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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동석 Jan 22. 2021

〈사람 보는 안목〉을 기르자(1)

우리 민족사의 가장 큰 비극은 〈사람 보는 안목〉이 없다는 점이다. 언제나 그랬다.      


많은 사람들이 박정희를 민족중흥의 지도자라고 생각했지만, 박정희가 빨갱이였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는 낮과 밤이 전혀 달랐던 이중적인 인간이었다. 결국 여대생과 술판을 벌이다 부하의 총에 맞아 비참하게 죽었다.     


전두환은 ‘하늘이 내린 영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심지어 이낙연은 ‘위대한 지도자’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전두환은 군사쿠데타를 일으킨 천하의 역도(逆徒)였고 사리사욕에 불타는 인간이었다.      


이명박은 전과 14 범이었지만 샐러리맨의 영웅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만한 능력으로 민중을 잘 살게 해 줄 것이라 믿었다. 그것은 신화에 불과했으며 천하의 사기꾼이었다.      


박근혜는 졸지에 에미애비를 잃은 박정희의 딸이라 많은 사람들에게 측은지심이 동했지만, 최순실을 등용하여 국정을 농단하는 등 낮과 밤이 다른 이중적인 생활이 들통나서 결국엔 탄핵되었다.     


윤석열은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 정의의 사도로서 검찰개혁을 통해 부정부패가 사라지게 하리라 믿었다. 그러나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났다. 대법원장 김명수, 감사원장 최재형 등의 인사도 참사(慘事)였다. 그들은 국민의 기대를 배신했다.     


한국인에게는 유독 〈사람 보는 안목〉이 부족하다. 선한 성품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일수록 〈사람 보는 안목〉이 부족하다. 모든 이들이 자기와 같을 거라고 믿기 때문이다.      


우리 현대사를 보면, 국난이 닥칠 때마다 언제나 민중이 국난극복의 주역으로 나섰지만, 인사참사를 통해 비극적 사건은 반복되었다.      


그래서 인사조직 분야를 전공하고 평생 이 일을 해온 사람으로서 내가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성취예측모형》(Achievement Prediction Model, APM)은 기업의 중역을 선발할 때 활용되는 역량진단도구다. 지나온 과거의 성취를 통해 미래에 어느 수준으로 성취할 수 있을 것인지를 알아보는 과학적인 진단도구다. 물론 고위공직자들의 임용에도 얼마든지 활용될 수 있다.      


역량진단을 과학적으로 접근하려는 노력은 대략 100년여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 심리학자들의 노력으로 시작되었으니까 적어도 독일에서는 그렇다. 이런 모형이 본격적으로 기업경영에 도입되기 시작한 것은 대략 50여 년 전부터였다. 지금은 상당히 발달되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선 잘 모르고 있다.     


이 《성취예측모형》을 활용할 수 있으려면 상당한 훈련을 받아야 한다. 나는 그동안 몇몇 제자들을 길렀을 뿐이다. 은퇴 후 일반인에게 공개적으로 강의를 해온 것은 4년 정도밖에 안 된다. 그래서 내 강의에 참가한 사람들 말고는 아는 사람이 별로 없을 것이다. 앞으로 지속적으로 가르칠 예정이니 많은 사람들이 배워서 〈사람 보는 안목〉을 기르기 바란다. 상반기 중에는 책으로도 출간될 예정이다.     


그렇게 해서 제대로 된 고위공직자들을 뽑아 시민들이 편안한 맘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제발 그렇게 되기를 정말 간절히 바란다. 그렇게 되려면 선출직 공직자들을 잘 뽑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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