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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관식 Aug 11. 2017

"그런데 질문이 뭐였죠?"

[인터뷰이 클리닉] 그 두 번째 이야기

<질문> : “스마트 볼은 기존 스피드 건이나 액정형 야구공과 비교할 때 외형이나 편의성, 기기연동 등 여러 면에서 어떠한 차별화와 특징을 갖고 있는지요?”     


<답변> : “10년 전 당시 출시된 미국 윌슨사와 일본 사쿠라이사의 액정형 야구공은 소비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다만, 부담스러운 가격과 액정이 쉽게 깨지고 측정이 정확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현재는 거의 판매가 되고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야구 경기장이나 연습장에서 많이 사용되는 스피드 건의 경우 구속 측정을 위해서는 제3자가 필요하며, 가격 또한 비싸기 때문에 개인이 구매해서 사용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반면, 스마트 볼은 외형적으로 기존 공과 동일하기 때문에 사용자 친화적이며 측정을 위한 별도의 장비 없이 두 명이서 속도 측정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 사용자 편의성의 높였습니다. 또한 스마트 디바이스와 연동되는 유일한 제품이기 때문에 ‘속도의 기록 관리’에도 유용한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앞으로는 더욱 정교한 속도 및 구질측정으로 프로야구 선수들까지도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 야구공 제품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를 위하여 공인구 제작사와의 협업도 준비하고 있으며 향후 축구공, 골프공, 테니스공 등 다양한 공에 본 기술을 접목할 계획입니다.” 

-《스마트 디바이스 트렌드 매거진》 24호, 2017. 1.-          



기본적으로 스타트업을 취재하는 기자의 질문의 큰 틀은 창업 동기, 당신 회사가 무엇을 생산하며, 어떤 특징(제품 컨셉트)이 있는지, 창업 후 현재까지 어떤 어려움이 있었으며 어떻게 극복했는지,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얻고 직원은 어떤 과정으로 채용했는지, 협업(파트너십) 계획과 투자는 어떻게 진행될 수 있는지, 현재까지 고객 반응이나 향후 수익모델 등이다.     


큰 틀이야 이렇다고 해도 여기서 기자들마다 세세한 질문이 이어진다. 이때 상대의 질문의 요지가 무엇인지 잘 듣는 것이 중요하다. 질문 중간 중간 포인트나 순간 떠오르는 답변을 메모해도 좋다. 그래야 답변이 엇나가지 않고, 명확하게 자신의 메시지를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위에 소개한 내용은 2016년 말에 인터뷰했던 한 인터뷰이의 답변 내용이다. 인터뷰하는 입장에서는 좀 더 구체적인 답변, 나아가 아이디어 단계 시절의 이야기를 잘 다듬으면 훌륭한 소재가 될 것이라는 직감이 들었다. 그래서 “스마트 볼은 기존 스피드 건이나 액정형 야구공과 비교할 때 외형이나 편의성, 기기연동 등 여러 면에서 볼 때 어떠한 차별화와 특징을 갖고 있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라는 질문을 하며 으레 경쟁사의 제품 분석에 대한 얘기도 듣고 싶었던 터였다. 물론 예상했던 답변이 나와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어떠한 사업이든 동종업계, 혹은 다른 사업 영역의 시장과 제품 분석이 끝나 있기 마련이다.     


이 답변 이후로 그 인터뷰이는 “스마트 볼의 베네핏 모델(사업초기 수익 모델과 향후 수익 모델 시장 등)에 대해 알고 싶다.” 혹은 “관련 제품이 앞으로 추구하고픈 새로운 소비자 가치제공과 관련해 미래 커스토머를 위해 한 마디 해 달라”는 질문에 연이어 짧고 명확하게 답변했던 기억이 있다. 나 역시도 기사를 쓸 때, 참고해야 할 부분과 버릴 부분을 정확히 가려 쓸 수 있었다.   

  

뒤에 이어질 내용에도 언급했지만, 기자의 뇌리에 남길 한 줄 메시지를 강조하는 기술도 가미된다면 금상첨화다. 기자는 인터뷰 중에 핵심 메시지가 나오면 이를 기본 타이틀로 잡고 뼈대를 구상한다. 그리고 중간제목을 설정하는 등 스토리보드를 짠 뒤 기사를 작성한다.


잊지 말자. 다시 한 번 반복하자면, 기자가 무엇을 듣고 싶어 하는지, 내가 이 자리에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하는지 꼭 기억하자. 그렇지 않으면 답변이 늘어지며 결국 질문의 핵심을 놓치게 된다. 그러곤 꼭 이렇게 묻는다. “그런데 질문이 뭐였죠?” 그럼 나도 멍하니 쳐다보곤 한다. 결국 둘 다 어이 없이 웃어버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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