛이 또 끝장나거든. 눈으론 만년설로 뒤덮인 산이 보이지, 코로는 차갑지만 세상 상쾌한 알라스카 공기 들어오지, 입으로는 따뜻하고 맛난 라떼 넘어가지, 요게 바로 세상 맛난 알라스카 삼합. 근데 맛도 기분도 참 좋은데, 이거 떨어지것네 떨어지것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