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마다 다르겠지만, 저의 경우에는 교실 안의 안락함에 빠져 경제에 별로 관심이 없었습니다. 매달 비슷비슷하게 들어오는 월급 입금 문자를 확인하며 안일하게 있었다랄까요. 당장의 출근과 수업 준비, 급한 업무, 집안일이 우선이었기 때문에 자본주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눈 돌릴 틈이 없었어요. 교단에 있는 사람으로서 돈 이야기를 공론의 장(티타임이나 협의 시간)에 올리는 것은 왜인지 좀 속물같아 보이기도 하고 금기시되는 영역같았던 것은 사실이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름 재테크를 잘하시는 선생님들이 간혹 계시는 걸 보면 핑계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제가 휴직을 하며 도전했던 한 가지는 바로, 종이 경제신문 구독입니다.
우리 아빠도 이제 구독해서 보지 않는 바로 그 종이 신문 말이죠.
그 시작은 우습게도 '나 혼자 산다'의 장도연 님이 종이신문을 구독하시는 모습을 보고 '멋있다!'는 생각을 했을 때였던 것 같아요. 문학, 인문, 가끔 사회과학서 같은 책만 갖다 읽을 줄만 알았지 왜 진작 종이신문을 읽어볼 생각을 못했을까 싶었죠.
제게 있어 종이신문이란,
어렸을 때 아빠가 아침마다 읽으시거나 화장실에 볼일 보러 가실 때 꼭 들고 들어가시는 회색빛 종이뭉치
아빠가 들어갔다 나온 화장실을 들어가면 신문지 특유의 종이와 잉크 냄새로 숨 막힐 것 같았음
종이 신문 한 번 구독하면 끊으려고 해도 자꾸 개구멍으로 들이미는 끈질긴 배달원이 생각남
지금은 포털사이트 메인 기사 몇 번 클릭하면 되는데 왜 굳이 그걸 돈 주고?
신문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지도, 그리 긍정적인 기억도 없었던 제가 왜 그 날따라 인터넷을 검색해서 대강 신문들의 비교 후기를 보고 바로 1년 약정 구독을 시작했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습니다. 그저 세상의 흐름에 뒤쳐진 것 같은 다급함에 몸이 먼저 반응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구독하는 신문은 한국경제신문입니다. 종이 경제신문을 구독하면 월 2만원에 주 6일 종이신문이 문 앞으로 배달되고, 태블릿으로 모바일 신문도 함께 구독할 수 있어요. 모바일 신문은 매일 보지는 않지만 외부에서 봐야할 경우 유용하더라구요.
그렇다면 왜 일반 신문이 아닌 '경제신문'을 구독했을까요? 제가 궁금하고 부족함을 많이 느낀 것은 정치보다는 경제 분야였어요. 그동안 경제에 관해 많이 무지했었고 그래서 더 알고 싶었기에 '경제'신문을 선택한 것입니다. 저는 지금보다 돈을 더 많이, 즐겁게 벌고 싶고 더 베풀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경제를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위기감이 들었어요.
신문을 구독한지 이제 1개월 좀 넘은 것 같은데 짧은 기간 사이에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종이신문을 구독한 후 느끼는 좋은 점을 써 볼게요.
1. 세상의 변화를 바로바로 알아차릴 수 있다.
솔직히 신문을 보기 전에는 변화에 관심도 그닥 없었고 무신경했는데 신문이라는 골고루 잘 차려진 아침 밥상을 받으면 세상의 변화를 모를래야 모르고 넘어갈 수가 없더라고요.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감을 조금씩 잡아가는 느낌이예요. 투자를 한다면 신문이 진짜 도움이 많이 됩니다. 저도 신문을 읽고 나서 좋은 주식 종목을 많이 사 두었어요.
2. 미래가 궁금하고 기대된다.
예전에는 '하루살이'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매일을 살고 버텨내는 기분이었다면 경제신문을 구독한 후로는 미래가 기대되고 신기해요. 수많은 국내외 기업들이 더 나은 실적을 위하여 끊임없이 쇄신하는 소식들을 매일 접하면 한낱 개인인 저도 응원하게 되고 가슴이 두근거려요. 저 또한 능동적이고 낙관적으로 변해가는 것을 느낍니다.
3. 기사 편독을 확실히 덜 한다.
인터넷으로만 기사를 클릭하다보면 자극적인 제목이나 관심있는 분야만 읽게 되는 거 저만 그런 거 아니죠?
종이 신문은 펼치면 헤드라인이라도 거의 모두 훑을 수 있어요. 마치 지금까지는 늘 같은 운동만 해서 지성이나 상식에 별다른 자극이 없었다면 이제는 종이신문에 나온 온갖 기사를 읽어 내려가느라 안 쓰던 근육을 쓰느라 바쁩니다. 신문 읽기는 젖산이 쌓이고 힘들지만 그만큼 근력이 좋아지고 건강해지는 기분이 드는 운동과 맥이 같아요.
종이신문을 구독하면 장점만 있을 뿐 단점은 정말 1도 없어요. 커피 3잔 값으로 꼭 종이신문을 구독해 보시길 길 강추드립니다!
또 하나의 좋은 점, 쌓이는 신문지는 나물 다듬을 때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