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이의 안부전화 "보고 싶어서.."
살다 보면 10촌만큼의 애매한 사회적 거리를 두고 지내는 사람들이 있다. 몇 주 전엔 그 정도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형이 전화를 했다. 그냥 안부전화라 했다. 그 말을 들으니 전화를 받을까 말까 고민했던 것이 미안해졌다. 형식적인 인사가 오가고 남은 건 역시 '왜 전화했을까'였다.
어젯밤 늦게 전화기를 보니 부재중 전화가 두 통이나 와 있었다. 한 사람에게서 온 전화였다. 이번엔 사회적 거리가 8촌쯤 되는 형이었다. 이미 밤늦은 시간이라 아침에 전화를 넣었다. 연결이 되지 않았다. 잠시 후 문자가 왔다. "보고 싶어서..."였다.
다른 이들에게 비치는 내 인상은 대체로 '차갑다'다. 넉넉하게 누굴 품는 형이 아니다. 8촌, 10촌쯤의 거리를 두고 있는 그들이 문득 안부전화를 하고, 보고 싶다고 연락을 하는 건, 익숙하지 않은 현상이다. 어느 지점에, 내가 어떤 모습으로 그들에게 함께 하고 있었던 것일까. 궁금해졌다.
#독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