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리는 어떻게 개인의 운명을 세계사를 세계 경제를 좌우하는가
영국 Financial Times의 터키 특파원과 외교부 출입 기자, Sky News 외교 부문 에디터이자 BBC 기자를 거치며 25년 이상 30개 이상의 분쟁 지역을 직접 현장에서 취재하며 국제 문제 전문 저널리스트로 활동해온 Tim Marshall 팀 마셜이 중국, 미국, 서유럽, 러시아, 한국과 일본,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중동, 인도와 파키스탄, 북극 등 전 세계를 10개의 지역으로 나눠 21세기 현대사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적으로 파헤친 Prisoners of Geography 지리의 힘은 6년 전에 국내에도 번역 출판되어 당시 제법 많이 읽혔습니다.
이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바라보며 책을 다시 소환해 봅니다.
Prisoners of Geography 지리의 힘
블라디미르 푸틴은 스스로를 일컬어 러시아 정교회의 열렬한 후원자이면서 신심이 깊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그는 매일 밤 잠들기 전, 신에게 이렇게 물을지도 모른다.
“신이시여, 어찌하여 우크라이나에 산맥을 펼쳐두지 않으셨나이까?”
만약 신이 우크라이나에 산악지대를 펼쳐두었다면 건너편 세력들이 북유럽평원이라는 드넓은 평지를 넘어 그처럼 꾸준히 러시아 땅을 침략하고픈 유혹을 느낄 일도 없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푸틴이라도 달리 선택할 게 없다. 서쪽으로 펼쳐진 평지를 관리하는 정도밖에는. 그리고 이런 사정은 크든 작든 간에 어느 나라도 예외일 수 없다. - 서문 중
팀 마샬은 경제 전쟁, 세계의 분열, 빈부 격차, 영유권 분쟁 등은 결국 지리에서 비롯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념들은 부침이 있지만 삶을 규정하는 지정학적 진실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사실, 세계사를 결정한 주요 요소 중 하나인 지리는 우리 개인의 삶에도, 세계의 정치와 경젱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죠.
4천 년 만에 대륙의 나라에서 해양 강국을 꿈꾸는 중국,
지리적 축복과 전략적 영토 구입으로 세계 최강국이 된 미국,
이념적 분열과 지리적 분열이 함께 감지되고 있는 서유럽,
가장 넓은 나라지만 지리적 아킬레스건을 갖고 있는 러시아,
지리적 특성때문에 강대국들의 경유지가 된 한국,
최대 고민인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과 군사동맹을 맺는 일본,
내륙이 텅 빈 거대한 지리의 감옥에 갇힌 라틴 아메리카,
유럽인이 만들어 놓은 지정학의 피해자가 된 아프리카,
인위적인 국경선이 분쟁의 씨앗이 되는 중동,
지리적으로 출발부터 서로 달랐던 인도와 파키스탄,
21세기 경제 및 외교의 각축장이 된 북극.
조금 더 많은 통찰이 필요하겠지만 분명 저자가 제시하는 지리라는 렌즈를 통해 세계를 보고자 하는 시도는 지리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며 지리학과 역사, 정치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빨려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정학 geopolitics은 지리적 요인들을 통해 국제적 현안을 이해하는 방식을 말한다.
여기에는 산맥 같은 천연의 장애물이나 하천망의 연결 같은 물리적 지형뿐 아니라 기후, 인구 통계, 문화 지역, 그리고 천연자원에 대한 접근성까지 포함된다.
이러한 요인들은 정치, 군사 전략부터 시작해서 언어, 교역, 종교 등을 포괄하는 인류의 사회적 발전에 이르기까지 우리 문명의 여러 국면에 중대한 충격을 가할 수도 있다. - 서문 중